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6일 월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오늘은 주님의 탄생 예고를 기념하는 축일입니다.(3월25일에서 옮김). 12월 25일부터 9달을 앞으로 계산해 나간 것이다. 예수님의 탄생은 여느 인간들처럼 어머니 태중에서 아홉달을 거쳐 이루러졌다. 그러나 하느님의 아드님의 탄생은 대단히 놀라운 일이다. 이 크나큰 기적은 하느님의 은총과 더불어 마리아의 순종적 응답, 곧 신앙이 이루어 낸 것이다. 오늘 복음에는 바로 하느님의 은총와 마리아의 순종적 응답의 대화가 펼쳐진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님 잉태를 알립니다.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리아는 이해하기 힘든 이 일을 믿음으로 받아들입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 한 것이 없음을 믿은 것입니다. 우리도 성모님의 믿음을 본받아 하느님의 뜻에 순명할 것을 다짐하며 이 미사를 봉헌합시다.
본기도
하느님, 말씀이 동정 마리아의 모태에서 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참하느님이시며 참사람이신 구세주의 신비를 찬양하고, 그분의 신성에 참여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
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니 다윗 가문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몸소 속죄의 제물이 되셨고, 예수님의 단 한 번의 제사로 우리는 거룩하게 되었다(제2독서).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하고 말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굳게 믿은 마리아는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복음).
제1독서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할 것입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7,10-14 8,10ㄷ
제2독서 <하느님! 두루마리에 저에 관하여 기록된 대로 당신의 뜻을 이루려고 합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10,4-10
복음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6-38
영성체송
보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처럼 믿음은 신뢰입니다.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을 굳게 믿으며 자신을 송두리째 하느님께 내어놓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자렛 출신의 평범한 처녀의 믿음 위에서 위대한 일을 하셨습니다. 오늘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믿고 의지하는 이들을 통하여 당신의 구원사업을 계속 하십니다.
영성체 후 기도
╋ 하느님, 저희를 성찬의 상에 앉게 하셨으니 저희 안에 참된 믿음을 키워 주시어, 동정녀에게서 사람이 되신 참하느님을 알아 뵙게 하시고, 그분 부활의 힘으로 영원한 기쁨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오늘의 묵상
이탈리아 출신 카를로 카레토(1910-1988)는 샤를 드 푸코가 설립한 ‘예수의 작은 형제회’에 입회하여 십 년 동안 사하라 사막에서 관상 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는 사하라 사막에서 성모님에 대한 신심을 굳게 한 중요한 기회를 만났다고 하면서, 자신의 체험담을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내가 오랜 기간 사막에 머물러 있을 때였다. 가끔 나는 사막에 천막을 치고 사는 사람들한테서 묵었다. 그런데 그 천막촌 아가씨 하나가 다른 천막촌 총각에게 정혼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들었다. 그 아가씨는 나이가 너무 어려서 아직 신랑한테 살러 가지는 않고 집에 있었다. 그 뒤 두해가 지나서였다. 그 천막촌을 다시 들르게 되어 촌장에게 그 아가씨가 신랑에게 가서 잘 사는지 물었다. 그러자 촌장은 매우 난처한 표정이 되더니 입을 꾹 다물고 마는 것이었다. 저녁 늦게 마을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곳으로 물을 길러 가는 길에 내가 묵는 촌장집의 하인을 만났다. 나는 호기심에 못이겨 그 하인을 붙들고 촌장이 못마땅한 얼굴로 말을 끊은 까닭을 물었다. 하인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더니 나를 단단히 믿는다는 표정을 하면서 손으로 멱을 따는 시늉을 하였다. 아가씨가 같이 살기 전에 임신을 한 것이 드러났고 집안의 체면 때문에 그 희생을 치러야 했다는 것이었다. 정혼한 남자에게 정조를 지키지 못하였다고 해서 그 처녀가 살해를 당했다는 생각이 들자 소름이 끼쳤다.”(「복되도다 믿으신 분」에서).
이천년 전, 이스라엘에서 처녀의 임신은 죽음을 각오한 행위입니다. 설령 죽지 않는다고 해도 마리아는 이제 처녀 엄마로서 미혼모 노릇을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자렛 동네 사람들은 끝없이 눈총을 줄 것입니다. 아낙네들의 입방아는 참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하느님에 대한 신뢰로 이 모든 어려움과 시련을 견뎌 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말씀이 자신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믿음을 고백합니다. 믿음은 다른 사람들이 주는 상처와 모욕에 쉽게 흔들리지 않게 합니다. 믿음은 위험이나 고통 한가운데에 있을 때에도 잘 버틸 수 있게 해 줍니다. 믿음의 바탕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입니다. 수태하신 마리아를 생각하며 하느님의 위대하신 구원사업에 감사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분당 요한 성당 벽화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하고 말한다.
하느님의 말씀을 굳게 믿은 마리아는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중요한 역활을 하게된다(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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