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시조·성가·기도문

늪-김춘수

 

 

 -김춘수-

 

늪을 지키고 서있는

저 수양버들에는

슬픈 사연이 하나 있다

 

소금쟁이 같은 것 물장군 같은 것

거머리 같은 것

개밥 순채 물달개비 같은 것에도

저마다 하나씩

슬픈 사연이 있다

 

산도 운다는

푸른 달밤이면

나는 그들의 혼령을 본다

 

갈대가 가늘게 몸을 흔들고

온 늪이 소리없이 흐느끼는 것을

나는 본다


 

 

 

 

'시·시조·성가·기도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천  (0) 2012.01.24
얼레지  (0) 2012.01.24
처녀치마  (0) 2012.01.24
깽깽이풀  (0) 2012.01.24
리기다소나무-정호승  (0) 2012.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