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돈으로 정치하는 이 없어 걸린 사람만 '재수 없다' 여겨
뭉칫돈은 위에서 받아 내려가고 대기업→與→野로 자금 흘러
이젠 그런 관행 용납되지 않아… '투명한 돈' 쓰는 선거로 가야
- 김대중 고문
'정치와 돈'과 관련해 아예 고전(古典)이 되다시피 한 경구(警句)가 있다. ―"정치인의 삶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것과 같다". 자칫 운(運)이 나쁘면 교도소 담장 안으로 떨어질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담장 밖으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면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교도소에 발을 절반쯤 들여놓고 사는 신세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돈에 대한 죄의식은 없고, 걸리고 안 걸리고는 재수에 달렸다는 인식이다.
'정치인에게 돈은 생선과 같다'는 말도 있다. 야당 원로였던 김상현씨는 이 말을 늘 인용하면서 생선에는 가시가 있기 마련이니 우선 가시가 적은 생선을 잘 가려서 먹되 가시가 많은 생선은 잘 발라가며 먹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불행히도 정치는 돈을 먹고 산다. 그것은 동서를 막론하고 고금(古今)을 떠나서 그래왔다. 한국의 정치를 오랫동안 관찰해온 기자의 입장에서 감히 증언컨대 돈 없이 정치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으며, 돈도 자기 돈을 쓴 사람은 아마도 세상이 알아주는 부자인 정주영씨 등 몇 사람 빼고는 본 적이 없다. 결국 모든 정치인은 남의 돈, 그것이 나랏돈이건 후원자의 주머닛돈이건 아니면 대기업 돈이건 남의 돈으로 정치해왔고 또 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놀랍고 신기한 것은 같은 정치인 동료가 돈을 잘못 먹었다가 들통이 나면 모든 정치인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두들겨 패고 요절을 내는 현실이다. 자기 돈 내고 정치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면서도 자기들은 그런 일이 절대 없었다는 듯이 아주 선량한 얼굴과 무죄(無罪)의 몸짓으로 어쩌다 재수(?) 없어 걸린 동료를 징계니, 출당(黜黨)이니, 제명이니 난리를 쳐대는 웃지 못할 코미디를 연출하는 것이다. 위선(僞善)의 극치다. 그것은 마치 도마뱀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기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형국과 닮았다.
대한민국 국회의 역사만큼이나 '부정한 정치자금'의 역사는 길다. 그때마다 처벌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처가 있었지만 개선된 것은 표면상의 '엄한 처벌'(100만원 이상 부정이면 의원직 박탈)뿐이고 검은돈은 더 교묘하게, 더 깊게, 더 어둡게 숨어들었다. 부정을 바로잡겠다고 쿠데타한 박정희의 시절에도 차관 자금의 4%를 떼서 정치에 썼고, 그 이후 역대 정권에서 공천을 팔고 비례대표를 입도선매(立稻先賣)해서 선거 자금으로 써왔던 것을 세상이 다 아는데도 우리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살아왔다.
뭉칫돈은 위에서 받아서(또는 손을 내밀어서) 밑으로 내려갔고, 돈의 여유가 없는 정당에서는 어차피 지역구가 없어 돈 쓸 일이 없는 비례대표로부터 '공동 분담'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 파벌(무슨 무슨 계)이 있는 곳에 '보스'가 있고, 보스가 그 조직을 유지·관리하기 위해서 경비를 대는 식이었다. 정치인의 충성 제1조는 공천 주는 사람, 2조는 돈 주는 사람, 3조는 당선시켜 주는 사람이었다.
과거에는 정치자금에도 나름의 '윤리'가 있었다. '오른쪽 주머니로 들어온 돈은 절대 왼쪽 주머니로 옮기지 않는다'거나 '오른쪽 주머니로 들어온 돈은 반드시 다른 사람의 오른쪽 주머니로 보낸다'는 등이 그것이다. 남의 돈, 즉 정치자금을 받되 정치에 쓰지 개인적으로 챙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정치자금은 대체로 대기업에서 여당으로, 그리고 여당에서 야당으로 흘러가는 것이 관례였다. 기업이 야당에 자금을 직접 주지 못하게 하고 또 여당이 야당의 목줄을 쥐려는 속셈이었겠지만 그래서 그때 야당 하기는 정말로 힘들고 괴로웠다.
오늘날의 정치에서 그런 관행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국민이 정치를 보는 시각도 크게 성숙했고, 감시의 눈도 날카로워졌다. 뭉칫돈이 돌아다닐 만큼 여유도 없어졌고, 이제는 대기업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졌다. 이른바 '차떼기'라는 정치자금의 악행(惡行)은 더 이상 존재할 수가 없어졌다. 그래서 이제는 정치자금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됐다.
곧 본격적인 대선의 계절로 접어든다. '대선 자금'이 음으로 양으로 돌아다닐 시기다. 어차피 돈이 안 드는 정치는 있을 수 없고 또 자기 돈으로 정치할 수 없다면 이른바 '자금'이라는 필요악을 현실화해서 선거의 전면 공영화, 후원금의 100% 공개 관리 등을 통해 검은돈의 흐름을 막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 또 비례대표제의 전면 개혁, 정치 파벌과 보스 체제의 해체, 지역구 제도의 개선, 유료 당원제의 의무화 등 여러 방법을 강구할 시점에 왔다. 돈 안 드는 선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투명한 돈 쓰는 선거'로 갈 수밖에 없다. 정치인 스스로도 더 이상 이런 파렴치한 '제 닭 잡아먹기 쇼' 또는 위선적인 '도마뱀 꼬리 자르기' 게임을 계속할 수는 없지 않은가? [출처]조선일보 오피니언 김대중칼럼 입력 : 2012.09.03 22:39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들...정치인들... 운(運)이 나쁘면 교도소 담장 안으로 떨어질 수도 있고, 운이 좋으면 담장 밖으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놀랍고 신기한 것은 같은 정치인 동료가 돈을 잘못 먹었다가 들통이 나면 모든 정치인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두들겨 패고 요절을 내는 현실이다. 자기 돈 내고 정치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면서도 자기들은 그런 일이 절대 없었다는 듯이 아주 선량한 얼굴과 무죄(無罪)의 몸짓으로 어쩌다 재수(?) 없어 걸린 동료를 징계니, 출당(黜黨)이니, 제명이니 난리를 쳐대는 웃지 못할 코미디를 연출하는 것이다. 위선(僞善)의 극치다. 그것은 마치 도마뱀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기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형국과 닮았다...ㅜㅜ...신기하다...사람의 인두겁을 쓰고 어찌 이럴 수 있는지...내 상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토(?)가 나올 지경이다...ㅜㅜ...^-^
앞에서는 그럴듯한 구호와 명분으로 국민을 현혹하고...정작 본인은 음모와 술수로 위장하는 자들...몰염치...파렴치...등...사이코패스적 기질을 가져야 살아남을 수 있는 집단이 정치꾼이라면 그들을 믿어야 하는 우리는 얼마나 불쌍한 존재인가!...너무 슬프다!...^-^
- 2012년 9월4일 화요일 아점식사 후 우산쓰고 분당천과 중앙공원 산책하고 온 오후 3시...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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