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40도 울산, 43도 바그다드 더 뜨거운 그곳이 오히려 시원하다는데
[중앙일보] 입력 2013.08.13 00:19 / 수정 2013.08.13 00:19
심하다. 11일 서울 최고기온이 섭씨 33.2도. 올 들어 가장 뜨거웠다. 며칠 전 40도를 넘봤던 울산보단 덜하겠지만 여간 혹독하지 않았다. 샤워하고 선풍기 앞에 서도 몸은 좀체 식지 않았다. 한 친구는 온 가족이 찜질방 에어컨 아래에서 잠을 청했단다. 아예 집 근처 모텔로 피서를 떠난 젊은 부부도 있다.
불현듯 떠오르는 중학교 국어시간. 제자 모두의 ‘첫사랑’이던 국어 선생님이 하도 실감나게 가르쳐 여태 기억에 남아 있다. ‘속대발광욕대규(束帶發狂欲大叫)’라는 두보의 시 구절인데 “의관을 갖추고 있자니 (더위에) 미칠 것 같아 고함 지르고 싶다”는 뜻. 괜히 웃음이 난다. 나라 걱정하던 시성(詩聖)도 더위에 지쳐 지금으로 치면 ‘반바지에 샌들 차림’ 출근을 꿈꾼 것 같아서 말이다.
오래전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서 읽은 내용도 떠오른다. 여름에 이라크 남부 바스라를 지나는데 전쟁으로 도시가 포위됐다. 하지만 시민들은 전쟁 걱정보다 더위를 피해 물 항아리에 뛰어들기에 바빴다. 그사이 침공군도 뜨거운 모래바람에 자멸했다. 한여름 땡볕은 전쟁보다 더 무서웠던 것이다.
12일자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엔 생뚱맞은 기사가 실렸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는 지난 8일 최고기온이 무려 43도였는데도 시민들은 전보다 ‘시원한(cooler)’ 요즘 날씨에 만족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7월 평균 최고기온이 43도로 지난해 같은 달의 46도보다 조금 낮았을 뿐인데도 말이다. 이라크 기상청장은 “지난해엔 49도를 넘는 날이 종종 있었는데 그런 날이면 사람들의 감정이 날카로워지고 행동이 거칠어지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조금만 시원해져도 사람들은 서로 잘 지내는데 올해는 그 뜨거웠던 지난해와 날씨가 사뭇 다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수은주가 몇 도만 떨어져도 인간의 반응이 확 달라진다는 소리다.
채인택 논설위원
11일 서울 최고기온이 섭씨 33.2도. 올 들어 가장 뜨거웠다. 며칠 전 40도를 넘봤던 울산보단 덜하겠지만 여간 혹독하지 않았다. 샤워하고 선풍기 앞에 서도 몸은 좀체 식지 않았다. 한 친구는 온 가족이 찜질방 에어컨 아래에서 잠을 청했단다. 아예 집 근처 모텔로 피서를 떠난 젊은 부부도 있다.
‘속대발광욕대규(束帶發狂欲大叫)’라는 두보의 시 구절인데 “의관을 갖추고 있자니 (더위에) 미칠 것 같아 고함 지르고 싶다”는 뜻.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는 지난 8일 최고기온이 무려 43도였는데도 시민들은 전보다 ‘시원한(cooler)’ 요즘 날씨에 만족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7월 평균 최고기온이 43도로 지난해 같은 달의 46도보다 조금 낮았을 뿐인데도 말이다. 이라크 기상청장은 “지난해엔 49도를 넘는 날이 종종 있었는데 그런 날이면 사람들의 감정이 날카로워지고 행동이 거칠어지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조금만 시원해져도 사람들은 서로 잘 지내는데 올해는 그 뜨거웠던 지난해와 날씨가 사뭇 다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수은주가 몇 도만 떨어져도 인간의 반응이 확 달라진다는 소리다.
이라크에선 최근 끝난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기간 중 자살 폭탄테러 등으로 67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예년보다 상대적으로 덜 더운 때문인지 시민 반응은 비교적 차분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느끼는 더위란 게 결국 상대적인 것에 불과한지, 아니면 인간 자체가 불과 온도 몇 도 차이에 육체적 만족도는 물론 사회에 대한 반응까지 오락가락하는 ‘갈대’ 같은 존재라는 뜻인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권석천의 시시각각] '폭염 좀비' 들이 출몰하는 나라
[중앙일보] 입력 2013.08.14 00:48 / 수정 2013.08.14 00:48
그러니까 ‘전력대란과의 전쟁’이 선포된 건 지난 일요일(11일)이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국전력 본사 상황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했다. 윤 장관은 “발전기 한 대만 고장 나도 순환 단전을 해야 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나라가 어려울 때 늘 정부를 믿고 도와주셨듯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의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렇게 ‘공포의 월·화·수’는 시작됐다. 전국 2만여 개 공공기관의 에어컨 전원스위치가 한꺼번에 내려졌다. 공무원들은 암실 속에서 컴퓨터 모니터에 휑한 눈을 껌뻑이다 바람 통하는 곳을 찾아 어두운 복도를 비척거리며 걷는다. 대기업도 전력위기 극복을 위한 전기절약 캠페인에 동참해 생산 차질을 감내하고 있다. 회사원들 와이셔츠는 땀에 전 지 오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역시 설국열차가 아닌 “열국(熱國)열차”다. “덥고 눈 아프고 일이 안 된다”는 호소와 “더위에 지쳐 말을 잊은 좀비들” “인권유린”이란 자조가 넘쳐난다. “냉방 욕구 자극하는 에어컨 광고를 제한하자”는 냉소로 열기를 식힌다. 바야흐로 국가가 신체를 넘어 정신까지 통제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공무원과 회사원들을 순식간에 ‘폭염 좀비’로 만든 “올여름 최대의 전력위기”(윤 장관)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가장 큰 책임은 전력 수요 변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정부 자체에 있다. 2006년 말 정부는 2012년 최대 수요가 6712만㎾일 것으로 추정했으나 실제로는 7429만㎾였다.
