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5년 6월 29일 주일[(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교황 주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오늘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입니다. 신앙 고백의 모범이 된 베드로와 신앙의 내용을 밝히 깨우쳐 준 바오로는, 교회의 기초를 놓은 사도들입니다. 우리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를 본받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를 고백하고 증언합시다.
입당송
<대영광송>
본기도
오늘 교회가 거룩한 기쁨을 누리게 하셨으니
교회의 기초를 놓아 준 그들의 가르침을
저희가 모든 일에서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2,1-11
그 무렵 1 헤로데 임금이 교회에 속한 몇몇 사람을 해치려고 손을 뻗쳤다.
2 그는 먼저 요한의 형 야고보를 칼로 쳐 죽이게 하고서,
3 유다인들이 그 일로 좋아하는 것을 보고 베드로도 잡아들이게 하였다.
때는 무교절 기간이었다.
4 그는 베드로를 붙잡아 감옥에 가두고
네 명씩 짠 네 개의 경비조에 맡겨 지키게 하였다.
파스카 축제가 끝나면 그를 백성 앞으로 끌어낼 작정이었던 것이다.
5 그리하여 베드로는 감옥에 갇히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였다.
6 헤로데가 베드로를 끌어내려고 하던 그 전날 밤,
베드로는 두 개의 쇠사슬에 묶인 채 두 군사 사이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문 앞에서는 파수병들이 감옥을 지키고 있었다.
7 그런데 갑자기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더니 감방에 빛이 비치는 것이었다.
천사는 베드로의 옆구리를 두드려 깨우면서,
“빨리 일어나라.”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쇠사슬이 떨어져 나갔다.
8 천사가 베드로에게 “허리띠를 매고 신을 신어라.” 하고 이르니
베드로가 그렇게 하였다.
천사가 또 베드로에게 “겉옷을 입고 나를 따라라.” 하고 말하였다.
9 베드로는 따라 나가면서도,
천사가 일으키는 그 일이 실제인 줄 모르고 환시를 보는 것이려니 생각하였다.
10 그들이 첫째 초소와 둘째 초소를 지나 성안으로 통하는 쇠문 앞에 다다르자,
문이 앞에서 저절로 열렸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어떤 거리를 따라 내려갔는데,
천사가 갑자기 그에게서 사라져 버렸다.
11 그제야 베드로가 정신이 들어 이렇게 말하였다.
“이제야 참으로 알았다.
주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헤로데의 손에서,
유다 백성이 바라던 그 모든 것에서 나를 빼내어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은 온갖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셨네.
○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늘 찬양이 있으리라. 내 영혼 주님을 자랑하리니, 가난한 이는 듣고 기뻐하여라. ◎
○ 나와 함께 주님을 칭송하여라. 우리 모두 그 이름 높이 기리자. 주님을 찾았더니 응답하시고, 온갖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셨네. ◎
○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이 넘치고,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가련한 이 부르짖자 주님이 들으시어, 그 모든 곤경에서 구원해 주셨네. ◎
○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 그 둘레에, 그분의 천사가 진을 치고 구출해 주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 ◎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2서 말씀입니다.4,6-8.17-18
사랑하는 그대여,
6 나는 이미 하느님께 올리는 포도주로 바쳐지고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7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8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의로운 심판관이신 주님께서 그날에 그것을 나에게 주실 것입니다.
나만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타나시기를 애타게 기다린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17 주님께서는 내 곁에 계시면서 나를 굳세게 해 주셨습니다.
나를 통하여 복음 선포가 완수되고
모든 민족들이 그것을 듣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사자의 입에서 구출되었습니다.
18 주님께서는 앞으로도 나를 모든 악행에서 구출하시고,
하늘에 있는 당신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그분께 영광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저승의 세력도 교회를 이기지 못하리라.
◎ 알렐루야.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13-19
13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4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15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16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18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19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목자이신 주님, 주님의 종 교황을 보살펴 주시어, 주님 백성을 신앙으로 하나 되게 하며 세상 안에서 참된 지도자의 본보기가 되게 하소서.
2. 한반도의 진정한 화해와 용서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평화의 주님, 저희 민족을 이끌어 주시어, 남북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너그러이 대하며, 한반도를 화해와 용서의 땅으로 일구어 나가는 데 힘쓰게 하소서.
3.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온유하신 주님, 경제적으로 가난한 이들을 굽어살피시어, 그들이 주님 품 안에서 위로를 받고, 저희는 그들 안에 살아 계시는 주님을 알아 뵙고 가진 것을 나누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이신 주님, 지역 사회의 구성원인 저희를 도와주시어,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을 기울이며 소외되는 이가 없이 모두 더불어 살아가게 하소서.
