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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감사일기

중년나이의 인식차이

 

중년나이의 인식 차이

 

얼마 전 대학교 동창생을 만나는 모임에 갔다. 그때 한 친구의 말이 생각이 난다. 모임장소로 오기 위해 전철을 타고 왔는데 경로석 앞에 서 있었다고 한다. 노인 한분이 내려 빈자리가 났는데 앞에 앉은 노인분이 그 친구보고 자꾸 앉으라고 권하는 바람에 기분이 묘~해져 가만히 있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 친구 하는 말이 그때 내가 피곤해 보였나? 자세가 불쌍해 보였나?” 하며 남 보기에 나이 들어 보임에 당황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런데 예전에 나도 그런 일이 있었다. 경로석도 아닌 일반인석에 내가 서있는데, 앞에 앉은 대학생인 듯한 학생이 벌떡 일어나 준적이 2~3번은 있었던 것 같다. 그때마다 , 아직 젊은데요. 학생 앉아요.”한 경험이 생각난다. 그러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가 그리 늙어 보이나?”생각하며 집에 와서 딸들에게 말하니 아니야, 엄마, 아마 임신할 줄 알고 일어난 걸 거야.”하며 똥배 나온 나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어제 동창회 카페에 들어가니 친구의 교회모임에서의 경험담이 나온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동안 외지에 있다가 다니던 교회에 가보니 몇몇 낯선 분들이 보였다. 젊은이들이 많아져 한결 분위기가 밝아졌고, 우리 또래로 보이는 한 부부도 새롭게 참석하고 있었다. 그 남편은 언뜻 보기에 우리보다 나이가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은 듯 보였고, 아내도 아줌마 특유의 파마머리와 수더분한 옷차림으로 보아 우리 나이 쯤으로 보았다. 

난 새로 오신 그분들에게 나와 비슷한 또래인가를 물어 봤다. 순간 뜨악~ 젊은 친구들이 깜짝 놀란 표정을 하며 포크에 찍은 과일을 입에 넣지도 못한 채 일시정지 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정적이 흘렀다.

알고 보니 그 부인은 나보다 9살이나 적은 영계였다. 단지 남편과 나이차이가 많고 결혼을 일찍 해 성장한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그 부인을 나이보다 많게 봤다면 볼 수 있는 이유다. 그래도 그렇게 그녀가 어렸나? 아니, 다른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훨씬 늙게 보고 있다는 말인가?

 

누군가 말했듯이 중년이상의 나이가 들면 본인은 자신의 실제나이 보다 10살쯤 적게 인식하고, 젊은이들은 나이든 사람을 실제 나이보다 10살쯤 많게 본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러니 나는 그 부인을 나와 동갑쯤으로 생각 했을테고, 함께 했던 젊은이들은 나를 60대 후반의 할머니쯤으로 인식했겠지. 20년의 차이가 났으니 그 젊은 부인들이 토끼처럼 눈을 크게 뜨고 뜨악해서 나를 쳐다볼 수 밖에 없었나보다.

 

동병상련의 이 글을 읽으며 내 딸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아무리 치장을 하고 동안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자기 나이는 어쩌지 못한다는 말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순리이겠지.

 

2012년 2월 23일

- 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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