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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강론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복음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스승의 덕-온유와 겸손(요셉신부)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녹)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복음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

 

말씀의 초대

이사야는 이스라엘이 시련과 고통의 시기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주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라고 믿었다. 이스라엘이 놓인 현실이 아무리 암담해도 주님께 희망을 둔다면 주님께서는 다시 일으켜 세우실 것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당신께 오라고 초대하신다. 우리가 지치고 괴로울 때에 예수님께 의지하면 우리 삶의 짐은 한결 가벼워진다(복음).

 

제1독서 <먼지 속 주민들아, 깨어나 환호하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26,7-9.12.16-19
복음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8-30

 

오늘의 묵상

예전에는 험한 밭이나 논을 깊이 갈아엎을 때 겨릿소를 부렸습니다. 겨릿소는 같은 멍에를 메고 쟁기를 끄는 소 두 마리를 말합니다. 겨릿소를 부릴 때에는 일을 잘하고 경험이 많은 소를 농부 쪽에서 볼 때 왼쪽에, 일을 잘 못하고 경험이 적은 소는 오른쪽에 세웁니다. 왼쪽에 서는 소를 ‘안소’라고 하고, 오른쪽에 서는 소를 ‘마라소’라고 부릅니다. 마라소는 안소를 따라 자연스럽게 일을 배웁니다. 마라소는 시간이 흘러 일을 배우고 경험을 쌓으면 안소가 됩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과 함께 멍에를 메자고 초대하십니다. 당신과 함께 겨릿소가 되자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멍에를 메는 것은 비록 힘이 들겠지만, 예수님께서 몸소 안소가 되시어 우리가 진 짐을 가볍게 해 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우리 삶의 무거운 짐도 가벼울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도 누군가가 힘들어할 때에 그 곁에 조용히 다가가 안소가 되어 준다면 그가 진 짐도 한결 가벼워질 것입니다. 성숙한 신앙인은 믿음이 약한 형제와 함께 멍에를 메고 동행하며 배려해 주는 사람입니다.

 

 

분당 요한성당 벽화

 

 


 

2012-07-18 오후 10:12:03 조회수 111 추천수 3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2012년 나해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
스승의 덕, 온유와 겸손






중국의 유명한 노자는 상창이라는 스승에게서 도를 배웠습니다. 어느 날 상창이 늙어서 죽게 된 것을 노자는 스승을 찾아가서 사부님, 사부님께서 세상을 뜨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게 마지막 가르침을 주십시오.” 하고 부탁하자, 상창은 얼마 동안 노자의 얼굴을 보더니 입을 열고는 내 이빨이 있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노자는 없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다시 상창은 내 혀는 있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노자는 사부님 혀는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상창은 , 이제 알겠느냐?”고 했습니다. 노자는 , 사부님 알겠습니다. 사부님 감사합니다.” 하고 큰 절을 드리고는 물러 나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노자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깨달았다는 것일까요?

 

이 세상에서 이빨처럼 굳고 강하고 날카로워서 입술과 혀를 물어서 피를 내는 것은 부러지고 깨지고 빠져나가고 없어지지만, 혀는 약하여 물리고 피가 나기도 하지면 결국 마지막까지 남게 된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겸손함보다 온유함을 더 앞에 강조하신 의미가 궁금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생각하니, 노자의 스승인 상창의 마지막 가르침처럼, 스승이란 어머니와 같이 자녀를 키우는 역할이기에 어머니의 품과 같은 온유함이 가장 필수적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설리번 선생과 헬렌 켈러의 이야기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헬렌은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말하자면 짐승 같은 인간이었습니다.

