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오피니언/테마칼럼/입력 : 2004-07-29 16:25:09
도심의 아파트촌 사이 공장폐수로 오염됐던 하천들이 하나둘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뒤늦게 환경의 중요성을 깨닭은 사람의 노력보다 더욱 기꺼운 건 자연의 놀라운 복원력이다. 맑게 흐르는 물 속에선 버들치와 붕어가 헤엄치고, 철새들도 날아와 피서를 즐기는 천변풍경이 여간 정겹지 않다. 그뿐이랴. 무성한 풀잎들 사이 여름꽃이 둘러 핀 숲 위를 나는 고추잠자리를 보는 건 또 어떤가. 아쉬운 건 아스팔트와 아스콘으로 포장된 산책로와 자전거길이다. 그 길들이 먼지 풀풀 나는 산책로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건 과욕일까.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다운 건 아이들이다. 어제의 아이들이 그랬듯이 오늘의 아이들도 잠자리채를 들고 곤충채집에 나섰다. 숨막히는 속도의 시대에도 잠자리를 잡는 방법은 변함이 없다. 대나무 끝 버들가지 테두리 엮어 달고 거미줄 둘둘 말아 만든 잠자리채 대신 플라스틱 잠자리채 들고 나선 모습만 다를 뿐이다.
저 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수백마리 떼지어 나는 잠자리떼 향해 날쎄게 채를 휘둘러도 돌아오는건 텅텅 빈 채집망 뿐. 그러다 운 나쁘게 걸려든 고추잠자리 몇 마리 잡아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틈만나면 학원으로 내몰리고 과외에 시달리는 우리 아이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아이들이 아이답게 커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냇물에서 미역 감다가 고기도 잡고 가슴 쿵쿵대는 참외서리도 하면서 보냈던 어른들의 여름방학을 그들에게도 돌려줘야 한다. 몇 장 안되는 탐구생활 다 못풀어 개학 전날 엉엉 울던 추억도 없이 아이들이 자랄 수는 없다.
〈사진 노재덕 포토에디터|글 오광수 주말팀장 photoroh@kyunghyang.com〉
숨막히는 속도의 시대에도 잠자리를 잡는 방법은 변함이 없다. 대나무 끝 버들가지 테두리 엮어 달고 거미줄 둘둘 말아 만든 잠자리채 대신 플라스틱 잠자리채 들고 나선 모습만 다를 뿐이다...ㅇㅇ...^-^
냇물에서 미역 감다가 고기도 잡고 몇 장 안되는 탐구생활 다 못풀어 개학 전날 엉엉 울던 추억도 없이 아이들이 자랄 수는 없다...ㅇㅇ...^-^
탐구생활이 아니라... 일기를 다 못써서...엉엉 울었던 기억이 있다...ㅋㅋ...^-^
- 2012년 12월7일 영하10도의 아주 추운날...오전 12시...수산나 -
고추좀잠자리 수컷~ '도라지' 꽃봉오리에 잠자리가 앉았고요...하단에 분홍색 '끈끈이대나물'이 보이네요...ㅎㅎ...^-^
밀잠자리 수컷~ 연꽃 꽃봉오리에 앉았네요...ㅎㅎ...^-^
고추잠자리~ 세모고랭이 이삭에 앉았네요...ㅎㅎ...^-^
나비잠자리 암컷~ 세모고랭이 이삭에 앉았네요...ㅎㅎ...^-^
'포토·펜화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토에세이]절망 끝의 저 눈빛 한없이 슬프다/우리집 망치 4장 (0) | 2012.12.08 |
---|---|
[포토에세이]풀섶 떠난 청개구리의 피서/청개구리 3장 (0) | 2012.12.07 |
[포토에세이]盛夏의 땅, 불타오르는 해바라기/해바라기 5장 (0) | 2012.12.06 |
[포토에세이]뒤늦게 피는 ‘배움의 꽃’/영춘화 등 6장 (0) | 2012.12.06 |
[포토에세이]사람같은 허수아비, 허수아비같은 사람들/육영수여사 생가 5장 (0) | 2012.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