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깽이풀.씨야, 얇은 사 하얀 옷 걸치고 물구나무는 왜 섰나?
깽깽이풀의 속명 Jeffersonia는 미국독립선언문을 기초한 제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Jefferson Thomas)을 위하여 식물학자이자 의사인 그의 친구 벤자민 스미스 바튼(Benjamin Smith Barton)이 지은 이름이다.
이 두 종의 큰 차이는 잎 모양이다. J. diphylla는 같은 모양의 잎 2장이 마주 달려 2겹잎 형태를 하고 있어 영어로 Twin leaf(쌍둥이잎)이라 하나 깽깽이풀은 잎이 홑잎이다.
2종의 식물은 모두 희귀식물로 취급되어 미국은 J. diphylla를 조지아, 아이오와, 뉴욕과 뉴저지 주에서 멸종위기식물로 보호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깽깽이풀을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말 깽깽이풀이란 이름은 이 식물의 꽃피는 시기와 관련이 있는 듯 하다. 꽃피는 시기를 빼고는 깽깽이는 해금의 다른 이름으로 깡깡이라고도 하는데, 깽깽이풀의 잎, 줄기, 꽃, 열매, 씨 그리고 뿌리 어디에서도 해금의 모습은 없어서다. 그렇다면 왜 깽깽이풀이라 했을까?
어린 열매 | ||
또 하나는 바쁜 농사철에 꽃을 피워 봄바람에 한가롭게 흔들리는 모습이 일은 안 하며 깽깽이(해금의 다른 이름)나 들고 춤을 추는 ‘딴따라’ ‘땡땡이’에 빗대어 이름 지어졌다는 것이다.
지금도 시골에서는 바쁜 농사철에 일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노는 사람을 ‘거지깽깽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풀꽃이 농사철에 피어 그런 이름이 지어졌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농사철에 꽃 피는 식물이 어디 한두 가지며, 꽃 크기가 지름 1~2cm, 식물 전체키가 20~30cm인 것으로 보아 선뜻 이해가 안 가지만 그래도 전자보다는 나은 듯하다. 이름 유래야 어떻든 깽깽이풀이라는 이름만은 살갑기도 하고 귀여워 꽃과 어울린다.
다른 이름으로 황련(黃蓮)이 있는데 이것은 잎이 비를 맞으면 젖지 않고 연잎처럼 방울방울 도르르 구르며 뿌리 색이 노랗다 하여 생겼다. 꽃말은 “설원의 불심(佛心)”, “안심하세요.”란다.
열매는 초기에는 쌀알정도의 달걀형으로 위 끝에 3~5갈래의 암술머리가 붙어 있어 귀여우나 익으면 긴둥근꼴 타원형으로 되며 위 끝이 좁다. 겉에 빗금(斜線)이 1개 나 있다.
익어 마른 씨 | ||
벌어진 열매 안의 씨 | ||
열매는 뿌리부위에서 올라온 1개의 열매줄기 끝에 1개가 달린다. 꽃이 필 때는 꽃줄기가 그런대로 서 있지만 열매가 맺혀 익어 가면 열매 무게에 못 이겨 옆이나 아래를 보고 휜다.
열매줄기는 길이 5~20cm이고, 마른 줄기는 둥글지 않고 납작한 네모다. 색은 초기에는 자주색이 보통이나 녹색인 것도 있으며, 자주색 어린 열매는 익으면서 녹색으로 변하고 익으면 녹색 빛이 도는 누런색이 된다. 크기는 길이15~20㎜, 지름 5~7㎜이다. 광택은 없고 겉은 매끄러운 편이다. 물에 뜬다.
열매는 익으면 겉에 있는 빗줄이 갈라져 벌어지면서 씨를 내보낸다. 갈라진 껍질조각은 뒤로 동그랗게 말리고 대체로 아래조각이 윗조각보다 길다. 열매에는 10~30개의 씨가 들어 있다.
씨는 껍질조각 중 아래조각 안쪽 겉에 퍼져 난 작은 손가락 돌기에 2~4줄로 붙는다. 씨의 가늘고 좁은 아래가 돌기에 붙으며 둥글고 굵은 부위는 위를 향한다. 이런 모습은 마치 겹 부채를 편 씨 송이 같다. 씨는 낱알 또는 뭉쳐진 씨 송이로 떨어진다. 뭉쳐 떨어진 것은 새나 작은 야생동물의 배설물 같은 착각이 든다.