예물기도
사도들의 기도에 힘입어 주님께 드리는 이 예물을 받아 주시고
저희가 온전한 믿음으로 이 제사를 봉헌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저희가
복된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대축일을 지내며 기뻐하게 하셨으니
베드로는 신앙 고백의 모범이 되고
바오로는 신앙의 내용을 밝히 깨우쳐 주었으며
베드로는 이스라엘의 남은 후손들로 첫 교회를 세우고
바오로는 이민족들의 스승이 되었나이다.
두 사도는 이렇듯 서로 다른 방법으로
모든 민족들을 그리스도의 한 가족으로 모아
함께 그리스도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같은 승리의 월계관으로 결합되었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이 이르셨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이 성찬의 성사로 교회에 활력을 주시어
저희가 언제나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빵을 나누며
주님 사랑 안에 굳게 머물러 한마음 한뜻으로 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교황 주일)]
오늘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이며 동시에 교황 주일입니다. 교회의 기초를 놓은 두 기둥,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를 기리며, 우리가 모두 다시금 신앙의 뿌리를 되새기는 날입니다. 성 베드로는 예수님 앞에서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한 신앙 고백의 본보기였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 고백 위에 하느님의 교회가 세워졌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성 바오로는 그 신앙 고백이 담고 있는 내용과 의미를 삶과 글과 순교로 증거한 사도입니다.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라는 말씀처럼, 그는 복음을 위해 한평생을 불태우며 살았습니다. 두 사도는 다르지만, 서로를 필요로 했고, 서로를 통해 교회가 온전히 세워졌습니다.
1982년, 제가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를 떠올립니다. 동기 중에 이름이 베드로와 바오로였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제게 성인들의 삶을 떠오르게 할 만큼 깊은 인상을 남긴 사제들입니다. 오늘은 신앙을 고백했던 베드로 동창과 신앙의 내용을 깨우쳐 준 바오로 동창 사제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베드로 신부님은 다들 가기 힘들어하는 ‘군종 사제’를 자원했습니다. 3년간 이미 군 생활을 마쳤는데, 다시 4년을 군에서 지내야 하는 소임이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은 군종 사제를 마친 후에 이번에는 ‘도시 빈민 사목’을 선택했습니다. 금호동, 삼양동, 봉천동, 장위동에서 신부님은 도시 빈민 사목을 했습니다. 동창들은 모두 본당 사제로 사목하고 있을 때입니다. 신부님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가장 가난하고, 가장 힘들고, 가장 어려운 현장에 있었습니다. 바로 그곳에 예수님께서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신부님은 2년 전, 제가 있던 뉴욕에 잠시 들렀습니다. 여전히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베드로 사도 같았습니다.
바오로 신부님은 학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신학생 중에 제일 먼저 컴퓨터를 사용하였습니다. 저의 논문도 컴퓨터로 작업해 주었습니다. 건강상의 이유라고 하지만 술과 담배를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로마에서 공부하였고, 뉴욕에서도 공부했습니다. 사제 양성 위원회의 총무를 맡아서 한국 천주교회 신학생 양성 지침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제가 뉴욕 평화신문에서 있을 때입니다. 당시는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입니다. 신부님은 가톨릭의 영성을 역사적인 흐름에 따라서 연재해 주었습니다. 지금은 신학교 학장으로 후배 양성을 위해서 헌신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의로운 심판관이신 주님께서 그날에 그것을 나에게 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앞으로도 나를 모든 악행에서 구출하시고, 하늘에 있는 당신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신부님의 모습에서 달릴 길을 충실하게 달렸던 바오로 사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 교우분들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신부님은 자상하신데, 다른 신부님이 오시면 어떻게 하나요?’ 저는 자상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본당 사목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어르신들께서 좋아하시기도 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베드로 사도처럼 열정은 있지만 추진력이 부족합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주님을 따른다고는 하지만 바리사이파처럼 주님을 따르기도 하였습니다. 하느님 앞에는 너무 빠른 것도, 너무 느린 것도 없습니다. 천년도 하느님 앞에는 지나간 어제 같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 앞에는 완벽한 것도, 똑똑한 것도, 재능이 있는 것도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길가의 돌 하나로도 모든 것을 이루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베드로 사도가 흘렸던 참회의 눈물입니다. 중요한 것은 바오로 사도가 보여주었던 새로운 삶으로의 회개입니다.
