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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펜화 에세이

[포토에세이]사람같은 허수아비, 허수아비같은 사람들/육영수여사 생가 5장

 

[포토에세이]사람같은 허수아비, 허수아비같은 사람들

경향신문/오피니언/테마칼럼/입력 : 2004-07-08 16:14:21

 

 

사람 사는 꼴이 나아지면서 허수아비도 때깔이 나아졌다. 예전엔 허름한 러닝셔츠에 밀짚모자가 고작이었다. 붉은 카디건을 입고 참깨밭을 홀로 지키는 저 하수아비는 분명 어제의 모습이 아니다. 하루종일 새떼와의 싸움을 벌이고 서 있기엔 아까울 정도로 깔끔한 옷을 입고 있다. 웬만한 변장으로는 속아넘어가지 않는 새떼들 덕분이기도 하다. 사람과 가장 가까운 외양과 몸짓으로 치장해야만 새떼들의 습격을 막을 수 있다.


들판을 지키는 허수아비를 마주할 때마다 사람과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사람같은 허수아비, 허수아비같은 사람들이 넘쳐난다. 허수아비들이 사람을 닮아가듯 부평초처럼 부유하는 우리네 삶이 갈수록 허수아비를 닮아간다. 모두가 허수아비처럼 외롭고 외롭다. 텅빈 머릿속엔 짚풀들만 가득하다. 왜 거기 서 있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다.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외로우냐고 묻지 마라/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빈 들판/낡고 헤진 추억만으로 한 세월 견뎌 왔느니/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누구를 기다리느냐고도 묻지 마라/일체의 위로도 건네지 마라/세상에 태어나/한 사람을 마음 속에 섬기는 일은/어차피 고독한 수행이거니/허수아비는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고/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외롭다/사랑하는 그만큼 외롭다’ -이정하 ‘허수아비’

이제 곧 파랗던 들판이 검푸르게 변해갈 것이다. 곡식들이 실팍해지면서 허수아비는 좀더 바빠질 것이다. 갈수록 사람을 닮아가는 허수아비 때문에 새떼들은 하루의 허기를 채우지 못한 채 둥지로 숨어들 이 저녁. 삽자루와 호미 챙겨들고 집으로 돌아가던 농부가 소금기둥처럼 꼼짝않는 허수아비에게 작별의 인사를 건네리라. 사는 일이 원래 외롭고 외로운 거라고.

〈사진 노재덕 포토에디터|글 오광수 주말팀장〉

 

 

콜미붉은 카디건을 입고 참깨밭을 홀로 지키는 저 하수아비는 분명 어제의 모습이 아니다. 하루종일 새떼와의 싸움을 벌이고 서 있기엔 아까울 정도로 깔끔한 옷을 입고 있다. 웬만한 변장으로는 속아넘어가지 않는 새떼들 덕분이기도 하다.

 

자기짱사람같은 허수아비, 허수아비같은 사람들이 넘쳐난다....손도 장갑을 껴서 진짜 손 같으네...ㅋㅋ...^-^

 

- 2012년 12월5일 수요일 오전 9시10분...수산나 -

 

 

옥천 육영수여사 생가

 

옥천 육영수여사 생가~ 사랑채

 

옥천 육영수여사 생가~ 중문채와 연당사랑

 

옥천 육영수여사 생가 앞의 논...2012년 9월6일인데, 벼이삭이 익었어요...ㅎㅎ...^-^

 

옥천 육영수여사 생가 앞의 논...벼이삭이 고개 수그렸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