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오피니언/테마칼럼/입력 : 2004-10-14 16:18:25
아무데나 자전거를 세우면 가게입니다. 아파트 입구쯤이거나 주택가 골목길, 시장통 골목도 괜찮습니다. 큰 짐받이가 달려있는 삼천리표 자전거는 할아버지의 삶 자체입니다. 페달을 밟아 내달릴 때마다 할아버지의 성치 않은 관절처럼 삐그덕거리지만 자전거 한 대로 넉넉히 한 세상 버텨온 거지요. 한때 코흘리개 아들 녀석 태우고 곡마단 구경도 갔습니다. 뒷자리에 앉아 허리를 꼭 껴안고 재잘거리던 아들은 벌써 머리가 희끗한 중년이지요. 가끔 귀여운 손주를 태우고 따르릉거리며 공원에라도 가고 싶지만 고물자전거라며 거들떠도 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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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할아버지는 쓸모없는 것들의 하느님입니다. 살이 부서진 우산이거나 구멍난 양은냄비, 날이 무뎌진 칼들이 할아버지의 손을 거쳐 부활합니다. 할아버지는 아직 멀쩡한 것들을 마구 내다버리는 세태가 영 못마땅합니다. 살 하나만 반듯이 세우면 장맛비도 넉넉히 막아내는 우산에서부터 숯돌에 잘 갈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칼에 이르기까지….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도 그렇습니다. 세상 모든이가 다 소중하다는 게 할아버지의 생각입니다. 쓸모없는 사람이란 애시당초 없다는 게 할아버지의 생각이지요.
오늘도 우산 몇 개, 칼 몇 자루를 되살려낸 할아버지는 이제 곧 좌판을 걷어내고 집으로 돌아가시겠지요. 손주에게 줄 과자 한 봉지 사들고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실 겁니다.
〈사진 노재덕 포토에디터|글 오광수기자〉
누가 뭐래도 할아버지는 쓸모없는 것들의 하느님입니다. 살이 부서진 우산이거나 구멍난 양은냄비, 날이 무뎌진 칼들이 할아버지의 손을 거쳐 부활합니다...ㅎㅎ...^-^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도 그렇습니다. 세상 모든이가 다 소중하다는 게 할아버지의 생각입니다. 쓸모없는 사람이란 애시당초 없다는 게 할아버지의 생각이지요...ㅎㅎ...^-^
구멍난 양은냄비도 땜빵이 가능해졌지요...정말~...아~득한 옛날 일 같습니다...ㅎㅎ...^-^
- 2012년 12월12일 오전 9시40분...수산나 -
탄천의 하천관리 자전거 1
탄천의 하천관리 자전거 2..."공무집행 수행 중 입니다."...말하는 듯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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