 

헬렌 켈러를 가르치기 위하여 왔던 선생들은 짐승보다 나을 것이 없는 그의 상태를 보고서는 다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설리번 선생은, 헬렌의 집에 처음 도착하던 날, 그 짐승 같은 아이를 꼭 안아 주었습니다. 그 이후 설리번 선생은 지성을 다한 노력으로 헬렌 켈러에게 수화와 단어를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사랑이라는 단어를 배우게 되었을 때, 설리번 선생이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헬렌은 선생님이 오시던 날 나를 꼭 안아 주신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설리번 선생이 꼭 안아 주던 그 첫날부터 짐승처럼 거칠던 헬렌의 마음이 녹아내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교육학에는 하아로우의 실험이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젖을 먹는 아기 원숭이들 앞에 엄마 원숭이 대신 두 개의 인형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하나는 철사로 엄마 원숭이처럼 만들어 그 가슴에 우유병을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부드럽고 두꺼운 천으로 만든 엄마 원숭이 인형의 우유를 먹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동물들도 부드럽고 온유한 것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아기에게 어머니만한 스승이 없습니다. 어머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아기는 그 빈자리를 커서라도 채우려 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기는 무엇을 배우기 이전에 어머니의 그 따듯한 품에서 안정감을 먼저 찾으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스승은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품처럼 온유해야합니다.

 

예수님은 세상으로 나아가서 모든 이들을 우리의 제자로 삼으라고 하십니다. 이 뜻은 세상 사람들을 우리 품 안에서 새로 태어나게 하라는 것이고, 단순하게 말하면 이것이 곧 선교입니다. 그러나 온유함 다음에는 반드시 겸손함이 따라야함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켈란젤로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지만, 보톨도 지오바니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오바니는 미켈란젤로의 스승입니다. 미켈란젤로가 14살이 되었을 때, 그는 지오반니의 문하생이 되기 위해서 찾아왔습니다. 그의 놀라운 재능을 본 지오반니는 그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너는 위대한 조각가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 “제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기술을 더 닦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네 기술만으로는 안 된다. 너는 네 기술로써 무엇을 위하여 쓸 것인가 먼저 분명한 결정을 해야 된다.”

 

그리고 미켈란젤로를 데리고 나가서 두 곳을 구경시켜 주었습니다. 처음으로 구경시켜준 곳은 바로 술집입니다. “스승님, 술집 입구에 아름다운 조각이 있어요.” “이 조각은 아름답지만 조각가는 술집을 위해서 이 조각을 사용했단다.”

 

이 스승은 다시 어린 미켈란젤로의 손을 잡고서 아주 거대한 성당으로 가서 아름다운 조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너는 이 아름다운 천사의 조각상이 마음에 드느냐, 아니면 저 술집 입구에 있는 조각상이 마음에 드느냐? 똑같은 조각이지만 하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또 하나는 술 마시는 쾌락을 위해서 세워졌단다. 너는 네 기술과 재능을 무엇을 위하여 쓰기를 원하느냐?”

 

스승의 물음에 어린 미켈란젤로는 세 번씩 대답했다고 합니다. “하느님을 위하여, 하느님을 위하여, 하느님을 위하여 쓰겠습니다!”

 

요즘 신흥 종교나 명상단체의 특징은 인류의 유산인 위대한 스승들의 진리를 집대성하여 모든 우주의 근원은 바로 우리 마음 안에 있다고 가르칩니다. 호수의 표면에 찰랑거리는 것이 항상 변하는 세상의 현상들이지만 그 심연으로 갈수록 마음의 평화를 찾고 우주의 본질을 만나게 된다고 합니다. 결국 내 안에 우주의 근원이 있으니, 내가 신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명상으로 깨달으면 부처도 되고 신령도 된다고 말합니다.

 

이들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겸손입니다. 미켈란젤로의 스승은 겸손하여 자신의 제자를 하느님을 향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 안으로만 들어가서 자신이 곧 신임을 깨달으라고 하는 것은 세상 모든 에너지의 근원이 다 각기 자신들이라는 어리석은 오류에 빠지게 만듭니다. 조금만 겸손하면 세상 어떤 것도 저절로 생겨나거나 유지될 수 없음을 깨달을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은 온유하여 어머니의 품처럼 우리 모두를 안아주고 사랑을 주시고 진리를 깨우쳐주시며, 겸손하시어 당신이 아니라 항상 아버지를 바라보게 하시는 참 스승이심을 천명하십니다. 그리고 우리 또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고 하시며, 당신의 또 다른 작은 스승들이 되라고 하십니다. 스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온유와 겸손임을 잊지 말고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참 스승들이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