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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시가 있는 아침] 무쇠 솥-장석남(1965~ )/2012 안성세계민속축제 안성주물 등 5장

[시가 있는 아침] 무쇠 솥

[중앙일보] 입력 2013.09.24 00:28 / 수정 2013.09.24 00:28

무쇠 솥
-장석남(1965~ )

양평 길 주방기구종합백화점

수만 종류 그릇의 다정함과 반짝임과 축제들 속에서

무쇠 솥을 사 몰고 왔다

―꽃처럼 무거웠다

솔로 썩썩 닦아

쌀과 수수와 보리를 섞어 안친다

푸푸푸푸 밥물이 끓어

밥 냄새가 피어오르고 잦아든다

그사이

먼 조상들이 줄줄이 방문할 것만 같다

별러서 무쇠 솥 장만을 하니

고구려의 어느 빗돌 위에 나앉는 별에 간 듯

큰 나라의 백성이 된다

이 솥에 닭도 잡아 끓이리

쑥도 뜯어 끓이리

푸푸푸푸, 그대들을 부르리

시인 장씨, 제겐 친정 오라비 같은 사내라 큰오빠로 저장되고 불리는 석남 장씨에게 부럽다 할 곁가지들이 꽤나 많아서요, 가끔 그가 밑동 굵은 나무라는 걸 알면서도 폴짝폴짝 그 가지들을 탐해보려 손을 뻗어볼 때가 있습니다. 갖겠다는 욕심만으로 가질 수 없는 게 비단 사랑이나 어디 돈뿐이겠습니까. 재주만큼 어떤 재주로도 가질 수 없는 타고남이라는 것 또한 그럴진대 석남 시인이 딱 그 짝입니다. 애초에 시인으로 생겨먹고 나날이 시인으로 굴러먹더란 말입니다. 양평 길을 저도 수차례 오간 기억이 있습니다만 해장국집이나 오리집, 가지가지 반찬가지 한정식집이나 메모했을 뿐 한 사내로 하여금 꽃처럼 무거운 무쇠 솥을 사 몰고 오도록 꼬여낸 적은 없지요. 썩썩 닦은 솥 하나에 시공간을 푸푸 끓여 오늘을 사는 나의 순정을 뜨끈하게 증거로 보이는 한 사내의 오지랖. 시가 멀찍이서 내게 돌이나 던질 때 저는 종종 석남 시인의 시 구절을 욉니다. ‘어떤 기다림도 잊고 다만 기다림의 자세만으로 생을 채우려 용맹정진하는 왜가리’라 할 때 방점은 딱 거기 ‘자세’에 찍어둔 채!

<김민정·시인>

 


장석남(張錫南, 1965년 8월 3일 ~ )은 대한민국시인이다. 인천광역시 덕적도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인하대학교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한양여자대학 문예창작과 교수(2003~)로 재직 중이다. 신서정파로 분류되기도 한다.

 
장석남 시인, 대학 교수
출생
1965년 8월 3일 (만 48세), 인천 | 뱀띠, 사자자리
데뷔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
소속
한양여자대학 교수
학력
인하대학교 대학원 

경력 

  • 2003 ~ 한양여자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수상
  • 2010 제10회 미당문학상
  • 1999 제44회 현대문학상 시부문상
  • 1992 제11회 김수영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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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안성세계민속축제...안성 옛장터...'안성주물' ...가마솥과 펌프...^-^

 

2012 안성세계민속축제...안성 옛장터...'대장간'...^-^

 

2012 안성세계민속축제...안성 옛장터...'대장간'의 물건...^-^

 

2012 안성세계민속축제...안성 옛장터...'대장간'의 물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