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6일(수) 오늘의 글/시
완벽한 여행은 없다./ 류시화
각자의 길보다 옳고 진실한 여행은 없다.
목적지에 관계없이 여행은 그 자체로 보상이다.
우리가 어떤 방향을 계획하든
삶은 다른 길을 준비해 놓고 있다.
완벽한 여행은 없다.
여행을 떠나기 전 철저한 계획을 세워도
막상 여행지에 도착하면
처음부터 계획대로 되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계획한 대로 여행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여행 전에 계획한 일정뿐이다.
나는 여행할 때 철저하게 계획한다.
로드뷰까지 보면서 길을 찾아 놓는다.
처음 가본 곳인데도
여러 번 가본 듯한 느낌을 받는다.
스스로 여행의 즐거움을 깎아내고 있었다.
지금은 계획을 하지 않는다.
목적지만 있을 뿐 무엇을 할지 정하지 않는다.
완벽한 여행보다 정답 없는 여행이 재밌다.
<류시화: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에서>
남편 시신 기증에 울어 버린 의대생들 "나의 남편이 오늘 내 품에 안겨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남편은 '비록 나는 암에 정복 당했지만 의대생들이 내 몸을 가지고 공부해 암을 정복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 의대 본관 3층 인체해부학 실습실. 해부용 시신들을 위해 매 학기초에 올리는 위령미사 시간. 정동훈 교목실장이 위암으로 3년간 투병 끝에 숨진 한규동씨의 부인 박정순씨의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아들과 딸은 '우리도 그렇게 할 용기가 있다. 그러나 아버지만은 절대 안된다'고 애절히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니 감정에 얽매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이의 뜻에 따라 시신을 기증합니다." 첫 해부실습을 기다리던 의대 본과 1학년 1백 20여명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더러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태정 학생은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슬픔 속에서 고인을 장지로 보내지 못하고 생판 모르는 의대생들의 칼날 앞으로 보낸 가족들을 생각하게 됐다."면서 "그들이 감내한 고통의 심정을 모르고 별 생각없이 실습에 임하려던 나 자신이 혐오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날 첫 실습을 끝낸 학생들은 앞으로 시신 하나에도 고귀하고 깊은 뜻이 숨어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사회적 지위와 명예 안락한 삶을 추구하는 의사가 아니라 오직 환자를 내 가족처럼 돌보는 히포크라테스가 되자는 결의도 다졌다. 시신을 기증한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박애정신으로서 사랑실천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감동으로 마음에 남아 다시금 옮겨봅니다 (효재마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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