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일 논설위원 -
가만 있어도 땀줄기가 등짝을 타고 줄줄 흐른다. '불볕더위' '찜통' '가마솥' 같은 말을 누가 과장법이라 했나. 기상청은 제주도만 뺀 전 국토에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폭염경보는 낮 최고 35도 이상,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인 기온이 이틀 넘게 계속되려 할 때 발령한다. 경북 영주처럼 체온보다 기온이 더 올라간 찜통 도시도 여러 곳이다. 장마가 끝난 지난 20일부터 더위 장군이 작심한 듯 공격해왔다.
▶지난해 8월 이라크는 도심 대기가 최고 51도까지 끓어올랐다. 사람들은 라마단 기간이라 먹지도 못했다. 땅에 불이 붙고 아스팔트가 녹아내렸다. 흉흉한 소문이 떠돌았다. '미군이 대기권에 열폭탄을 터뜨렸다. 대환난이 닥쳤다. 체르노빌에서 돌연변이 메뚜기떼가 몰려온다. 태양 흑점이 뒤틀렸다. 적들이 뱀을 풀 것이다…'. 가을엔 초특급 '인디언 서머'가 영국을 덮쳤다. 10월 기온이 30도를 웃돌았다. 올봄 북미 상공에는 관측 이래 가장 큰 열(熱)공기 덩어리가 발견됐다.
▶염상섭은 '종일 달궈진 마당에서 더운 김이 훅훅 오른다'고 폭염을 묘사했다. '외양간 집 위로 쫙 퍼진 박덩굴은 잎사귀 하나 까딱 않고' 불볕만 내리쪼였다고 했다. 카뮈가 쓴 '이방인'에서 뫼르소는 여름 태양이 눈부셔 방아쇠를 당긴다. '하늘은 있는 대로 활짝 열려 불줄기를 비오듯 퍼부었다. 내 온 존재가 긴장됐고 권총을 힘차게 움켜쥐었다. 나는 네 발을 쏘았다'. '삼대'나 '이방인' 독파는 여름이 제격이다.
▶서울은 1908년 첫 관측 이래 1994년이 가장 더웠다. 그해 여름은 책도 많이 팔렸다. 절정을 이룬 일주일 평균기온이 36.5도였다. 올해는 그보다는 덜하지만 장마가 짧고 소나기도 없어 더 더운 느낌이다. 아동 성폭행, 올레길 살인 같은 '울컥 뉴스'와 경기 침체, 뭐 하나 속 시원히 해결 못하는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더위로 죽으면 동사(凍死)보다 고통스럽다고 한다. '폭염사(死)' 소식이 벌써 여럿 들린다. 오늘이 중복이다. 가마솥 염천(炎天)이 삼복 한복판에 떴다.
2012년 임진년...임진왜란이 있던 해...수룡의 해...물 만난 용이니 그 기세가 대딘할 것이라고들 했는데...세계 각국의 선거만 요란한 것이 아니라...자연의 조화 역시 그 기세가 등등한 것 같다...한달여 가뭄으로 주변의 시들어가는 잎들을 안타깝게 바라본 게 엊그제인데...35도 폭염이 계속 일주일째다...선풍기 틀어놓고 가만히 있어도 끈적끈적하고 더워 힘들다...약간만 움직이면 굵은 땀방울이 줄줄 흐른다...그저 가만히 있는게 상책이다...^-^
미국의 통계에서 1992~2001년 폭염희생자는 2190명이고...2003년 유럽폭염 때는 7만명이 숨졌다고 한다...바캉스를 못 떠난 도시 노인들이 주로 당했다고 한다...작년 이라크는 51도 였다고 한다...땅에 불이 붙고 아스팔트가 녹아 내렸다고 한다...우리나라는 1994년이 가장 더웠다고 한다...그 이후 올해인데...그때보다는 덜하지만 장마가 짧고 소나기도 없어 더 더운 느낌이다....1994년(갑술년) 그 때 대학선배가 '폭염사(死)했다...고1, 고2 아들을 둔 엄마로서, 젊은 나이인데 별안간 사망했다...비만한 편이기도 하여 더위를 못 견딘거라고 결론들을 내렸다...2012년 폭염 중인 어제 7월28일에는 우리집의 16살 치와와 개가 죽었다...역시 더위를 못 견뎌 죽은 것 같다...^-^
어제 27일 중복에 저녁식사로 삼계탕을 먹으러 음식점에 갔는데...줄 서서 먹어야할 판이다...되돌아와 칡냉면으로 대체하여 식사를 했다...폭염탓인지 입맛도 없다...^-^
- 2012년 7월29일 (일)요일 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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