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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여행(유기열)

붉나무.소금나무 한약나무 물감나무 풍경나무.. /붉나무 6장

붉나무.소금나무 한약나무 물감나무 풍경나무..

 

붉나무는 소금을 만들고, 한약과 물감을 만든다. 은은한 꽃, 아름다운 단풍은 말하여 무엇 하랴. 참 기특한 나무다.

 

7~8월에 피는 꽃은 멀리서 보면 눈꽃인 냥 하고 가까이서 보면 노랑, 연초록, 하양이 조금씩

섞인 자잘한 꽃들이 잘 어우러져 은은한 멋이 일품이다. 이때는 밀원(蜜源)으로도 한 몫 톡톡

히 한다.

8월 하순에 접어들면 녹색 또는 회녹색 어린 열매가 열린다. 이삭 하나에 수백 개의 열매가

달리면 곧추 서있던 이삭도 고개를 숙인다. 2008년 9월 10일이었다. 경춘선 옆의 강촌힐스에서 붉나무 열매사이로

비치는 푸른 하늘, 북한강 위의 아침 햇살, 강물의 반짝 반짝임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넋을 잃을 뻔 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아름다움이 잘 잊혀지지 않는다.

9월 20일쯤 되면 열매 위 끝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그 크기는 열매의 약 1/6정도다. 나머지는 회녹색으로 있다.

시간이 지나면 위 끝은 빨갛게 되고 아래 부위는 주홍이나 주황이 된다.

 

단풍 익은 열매

 

열매 색은 한 나무는 물론 한 이삭에서도 각기 다르다. 붉은 빛을 띠는 놈이 있는가 하면 회녹색으로 그대로 있는 열매도

있다. 그 중에서 끝이 빨갛게 된 열매는 빨간 베레모를 쓴 소녀 같고 잘 익은 조그만 복숭아 같기도 하다.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움에 절로 반하게 된다.

9월 말쯤 되면 열매 겉이 하얀 크림이 얕게 묻은 듯 변한다. 붉은 빛을 띠는 것보다는 회녹색 열매가 그런 현상이 심하다.

혀끝으로 살짝 핥으면 짠 맛이 간간하다.

 

소금끼가 있는 열매 익은 씨 오배자 덜익은 씨

 

손가락으로 열매 겉의 크림 같은 것을 밀면 모아진다. 문지르면 무척 미끈거린다. 소금이 귀하던 옛날엔 이것을 소금 대신 썼단다. 내가 먹어본 경험으로는 소금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열매는 짠맛과 함께 약간 신 맛이 난다. 가을이 깊어 가면 신맛이 커진다. 10월 중순 이후에는 짠맛보다 신맛이 더 세다. 간장에 식초를 친 맛이다.

붉나무의 쓰임새 중에서 오배자를 빼놓을 수 없다. 가을이 되면 열매의 수십 배 되는 이상한 모양의 물체가 달린다.

주로 작은 잎이 붙는 잎줄기에 많다. 귀 같기도 하고 뿔 같기도 하다.

마른 오징어 같은 껍질 속은 공간이 많으나 작은 벌레도 많다. 이것이 오배자(五倍子)다. 오배자면충(五倍子棉蟲)으로

인하여 생긴 벌레혹(벌레집, 蟲廮)이다. 그래서 오배자 안에 는 오배자면충이 많이 들어 있다.

오배자 생성과정은 이렇단다. 오배자면충이 붉나무 잎 부위에 상처를 낸다. 그 상처에 타액(唾液)을 넣는다. 타액 속에 들어 있는 옥신의 영향을 받아 비정상적인 세포분열을 하여 혹이 만들어진다. 모양은 일정하지 않고 제멋대로 생겼다.

 

오배자는 크게 3가지로 사용된다. 첫째는 천연염료다. 옷감에 물감을 들이는 염색재료로 사용된다. 염색 방법에 따라 쥐색, 갈색, 철색, 보라색, 검은 색 등 다양한 색깔을 낸다. 둘째는 매염재다.

스스로 물감을 들이기도 하지만 다른 염료의 착색을 도와주는 촉매제로 사용된다. 잉크 만들 때도 사용된다. 셋째는

한약재로 사용된다. 폐, 위, 대장(大腸)을 강하게 하여 이들 기관이 허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병에 효과가 있다. 설사를

멎게 하는 약재로도 사용된다.

10월이 되면 단풍이 든 붉나무 풍경이 탄성을 자아낸다. 단풍 색이 어찌나 붉은지 불타는 듯하다. 단풍진 붉나무 옆에

있으면 얼굴이 익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씨 안의 배
이렇듯 단풍이 붉다고 하여 붉나무라 하고 불나무라고도 한다. 잎은 물론 작은 잎과 잎 사이의 잎줄기와 거기에 있는 날개까지 온통 빨갛다. 붉은 단풍, 단풍 하지만 이만한 빨간 단풍은 보기 쉽지 않다.