씨는 덜 익은 것이나 익은 것이라도 싱싱한 것은 아래가 좁은 곤봉 같다. 아래에는 흰색의 두께 0.1㎜의 얇은 막질이 날개처럼 붙어 있다. 열매에 이런 씨가 달려 있는 모습은 마치 미니스커트를 입고 물구나무를 선 흰 몸을 연상케 한다.
익은 씨와 덜익은 씨 | ||
배 | ||
씨의 색은 초기와 덜 익은 때는 흰색이나 연한 누런색이며 익으면 적갈색이이나 검은 색이 된다. 익기 바로 전 연한 누런색 씨는 위 끝이 흑청색을 띠며 열매에서 꺼내어 공기 중에 2~4일 놓아두면 전체가 적갈색이나 검은 색으로 변한다.
씨의 크기는 길이 5~7㎜, 지름 1.5~2.5㎜다. 덜 익거나 익은 싱싱한 씨는 광택이 있고 기름칠을 한 것처럼 윤기가 흐르고 겉은 아주 매끄럽다. 그러나 마르면 광택도 윤기도 없어지고 겉의 매끄러움도 떨어진다.
물에 넣으면 흰색에 가까운 씨는 막질이 붙은 상태로는 뜨고, 막질이 떨어진 것은 가라앉는다. 익은 씨는 싱싱할 때는 막질이 알갱이나 실 모양으로 씨에 딱 달라붙어 있어 가라앉으며, 말라도 가라앉는다. 맛은 약간 아린듯하다.
씨 알갱이는 희다. 씨껍질은 겉껍질은 0.01㎜, 속껍질은 0.1㎜정도다. 검은 씨를 물에 담가놓아도 색은 우러나오지 않는다. 대신에 익기 직전 연한 누런색 씨를 2주정도 물에 담가놓았더니 씨젖(胚乳)은 가루로 되어 녹아 없어지고 희고 윤기가 나는 위 끝이 뾰족한 달걀형 배(胚)가 나와 있었다.
깽깽이풀 씨는 발아가 바로 안 된다. 저온처리와 고온처리를 거쳐 2번의 잠에서 깨어나야 발아가 된다. 다시 말하면 2중의 휴면타파가 필요하다.
가을에 바로 싹이 나면 겨울추위에 살아남기가 힘들고, 고온과정을 거치지 않고 늦은 봄에 발아를 하면 한 여름의 고온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여 저온과 고온처리라는 2중의 안전장치를 거친 후 깽깽이풀 종자는 발아를 한다. 이 때문에 깽깽이풀 씨는 흙에 뿌린지 3년이 되어야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풀꽃 씨 치고는 정말 신중하고 치밀하게 살아간다. 건들건들 살아가는 사람은 깽깽이풀 씨의 발아를 보며 신중하게 사는 방법을 한 수 배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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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프로필 유기열]
농학박사, 대학강사 국립수목원 및 숲연구소 해설가 GLG자문관 한국국제협력단 전문가 시인 겸 데일리전북(http://www.dailyjeonbuk.com)씨알여행 연재작가 손전화 010-3682-2593 블로그 http://blog.daum.net/yukiyull
깽깽이풀.씨야, 얇은 사 하얀 옷 걸치고 물구나무는 왜 섰나?
깽깽이풀의 속명 Jeffersonia는 미국독립선언문을 기초한 제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Jefferson Thomas)을 위하여 식물학자이자 의사인 그의 친구 벤자민 스미스 바튼(Benjamin Smith Barton)이 지은 이름이다.
왜 깽깽이풀이라 했을까? 바쁜 농사철에 꽃을 피워 봄바람에 한가롭게 흔들리는 모습이 일은 안 하며 깽깽이(해금의 다른 이름)나 들고 춤을 추는 ‘딴따라’ ‘땡땡이’에 빗대어 이름 지어졌다는 것이다. ....다른 이름으로 황련(黃蓮)이 있는데 이것은 잎이 비를 맞으면 젖지 않고 연잎처럼 방울방울 도르르 구르며 뿌리 색이 노랗다 하여 생겼다. 꽃말은 “설원의 불심(佛心)”, “안심하세요.”란다.
깽깽이풀 씨는 흙에 뿌린지 3년이 되어야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풀꽃 씨 치고는 정말 신중하고 치밀하게 살아간다. 건들건들 살아가는 사람은 깽깽이풀 씨의 발아를 보며 신중하게 사는 방법을 한 수 배웠으면 한다.
2013년 1월9일 수요일...다시 읽기...수산나 -
깽깽이풀 1
깽깽이풀 2
깽깽이풀 ...연꽃잎 같은 잎...^-^
깽깽이풀 ...꽃
깽깽이풀 ...꽃과 열매
깽깽이풀 명판
깽깽이풀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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