오늘은 교황 주일이기도 합니다.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교황님은 분열된 세상 속에서 일치의 중심, 그리고 신앙의 증인으로 살아가고 계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보여주었던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 생태 환경에 관한 관심, 평화를 위한 중재는 바로 오늘날의 베드로요, 바오로의 사명입니다. 레오 14세 교황님께서 착한 목자로 가톨릭교회를 잘 이끌어 가도록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성 베드로처럼 “주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성 바오로처럼 그 고백의 내용을 삶으로 풀어내며, 믿음의 길을 끝까지 달려가면 좋겠습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성 베드로와 바울로 대축일
복음: 마태 16,13-19
쉼없이 흔들리고 또 흔들리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베드로 사도는 존재 자체로 우리 후배 신앙인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선물로 주시는 분입니다.
그분은 하늘나라의 열쇠를 손에 쥔 분으로, 그 어떤 시련과 박해의 칼날 앞에서도 눈 한번 까딱하지 않았던 분,
반석같이 든든한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도 한때 치명적인 과오, 치욕적인 흑역사가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참 만남과 더불어 참 제자가 되기 전, 그는 여러 측면에서 미성숙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베드로 사도의 나약하고 흔들리는 모습은 꼭 저를 보는 느낌입니다.
어찌 그리 저와 빼닮았는지 모릅니다. 정말 제대로 된 제자로 한번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그래서 결심하고, 시작은 잘하는데, 뒷받침이 그렇게 안 됩니다.
머리로는 분명히 될 것 같은데, 삶이 받쳐주지를 못합니다. 첫출발 때 목숨이라도 바칠 것 같이 달려들던
그 열렬한 마음, 예수님을 향해 활활 타오르던 그 불같은 열정, 순수한 신앙, 그런 초심을 항상 유지하고 싶었는데...
생각뿐입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일단 용감히 따라나서기는 했지만, 워낙 신앙의 기반이 약하다보니,
의지력이 부족하다 보니, 뱁새가 황새 쫓아가는 분위기입니다.
베드로 사도 같은 경우 인간적인 미성숙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성격이 무척이나 과격했고 불같았으며,
마치 럭비공 같아 어디로 튈 줄 몰랐습니다.
때로 조용히 있었으면 50점이라도 딸텐데, 괜히 먼저 나서다가 스승님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마침내 수난의 시기, 그는 스승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며 배반하는, 결정적 과오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재 양성의 귀재이신 예수님의 탁월하고 예술적이며 인내로운 단련에 힘입어, 베드로 사도는 그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참 제자로 거듭납니다.
작은 바람에도 쉼 없이 흔들리던 나약한 갈대 같았던 그는 그 어떤 시련과 고초 앞에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큰 바위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베드로 사도는 매일 새벽닭이 울면 일어나 수제자 배반 사건을 떠올리며 크게 울었답니다.
낮 동안에도 틈만 나면 송구한 마음에 울고 다녔답니다.
그래서 그의 눈자위 주변은 늘 붉게 물들어있었으며, 짓물러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그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반석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의 생애는 오늘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출처 - 살레시오회 내리피정 센터이야기
3. 이영근 신부님
성 베드로와 바울로 대축일
복음: 마태 16,13-19
<내 안에 하느님 나라가 열리는 일>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이 두 분은 예수님께서 특별한 직무를 맡기신 으뜸 사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베드로는 ‘교회의 주춧돌’로 삼으셨고, 바오로는 ‘이방인의 사도’로 삼으셨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주님께서 감옥에 갇혀있는 베드로를 빼내주시고 보호해주시며, 제2독서에서는 주님께서 바오로를 사자의 굴에서 구출해주시고 굳세게 해 주십니다.
복음에서는 베드로의 고백을 통해서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베드로에게 부여되는 권한을 통해서는 ‘교회의 신비’를 드러내줍니다.
먼저, 베드로의 신앙고백은 이렇습니다.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마태 16,16)
베드로의 이 신앙고백으로 ‘그리스도의 신비’가 드러나게 됩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예언자들이 보증해 왔던 메시아로서의 ‘그리스도’인 것만이 아니라, 성부와 절대적이고 유일한 관계를 지니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는 신비입니다.
그리고 이 신비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그것을 베드로에게 알려주셨습니다(마태 16,17).
바로 이 신앙의 반석 위에 교회가 세워집니다.