 

이렇듯 꽃, 잎, 열매 그리고 벌레혹 등으로 우리 삶을 이롭게 하고 즐겁게 하는 붉나무 열매와 씨는 어떻게 생겼을까?

열매는 도통한 원반형이나 타원형이다. 열매 위 끝에는 암술머리로 보이는 검고 짧은 돌기가 있다. 아래에는 5조각으로 갈라져 별모양을 한 꽃받침이 붙어 있다. 꽃받침 아래는 하나로 붙어 있다.

꽃받침 위 지름은 2~3㎜다. 열매이삭은 가지 끝에서 나와 원추형을 이루며 그 길이는 15~30cm이다. 1개 이삭에는 수백 개의 열매가 달린다. 열매자루는 없다.

열매색은 위에서와 같이 초기엔 녹색 또는 회녹색이며 차츰 주황이나 주홍으로 변하고 끝은 빨갛다. 회녹색이나 회갈색으로 익기도 한다. 가을이 지나 늦게까지 달려 있는 것은 적갈색이나 녹슨 철색을

띠기도 한다.

개똥지빠귀는 겨울철에 이 열매를 즐겨 먹는다. 열매 크기는 지름 3.5~5.0㎜, 두께 1.5~3.0㎜이며 타원형으로 보이는

것은 길이가 지름보다 1㎜정도 크다. 광택은 없다. 겉은 짧고 가는 털이 빽빽하다. 물에 뜬다.

열매는 익어도 껍질이 벌어지지 않는다. 껍질은 눌러도 터지지 않는다. 손톱 등으로 갈라서 벗겨야 한다. 껍질 두께는

0.2~0.4㎜다. 나무에 달린 채 오래두어 마르면 씨와 한 몸이 된다. 열매에는 1개 씨가 들어 있다.

씨는 열매보다 넓적한 편이다. 넓적하고 납작한 모서리가 모가 나지 않은 네모꼴 같기도 하고 타원형 또는 원형 같기도

하다. 색은 초기에는 연녹색이고 차츰 연노란 색으로 되다가 갈색이나 회갈색이 된다.

노란빛을 띠는 씨도 공기 중에 오래 놓아두면 갈색으로 변한다. 크기는 지름 2.5~3.0㎜, 두께 1.0~2.0㎜다. 광택은 싱싱한

것은 약간 있으나 마르면 없다. 겉은 매끄럽다. 물에 가라앉는다.

씨 껍질은 플라스틱처럼 딱딱하고 단단하며 탄력이 있다. 두께는 0.3~0.5㎜다. 알갱이는 희고 그 안에 깜직하고 예쁘장한

녹색 배(胚)가 있다.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신비한 게 씨다. 어찌 저토록 작은 씨에 정교한 녹색 생명체를 품었을까? 호기심은 한이 없으나 내가

할 수 있는 답은 너무 너무 유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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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 박사 프로필]

농학박사, 대학강사 국립수목원 및 숲연구소 해설가 GLG자문관 한국국제협력단 전문가 시인 겸 데일리전북

(http://www.dailyjeonbuk.com)씨알여행 연재작가 손전화 010-3682-2593 블로그 http://blog.daum.net/yukiyull

밥먹자붉나무.소금나무 한약나무 물감나무 풍경나무.. .열매를 혀끝으로 살짝 핥으면 짠 맛이 간간하다... 손가락으로 열매 겉의 크림 같은 것을 밀면 모아진다. 문지르면 무척 미끈거린다. 소금이 귀하던 옛날엔 이것을 소금 대신 썼단다. 내가 먹어본 경험으로는 소금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가을이 깊어 가면 신맛이 커진다. 10월 중순 이후에는 짠맛보다 신맛이 더 세다. 간장에 식초를 친 맛이다. ...개똥지빠귀는 겨울철에 이 열매를 즐겨 먹는다. ...^-^

 

붉나무의 쓰임새 중에서 오배자를 빼놓을 수 없다....오배자면충(五倍子棉蟲)으로 인하여 생긴 벌레혹(벌레집, 蟲廮)이다....오배자는 크게 3가지로 사용된다. 천연염료, 매염재, 한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 2013년 1월9일 수요일...다시 읽기...수산나 - 

 

붉나무 1

 

붉나무 2

 

붉나무 3...꽃

 

 붉나무 4

 

붉나무 5...잎...잎자루 양 옆에 붙은 날개가 특징이다...^-^

 

붉나무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