지금까지 검찰 원전비리 수사단이 기소한 비리 관련자는 90여 명으로 이중 26명이 구속됐다. 한국수력원자력 부장과 지인 집에서 6억여원의 현금다발이 발견됐고 그에게 10억원을 건넨 혐의로 현대중공업 전·현직 임직원들이 구속됐다. 나아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 대한 로비 의혹까지 불거지며 권력형 게이트로 번질 조짐이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처벌이다. 사회에 미친 영향을 감안해 형량이 가중되겠지만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 대법원은 최근 비슷한 혐의(뇌물)로 기소된 한수원 전직 간부들에게 징역 10월~8년형을 확정했다. 과연 이 정도 처벌이 전국을 공포에 빠뜨리고 산정하기 힘든 피해를 끼친 죄의 대가로 적정한 것일까.
감정적 대응으로 스트레스를 풀자는 얘기가 아니다. 경제가 고도화되고 사회의 네트워크가 촘촘해지면서 한 개인이나 집단의 범죄가 가공할 결과를 낳곤 한다. 이번 비리가 사고로 이어졌을 경우 재앙을 몰고 왔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 안전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범죄에 대해선 징벌적 성격을 대폭 강화해 재발 방지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미국 법원이 여성들을 납치해 10년간 성폭행한 자에게 종신형과 징역 1000년을, 분식회계로 경제를 뒤흔든 엔론 최고경영자에게 징역 24년을 선고한 이유다.
개인과 기업이 절전에 게을렀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죄책감을 갖는 건 정상이 아니다. 정전 불안에 목숨을 위협 받는 환자들은 또 어떠한가. 우리가 “거위 깃털” 소리 들으면서도 세금을 내는 건 국가가 생명과 재산, 최소한의 문명 생활을 보장해줄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그 기대만큼은 지켜주길 바란다.
권석천 논설위원
이마와 턱밑에 땀이 차오른다. 더위가 숨통을 조여 온다. ... ‘전력대란과의 전쟁’이 선포된 건 지난 일요일(11일)이었다....그렇게 ‘공포의 월·화·수’는 시작됐다. 전국 2만여 개 공공기관의 에어컨 전원스위치가 한꺼번에 내려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역시 설국열차가 아닌 “열국(熱國)열차”다. “덥고 눈 아프고 일이 안 된다”는 호소와 “더위에 지쳐 말을 잊은 좀비들” “인권유린”이란 자조가 넘쳐난다. “냉방 욕구 자극하는 에어컨 광고를 제한하자”는 냉소로 열기를 식힌다. 바야흐로 국가가 신체를 넘어 정신까지 통제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공무원과 회사원들을 순식간에 ‘폭염 좀비’로 만든 “올여름 최대의 전력위기”(윤 장관)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이 11%의 계산 착오를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위기로 악화시킨 주범은 원전 비리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고리 1, 2호기 등 원전 3기가 멈춘 상태다. ... 지금까지 검찰 원전비리 수사단이 기소한 비리 관련자는 90여 명으로 이중 26명이 구속됐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처벌이다. 사회에 미친 영향을 감안해 형량이 가중되겠지만 기본적인 한계가 있다. 대법원은 최근 비슷한 혐의(뇌물)로 기소된 한수원 전직 간부들에게 징역 10월~8년형을 확정했다. 과연 이 정도 처벌이 전국을 공포에 빠뜨리고 산정하기 힘든 피해를 끼친 죄의 대가로 적정한 것일까.
경제가 고도화되고 사회의 네트워크가 촘촘해지면서 한 개인이나 집단의 범죄가 가공할 결과를 낳곤 한다. 이번 비리가 사고로 이어졌을 경우 재앙을 몰고 왔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 안전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범죄에 대해선 징벌적 성격을 대폭 강화해 재발 방지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개인과 기업이 절전에 게을렀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죄책감을 갖는 건 정상이 아니다. 정전 불안에 목숨을 위협 받는 환자들은 또 어떠한가. 우리가 “거위 깃털” 소리 들으면서도 세금을 내는 건 국가가 생명과 재산, 최소한의 문명 생활을 보장해줄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그 기대만큼은 지켜주길 바란다.