곧 교회는 '하느님 아드님'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에 근거하여 세워집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마태 16,18)
이는 그리스도께서 '반석 위에' 직접 세우신 이 교회가 이 세상 끝 날까지 지탱해 나갈 것임을 말해줍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마태 16,19)
여기에 또 하나의 놀라운 신비가 있으니, 그것은 베드로에게 부여된 권한을 통해 드러난 ‘교회의 신비’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특별한 권한이 그에게 부여되었다는 사실을 넘어, 그가 행한 것을 '하늘에서' 그대로 인정해 준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곧 '매고 푸는' 권한을 하늘에서 보증하고 인정해 준다는 이 어마어마한 사실에 있습니다.
이토록 베드로 안에서 사람이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오는 ‘하늘’이 활동하게 된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제 우리 모두가 용서를 하면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하늘’의 능력이 우리 안에서 벌어지고, 우리 안에서 ‘하늘’이 열리게 됩니다.
곧 내 안에 하느님 나라가 열리는 일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께서는 하늘나라의 열쇠를 하늘에 두지 않으셨습니다.
땅에 있는 저희에게 주시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 풀리게 하셨습니다.
곧 형제를 받아들임이 당신을 받아들임이라 하시고, 형제와의 사랑을 당신 나라를 여는 ‘열쇠’로 주셨습니다.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마태 16,19)
주님!
당신께서는 하늘나라의 열쇠를 땅에 있는 저희에게 주시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 풀리게 하셨습니다.
형제를 받아들임이 당신을 받아들임이라 하시고, 형제와 사랑을 당신 나라를 여는 열쇠로 주셨습니다.
하오니, 주님!
묶인 것, 막힌 것을 풀고 이 땅에서 당신의 나라를 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6.28.토요일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 기념일
이사61,9-11 루카2,41-51
성모성심의 사랑
“어머니의 사랑의 힘”
어제 6월27일 예수 성심 대축일에 이어 오늘 6월28일은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 기념일입니다.
예수성심을 공경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성모성심 공경은 17세기 성 요한 에우데스에 시작됩니다.
교회는 이 신심에 대해 오랫동안 신중한 태도를 취하였습니다.
1805년 비오 7세는 흠없는 성모성심을 기념하는 축일로 지낼 것을 허용하였고, 1855년에는 에우데스에 의해 만들어진
경문을 바탕으로 한 고유미사가 행해졌고, 1857년에는 고유한 성무일도 경문도 만들어집니다.
마침내 교황 비오12세는 1942년, 성모님의 파티마 발현 25주년을 맞이하여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께
세상을 봉헌하고, 이 기념일을 온 교회가 지내도록 합니다.
이어 경신성사성은 1996년 1월1일자 교령으로 ‘예수성심대축일 다음 토요일에 ’선택기념일’로 지내오던
이 축일을 ‘의무기념일’로 지내게 됩니다.
그리하여 오늘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미사는 생략됩니다.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의 사랑입니다.
사랑의 순수요 사랑의 힘입니다.
성모성심의 사랑이 바로 그러합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니 바로 모성애의 사랑 때문입니다.
부성애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모성애는 하느님 사랑에 가깝습니다.
어제의 유쾌했던 추억은 길이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지난 6월21일 시작된 수도원 배밭의 배봉지싸기가 어제 예수성심대축일 오전에 다 끝났습니다.
해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흡사 무수한 배봉지들이 배나무 가지마다 달린 모습이 하늘에 별들같습니다.
마침 써놓은 시가 있어 배봉지 싸기전 잠시 여섯 어머니들에게 나눠드리고,
“하늘에 별들을 다는 어머니들과 함께!” 인사한 후 강복을 드린후, “하늘에 별들을 답니다” 라는 시를 읽었습니다.
“하늘에 별들을 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사랑의 어머니들
희망의 별, 사랑의 별, 흰별들을 답니다
주님 사랑의 별같은 어머니들입니다.
배나무 가지들마다
흰봉지를 쌀 때 마다
무수히 떠오르는 희망의 별, 사랑의 별, 흰별들
배밭 전부가
희망의 별, 사랑의 별, 흰별들 가득 떠오른 하늘이 됩니다
인고의 세월 사랑으로 익어 딸 때까지
희망의 별, 사랑의 별, 흰별들 보는 기쁨에 살겁니다.”<2025,6,27>
하늘에 별들은 다는 어머니들은 또 하나의 성모님들입니다.
성모님같은 어머니의 순수한 사랑의 힘으로 배밭 하늘에 약 15만개 별들을 달았습니다.
오늘은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 기념일입니다.
하느님과 아드님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서 기인한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이요 두 특징으로 나타납니다.
