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시조·성가·기도문

아지랑이 ―조오현(1932~ )/원도봉 망월사 범종각 3장

 

아지랑이

 

나아갈 길이 없다 물러설 길도 없다
둘러봐야 사방은 허공 끝없는 낭떠러지
우습다
내 평생 헤매어 찾아온 곳이 절벽이라니

끝내 삶도 죽음도 내던져야 할 이 절벽에
마냥 어지러이 떠다니는 이 아지랑이들
우습다
내 평생 붙잡고 살아온 것이 아지랑이더란

말이냐

 

―조오현(1932~ )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시(2012.10.10)이다. 장석남 교수의 평이다.

 

문밖에 자물쇠를 채운 선방(禪房)을 본 적이 있다. 주위는 고요했고 마음은 서늘했다. 그들이 심심해서, 세상살이가 싫어서 그 방을 찾아간 것이겠는가. 그들의 용맹(勇猛)은 아름답고 그들의 자세는 모두에게 날카로운 경책(警策)이다. 유명 무명 설렁탕집이나 수소문하고 콩자반 타령이나 하는 우리네 일상인들, 진리는 사돈에 팔촌까지도 자취 없고 취업률 타령이나 떠들어대는 속되고 속된 상아탑들을 내려친다. 하나 아무도 아파하지 않는다. 거짓은 힘이 세다. 아주 세다.

지금보다 더 푸근한 안락의자를 차지해 앉겠다고 아귀다툼을 하는 인간이 있고 '한 소식'을 위해 지금보다 더 가파른 깜깜절벽 끝을 찾아가는 인간이 있다. 나는 지금 아지랑이 위에 앉아 있다. 세상 모든 명령이 몸뚱이는 부를 수 있을지 모르나 마음은 얻지 못하는 아지랑이며, 대리석에 꽝꽝 새겨넣은 우스운 묘비명들도 모두 아지랑이다. 그 소식이다!

 

 


 

콜미시인 '조오현'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1942년생으로 나온다...신문의 표기는 1932년생인데...시의 분위기로 보아 승려시인이 맞는 것 같아...블로그에 올려본다...ㅎㅎ...^-^

오현

  • 시인 1942년 3월 14일 출생
    경력

    1998 ~ 대한불교조계종 백담사 회주

  • 1992 ~ 대한불교조계종 신흥사 회주
  • 1991 ~ 대한불교조계종 낙산사 회주
  •   


     

     

     

    원도봉 망월사 범종각 1...우측에 있습니다...^-^

     

    원도봉 망월사 범종각 2

     

    원도봉 망월사 범종각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