[폭염과 원전비리]
2013년 8월14일...요즘 더워도 너무 덥다...숨이 턱턱 막히게 덥다...그러나 갈데도 없다...백화점이나 공공기관도 절전운동(?)으로 덥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분수대] 칼럼에서 두보의 시 구절 ‘속대발광욕대규(束帶發狂欲大叫)’ 란 말이 소개되었다...“의관을 갖추고 있자니 (더위에) 미칠 것 같아 고함 지르고 싶다”는 뜻이라고 한다...ㅎㅎ...^-^
의관을 갖추고 있지 않은 반라(?)의 상태인데도...더위에 미칠 것 같아 고함 지르고 싶다...ㅠㅠ...^-^
일주일 전인 8월7일에...동생을 만났는데...그 때 동생에게......
요즘 내 마음안에서 신경질이 요동치며 올라오는데...원인을 모르는 이상한 증세라고 하소연 한 적이 있다...ㅠㅠ...^-^
그 때만 해도 신경질의 이유를 몰랐는데...지금 중앙일보 [분수대] 칼럼을 읽으니...
'습기를 동반한 폭염' 때문에...불쾌지수가 높아지고...체력의 한계치가 오면서...신경질이 요동을 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ㅠㅠ...^-^
사람이라는 존재가 불과 온도 몇 도 차이에 육체적 만족도는 물론 사회에 대한 반응까지 오락가락하는 ‘갈대’ 같을 수 있다고.....
[분수대] 칼럼에서 그 실예를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는 지난 8일 최고기온이 무려 43도였는데도 시민들은 전보다 ‘시원한(cooler)’ 요즘 날씨에 만족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7월 평균 최고기온이 43도로 지난해 같은 달의 46도보다 3도 낮았을 뿐인데도 말이다....이라크 기상청장은 “지난해엔 바그다드가 49도를 넘는 날이 종종 있었는데 그런 날이면 사람들의 감정이 날카로워지고 행동이 거칠어지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조금만 시원해져도 사람들은 서로 잘 지낸다고 한다"...^-^
또한 이라크에선 최근 끝난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기간 중 자살 폭탄테러 등으로 67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예년보다 상대적으로 덜 더운 때문인지 시민 반응은 비교적 차분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아파트 관리실에서 방송을 한다...ㅠㅠ...^-^
"최근 국가적인 전력대란을 막기위해...범국가적인 절전운동에 동참해 주기를 당부하오니...에어콘 사용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ㅠㅠ...^-^
신경질이, 짜증이, 조급증이 일어나는데도....에어콘 사용은 자제해 달라는 방송을 듣는다...애국심(?)은 힘없는 서민들만 발휘해야 하는 것인가?...ㅠㅠ...^-^
중앙일보 칼럼 [권석천의 시시각각] '폭염 좀비' 들이 출몰하는 나라에서 .....
우리를 이렇게 짜증나게 만든 전력난의 주범은 '원전 비리' 이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고리 1, 2호기 등 원전 3기가 멈추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검찰 원전비리 수사단이 기소한 비리 관련자는 90여 명으로 이중 26명이 구속됐다고 한다. ...^-^
문제는 이들에 대한 처벌이다. 대법원은 최근 비슷한 혐의(뇌물)로 기소된 한수원 전직 간부들에게 징역 10월~8년형을 확정했다. 과연 이 정도 처벌이 전국을 공포에 빠뜨리고 산정하기 힘든 피해를 끼친 죄의 대가로 적정한 것일까???
이번 비리가 사고로 이어졌을 경우 재앙을 몰고 왔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 안전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범죄에 대해선 징벌적 성격을 대폭 강화해 재발 방지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내 생각에도...이와같은 권력형 비리는 사형(?)에 준하는 일벌백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ㅠㅠ...^-^
개인과 기업이 절전에 게을렀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죄책감을 갖는 건 정상이 아니다. 정전 불안에 목숨을 위협 받는 환자들은 또 어떠한가. 우리가 “거위 깃털” 소리 들으면서도 세금을 내는 건 국가가 생명과 재산, 최소한의 문명 생활을 보장해줄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그 기대만큼은 지켜주길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발이지...부정 부패 부조리, 권력형 비리 등이 발 붙이지 못하는 청량한 사회...힘없는 을이 갑의 횡포에 휘둘리지 않는 사회를 구축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ㅎㅎ...^-^
- 2013년 8월14일 수요일...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에...수산나 -
매미 우화 후 껍질 1...2012. 8.16.(수)...분당 중앙공원에서...^-^
매미 우화 후 껍질 2...2012. 8.16.(수)...분당 중앙공원에서...^-^
매미 우화 후 껍질 3...2012. 8.16.(수)...분당 중앙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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