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오피니언/테마칼럼/입력 : 2004-07-22 16:04:43
존경하는 고흐 선생, 당신의 그림 속에서 노랗게 불타던 해바라기가 이땅에도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아를르의 작은 작업실을 해바라기로 가득 채워 고갱에게 바치고 싶으셨겠지요.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을 해바라기에 담아 동생 테오에게 엽신(葉信)도 보내셨고요.
오늘 성하(盛夏)의 땅 한가운데서 불타오르는 해바라기에서도 당신의 열정이 뚝뚝 묻어납니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눈 부릅뜨고 바라보면서 영글어가는 저 꽃의 기운이 여름을 다 녹일 듯합니다. 꽃을 탐하는 벌들도 뜨거운 열정에 데일까봐 조심조심 꽃주위를 날아다닙니다. 스스로 귀를 잘라내던 당신의 광기(狂氣)가 해바라기의 영혼 속에 스며든 게 아닐까요.
그대 떠난 뒤에도 해바라기는 늘 열정으로 불타는 꽃이었죠. 영화 ‘해바라기’에서 소피아 로렌이 걷던 우크라이나 평원의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 밭을 당신도 봤어야 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몸부림치던 소피아 로렌의 절규가 어찌 그렇게 당신의 절망과 닮았던지요. 이땅에서 살다간 한 시인도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빗돌을 세우지 말라/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고 노래했습니다.
선생, 그림 한 점 팔아보지 못한 채 평생을 가난 속에서 살다가셨지요. 뭐 어떻습니까. 당신이 그린 해바라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세상 사람들이 마냥 행복해 하거든요. 저도 오늘 당신 그림을 보면서 잠시 행복했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을 해바라기에 담아 동생 테오에게 엽신(葉信)도 보내셨고요....스스로 귀를 잘라내던 당신의 광기(狂氣)가 해바라기의 영혼 속에 스며든 게 아닐까요....영화 ‘해바라기’에서 소피아 로렌이 걷던 우크라이나 평원의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 밭을 당신도 봤어야 했습니다...."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고 노래했습니다...^-^
해바라기 1
해바라기 2
해바라기 3
해바라기 4
해바라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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