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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글·자녀교육·시사

[250623 글/시]장마 뒤의 햇볕(이해인)/우산이 되어(이해인)

2025년 6월23일(월) 오늘의 글/시

 

 

 

 

장마 뒤의 햇볕


- 이해인 수녀님


비 오는 내내 나는 우울했어요
사소한 일로 속상해 울기도 했어요
날씨 탓이라고 원망도 했답니다

오랜만에 햇볕 드니 기뻐요
고마워요
내 마음도 밝아져요

"오,
해를 보니 
살 것 같네!"

외치는 사람들 속에 나도 있어요

마음에 낀 곰팡이도 꺼내서
말려야겠어요

더 밝은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겠어요

푸른 하늘 아래 
환히 웃고 있는
붉은 칸나와 같이


 

 

 

우산이 되어

 

 

- 이해인 수녀님

 

 

우산도 받지 않은 쓸쓸한 사랑이

문밖에 울고 있다

 

누구의 설움이 비 되어 오나

피해도 젖어오는 무수한 빗방울

 

땅 위에 떨어지는 구름의 선물로

죄를 씻고 싶은

비오는 날은 젖은 사랑

 

수많은 나의 너와 젖은 손 악수하며

이 세상 큰 거리를 한없이 쏘다니리

 

우산을 펴주고 싶어

누구에게나 우산이 되리

모두를 위해

 

 

- "내 혼에 불을 놓아" 중에서

 

끈끈이대나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