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나무...귀신 쫒는 나무, 씨는 빨간 옷 입어
화살나무는 줄기와 가지에 코르크질의 날개가 4줄로 달린다. 이 날개를 따서 화살의 오늬 아래에 깃으로 사용한데서 화살나무라 한다는데 실제로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왜냐면 화살 깃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연약하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Winged spindle(날개 달린 실꾸리)이라 하는데 이는 줄기와 가지에 달린 4줄의 날개 특성을 살려서 붙인 이름으로 용도에 맞추어 붙인 우리말 이름과는 다르다.
초기 열매 |
수술의 꽃 밥은 노란색이다. 꽃부리 지름이 10㎜정도로 작고 연노란 녹색이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꽃 옆을 지나다니면서도 꽃을 보지 못하고 가을을 맞이하기 일쑤다.
누가 물들였는지 녹색 잎이 선홍빛 단풍으로 변해 가을 햇살에 눈이 부시면 그 사이사이로 검붉은 열매가 껍질을 가르며 내놓는 빨간 씨가 보인다. 먹고 싶고, 따서 가지고 놀고도 싶다. 아름다운 루비구슬 같아 사랑하는 연인에게 한 두알 선물하고 싶기도 하다.
회갈색 날개는 잎이 진 후 겨울에 더 어울리고 빛난다. 작게 조각내어 보면 참빗 같기도 하다. 추운 겨울에는 매서운 삭풍을 맞받아치는 칼날처럼 보인다.
꽃 |
1개 열매자루에는 많은 것은 꽃받침 4조각 위에 4개의 열매가 달리나 보통은 2~3개가 달리고 나머지는 열매 흔적이 남거나 여물지 않은 죽정이가 붙어 있다. 이삭 길이는 2~5cm이며, 열매자루는 1cm이하다. 꽃받침 조각은 원형에 가까우나 아래는 하나로 붙어 있다.
열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며 익으면서 연한 붉은색을 거쳐 익으면 검붉은 색이나 적갈색이 된다. 가끔 누런빛이 도는 흰색이나 흰빛이 도는 베이지 색도 있다. 크기는 길이 7~9㎜, 지름 5~7㎜다. 광택은 없으며 겉은 매끄럽지 않고 약간 주름지며 미세한 돋음 점이 있기도 하고, 흰색은 융단으로 덮여 있는 듯 보인다. 물에 뜬다.
이겅 벌어진 열매 |
꽃받침 |
주홍색의 동그란 4조각이 합쳐진 꽃받침, 그 위에 1~4개의 적갈색 달걀형 열매, 2조각으로 벌어져 오므라든 껍질 위에 올라 있는 빨간색 씨들이 달린 모습은 한 떨기 꽃과 같다. 씨를 싼 씨옷 아래에는 Y자나 깔때기 모양의 하얀 막질이 있고 이것이 열매껍질에 본드로 붙인 것처럼 딱 달라붙어 씨를 고정시켜준다.
씨는 씨옷을 입은 상태나 벗은 상태 모두 달걀모양이다. 씨옷을 벗겨내면 씨의 옆구리에 가는 돋음 줄이 있으며 여기에 씨옷이 붙어 씨와 씨옷이 떨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맨다.
옷 벗은 씨 |
옷 입은 씨 |
크기는 지름 3.0~4.5㎜이며 길이는 지름보다 다소 길다. 씨옷을 벗은 씨는 광택이 나며 겉은 매끄럽다. 물에 뜨나 씨옷에 싸인 씨는 가라앉는 것도 있다.
씨 알갱이는 희며 씨껍질은 0.1㎜ 미만으로 양파 속껍질 같다. 알갱이는 2조각으로 갈라지며 그 안에 길이 1.5~2.5㎜의 얇은 조각의 배(胚)가 1개 있다.
화살나무 열매에서 종종 노랑배허리노린재가 노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화살나무는 두충나무와 같이 고무질이 많다.
화살나무 잎으로 만든 차를 귀전우차라고 한다. 혈액순환을 도와 몸을 따뜻하게 하고 항암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암작용에 관해서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
배 |
화살나무의 날개를 태워 만든 재를 가시가 박힌 부위에 바르면 가시가 빠져나온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런 사실을 알고 몇 년간이나 직접 체험을 해보고 싶었는데 가시 박힌 일이 없어 해보지 못했다.
가시가 박히거든 한번 실제로 체험을 해보면 어떨까? 체험해보거든 맞는지 틀리는지 여부를 알려주었으면 한다.
잎이 떨어진 겨울 모습 열매 위의 노랑배허리노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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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 박사 프로필]
농학박사, 대학강사 국립수목원 및 숲연구소 해설가 GLG자문관 한국국제협력단 전문가 시인 겸 데일리전북(http://www.dailyjeonbuk.com)씨알여행 연재작가 손전화 010-3682-2593 블로그 http://blog.daum.net/yukiy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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