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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나이 들기와 글쓰기/할미꽃 7장

 [만물상] 나이 들기와 글쓰기

조선일보/오피니언/사내칼럼/박해현 논설위원

입력 : 2013.01.21 23:10

마흔 살에 문단에 데뷔한 소설가 박완서는 여든에 숨을 거두기까지 쉼 없이 글밭을 일궜다. 그가 일흔일곱에 펴낸 신작 소설집 '친절한 복희씨'는 노년층 풍속을 세밀하게 그려내 '실버 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박완서는 노년의 글쓰기를 하산(下山)에 비유하면서 "내리막길을 품위 있게 내려오고 싶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신인 시절엔 쫓기는 심정으로 '허가받은 거짓말'을 지어냈었다"고 뒤돌아봤다.

▶박완서는 일흔아홉에 마지막 산문집을 내고 이듬해 기품 있게 떠났다. "조의금을 받지 말고 유산은 서울대에 기부하라"고 했다. 소설가 박경리는 '토지'를 완간한 뒤에도 일흔일곱 살까지 새 소설을 썼다. 그는 여든둘에 세상을 뜨기 두 달 전 시 세 편을 문예지에 발표하고 조선일보와 마지막 인터뷰를 했다. "감각과 감수성은 젊은이들과 똑같다. 밤마다 너무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고 했다.

▶보험사는 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소설가 정년을 의사·화가와 함께 예순다섯으로 친다. 그러나 문인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소설가 이문열은 '작가 정년은 여든으로 봐야 한다'고 쓴 적이 있다. 빅토르 위고가 예순에 소설 '레미제라블'을 펴낸 것을 비롯해 인생 황혼기를 황금빛으로 물들인 문인이 많다. 괴테는 여든둘에 '파우스트'를 완성했고 톨스토이는 일흔 넘어서야 '부활'을 내놓았다.

▶얼마 전 일본에서 일흔다섯 살 된 할머니 신인 작가가 아쿠타가와(芥川)문학상을 받아 최고령 수상 기록을 세웠다. 엊그제는 백한 살 할머니 시인이 떠났다. 모아둔 장례비로 아흔여덟에 낸 첫 시집 '약해지지 마'가 150만부나 팔리면서 실버 세대 창작 붐을 일으켰었다. 일본에선 환갑 넘은 신인 작가·시인들이 줄줄이 등단한다. 이제 우리 신춘문예에서도 50·60대 당선자가 낯설지 않다.

▶헤밍웨이는 단편 '노인과 바다'에서 늙은 어부를 이렇게 묘사했다. '머리가 허옇고 수척하지만 두 눈만큼은 바다 빛깔이고 쾌활함과 불굴의 의지로 불탄다.' 요즘 머리카락은 은빛이지만 눈빛은 청춘인 어르신들이 '노인과 바다' 주인공을 닮아 간다. 괴테는 "시신(詩神) 뮤즈는 젊은 시인의 천진무구함도 즐기지만 노(老)시인의 신중한 현명함도 좋아한다"고 했다. 인간 수명은 괴테 시대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제 뮤즈의 입맛도 바뀌어서 오래 묵혀 곰삭은 글맛에 더 끌리는 것일까. 실버 세대가 펜을 창으로 삼아 문학의 바다에서 대어(大魚)를 찍어 올리는 시대다.

 

한턱쏴마흔 살에 문단에 데뷔한 소설가 박완서는 여든에 숨을 거두기까지 쉼 없이 글밭을 일궜다....소설가 박경리는 '토지'를 완간한 뒤에도 일흔일곱 살까지 새 소설을 썼다. 그는 여든둘에 세상을 뜨기 두 달 전 시 세 편을 문예지에 발표하고 조선일보와 마지막 인터뷰를 했다....^-^

 

 빅토르 위고가 예순에 소설 '레미제라블'을 펴내고...괴테는 여든둘에 '파우스트'를 완성했고 톨스토이는 일흔 넘어서야 '부활'을 내놓았다....^-^

 

얼마 전 일본에서 일흔다섯 살 된 할머니 신인 작가가 아쿠타가와(芥川)문학상을 받았다. 엊그제는 백한 살 할머니 시인이 떠났다....^-^

 

요즘 머리카락은 은빛이지만 눈빛은 청춘인 어르신들이 '노인과 바다' 주인공을 닮아 간다...실버 세대가 펜을 창으로 삼아 문학의 바다에서 대어(大魚)를 찍어 올리는 시대다. ...^-^

 

아자! 아자! 파이팅! 실버세대여! 늙었다고 기~ 죽지 말자!...ㅎㅎㅎ...^-^

 

 

- 2013년 1월22일 화요일 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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