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시조(2012.5.15)이다. 정수자 시조시인의 시평이다.
세상은 그 자체로 큰 스승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의 스승이고 선지식(善知識)이다. 그들의 삶이 경전이고, 팔만대장경"이라는 스님의 말씀도 있었지만, 마음을 숙여 보면 그야말로 처처(處處)에 스승 아닌가. 풀이며 벌레며 사람들의 살이가 다 그러한데, 바쁘다는 핑계로 놓치고 지나칠 뿐이다. 자신을 찬찬 들여다보고 주변을 곰곰 여겨볼 짬도 없이 무슨 거대한 흐름에 휘둘리듯 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중에 푸른 죽비 한 대를 맞는다. 설악산 백담사 무금선원(無今禪院)의 무한 고요를 뚫고 나온 일성(一聲), 그 속의 일침(一鍼)에 순간 움찔한다. 편안히 읊조리듯 '나를' 벌레로 내려놓고 바라보는 저 통 큰 통찰! 게다가 '온갖 것 다 갉아먹으며/ 배설하고/ 알을 슬기도 한다'니, 한 생명으로서의 천연덕스러움에 웃음도 슬몃 물게 된다. 장자(莊子)의 '호접몽(胡蝶夢)'과도 또 다른 명료한 조감 같은 응시에 윤회까지 얹어 돌아보는 날―. 일상이 절집이고, 삶이 곧 만행(萬行)이라고 뇌던 말을 가만 주워담는다.
생명있는 것들과 인간의 차이는 무엇인가? 생각하게 한다...^-^ 1942년생의 조오현 시인은 있으나 1932년생 조오현 시인은 인터넷 검색하니 안 나온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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