첫째, 사랑의 찬미입니다.
사랑은 저절로 하느님 찬미로 표현됩니다. 성모님은 찬미의 어머니였습니다.
우리 수도자들 역시 사랑의 찬미로, 찬미의 힘으로, 찬미의 기쁨으로 살아갑니다.
구원의 기쁨을 노래하는 이사야서의 찬미는 그대로 마니피캇 성모님의 고백을 닮았습니다.
우리 수도자들 역시 이런 기쁨으로 성모님과 함께 찬미기도를 바칩니다.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입니다.“”
둘째, 사랑의 관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예수님의 소년시절, 예루살렘에서 전개되는 현실이 자못 복잡하고 혼란합니다.
문제아적인 성향이 농후한 예수님이요 전 과정을 지극한 인내로 깊이 생각하며 묵묵히 견뎌내는 성모님의 모습
완전히 관상적입니다.
율법학자들과 주고 받는 문답에서 소년 예수의 말을 듣는 이들은 모두 그의 슬기로운 답변에 경탄했고
이어지는 성모님과 아드님의 대화도 아주 인상적입니다.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화두처럼 들리는 이해불가한 아드님의 말이지만, 마음속 깊이 담아 간직한 성모님의 지혜가 정말 관상적입니다.
고결한 영혼은 담아두는 능력에 있다 합니다.
그리하여 나자렛으로 내려온 예수님은 부모에게 순종했고,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를 받았으니, 성모님의 관상의 사랑과 지혜가 큰 몫을 했음을 봅니다.
티없이 거룩하신 성모성심 기념 미사를 통해 성모님의 사랑의 찬미와 사랑의 관상을,
관상의 지혜를 배우는 우리들입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당신은 하느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셨나이다.”<복음 환호송>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출처 - 요셉수도원
6/29(일)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교황 주일), 되새김 구절
1. 하느님께서는 길가의 돌 하나로도 모든 것을 이루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베드로 사도가 흘렸던 참회의 눈물입니다. 중요한 것은 바오로 사도가 보여주었던 새로운 삶으로의 회개입니다.
오늘은 교황 주일이기도 합니다.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교황님은 분열된 세상 속에서 일치의 중심, 그리고 신앙의 증인으로 살아가고 계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보여주었던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 생태 환경에 관한 관심, 평화를 위한 중재는 바로 오늘날의 베드로요, 바오로의 사명입니다. 레오 14세 교황님께서 착한 목자로 가톨릭교회를 잘 이끌어 가도록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성 베드로처럼 “주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성 바오로처럼 그 고백의 내용을 삶으로 풀어내며, 믿음의 길을 끝까지 달려가면 좋겠습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조재형 신부)
2.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베드로 사도는 매일 새벽닭이 울면 일어나 수제자 배반 사건을 떠올리며 크게 울었답니다.
낮 동안에도 틈만 나면 송구한 마음에 울고 다녔답니다.
그래서 그의 눈자위 주변은 늘 붉게 물들어있었으며, 짓물러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그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반석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의 생애는 오늘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양승국 신부)
3. 복음에서는 베드로의 고백을 통해서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베드로에게 부여되는 권한을 통해서는 ‘교회의 신비’를 드러내줍니다.
먼저, 베드로의 신앙고백은 이렇습니다.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마태 16,16)
<오늘의 말 · 샘 기도>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마태 16,19)
주님!
당신께서는 하늘나라의 열쇠를 땅에 있는 저희에게 주시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 풀리게 하셨습니다.
형제를 받아들임이 당신을 받아들임이라 하시고, 형제와 사랑을 당신 나라를 여는 열쇠로 주셨습니다.
하오니, 주님!
묶인 것, 막힌 것을 풀고 이 땅에서 당신의 나라를 열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화두처럼 들리는 이해불가한 아드님의 말이지만, 마음속 깊이 담아 간직한 성모님의 지혜가 정말 관상적입니다.
고결한 영혼은 담아두는 능력에 있다 합니다.(이수철 신부)
6/29(일)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교황 주일), 오늘의 기도
복음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마태 16,19)
주님!
당신께서는 하늘나라의 열쇠를 땅에 있는 저희에게 주시고,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 풀리게 하셨습니다.
형제를 받아들임이 당신을 받아들임이라 하시고,
형제와 사랑을 당신 나라를 여는 열쇠로 주셨습니다.
하오니, 주님!
묶인 것, 막힌 것을 풀고 이 땅에서 당신의 나라를 열게 하소서.
아멘.
- 2025년 6월29일(일) 5시3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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