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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40918 글] 당신의 꽃이 되게 하옵소서/달이 자꾸 따라와요(이상국)

2024년 9월18일(수) 오늘의 글

 

 

 

 

당신의 꽃이 되게 하옵소서

 

 

정성된 마음으로 당신께 저를 바칩니다.

제가 당신께 꽃이 되게 하옵소서.

당신의 사랑으로 꽃이 되게 하옵소서.

 

미약하고 미소한 몸과 마음으로 지은 죄를 

두 손에 담아 당신께 바치옵니다.

그 죄가 꽃이 되어 피어나게 하소서.

 

온갖 행위와 말과 궐함으로 더럽혀진 제 영혼을

당신께 기꺼이 바치오니 받아 주옵소서.

제 영혼이 꽃이 되게 하옵소서.

 

내가 믿고 의지하며 따를 수 있는 분은

오직 당신 뿐이오니 부디 내치지 마옵소서.

당신의 향기로운 꽃이 되게 하옵소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뿜는 제가 되게 하옵소서

 


 

 

달이 자꾸 따라와요 

 

 

/ 이상국

 

      어린 자식 앞세우고 

      아버지 제사 보러 가는 길

 

      - 아버지 달이 자꾸 따라와요 

      - 내버려둬라, 달이 심심한 모양이다. 

 

      우리 부자가 

      천방둑 은사시나무 이파리들이 지나가는 바람에 

      솨르르솨르르 몸 씻어내는 소리 밟으며 

      쇠똥냄새 구수한 판길이 아저씨네 마당을 지나 

      옛 이발소집 담을 돌아가는데 

 

      아버짓적 그 달이 

      아직 따라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