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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 사람이 위안이다 (박재화)

 

☆ 사람이 위안이다 (박재화)

살다보면
사람에 무너지는 날 있다
사람에 다치는 날 있다

그런 날엔
혼자서 산엘 오른다
해거름까지 오른다

오르다보면
작은 묏새무리 언덕을 넘나든다
그 서슬에 들찔레 흔들리고
개미떼 숨죽이는 것 보인다

그림자 없이 내려오는 숲속
순한 짐승들
어깨 비비는 소리 가득하여

사람에 무너지는 날에도
사람이 그립고
사람에 다치는 날에도
사람은 위안이다

 

☞우리 길 카페에서 어느 분이 연재한 것을 퍼 왔다. "사람이 무너지는 날에도 사람이 그립고, 사람이 다치는 날에도 사람은 위안이다."는 글이 좋다.

 

 

원추리

 

 

☆ 한계령 (양희은 노래)

저 산은 내게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고
달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

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내 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 그러나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네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 "한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눈물 구름이 아닌 은총 구름 몰고 다니는 한줄기 바람처럼, 떠도는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왕원추리

 

 

■ 나와의 대화


''그러나 나는 나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열어 보일 수 없었다.
나로서는 그것이 무척 괴로웠지만
사회는 끊임없이 속마음을 숨기라고 요구하고,
그렇게 숨기는 일을 예의나 분별
혹은 현명이라고 멋대로 이름 붙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삶은
온통 가장 무도회가 되고 만다.
이러한 세상에 살면서
솔직하게 속마음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독일인의 사랑, 막스 뮐러 저>

 

☞ "사회는 끊임없이 속마음을 숨기라고 요구하고, 그렇게 숨기는 일을 예의나 분별 혹은 현명이라고 멋대로 이름 붙인다."

"우리 삶은 온통 가장 무도회가 되고 만다." ....마음이 아프다...내 책임도 있는 듯 하다... ♡♥

 

 

술패랭이

 

■ 주먹 펴기

<노고단 고개>

돌이 많은 지형 탓인지 어디에나 있는 돌탑.
하나 하나 사연과 염원을 담은 그 모습이 위태위태하다.

오늘 나 또한 두 손 가득 무언가를 그러모아
이 산에 올랐을 터!

정상에 올라 꽉 쥔 주먹 펴보니
버려야 할 것들 뿐이다.

새끼 손가락에 어림없는 욕심이
약지에 쓸데없는 근심이
중지에 받고만 싶은 사랑이
검지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
대롱대롱 걸려있다.

애써 털어버리려 하나
좀처럼 펴지지 않는 엄지.
누군가 내 손목을 지긋이 잡아주길 기다리는
부질없는 소망

결국 저 탑은
나의 염치없는 욕심으로 마천루가 되어간다.

☞ 손가락마다 들어있는 버려야 할 것들...어림없는 욕심(새끼), 쓸데없는 근심(약지), 받고만 싶은 사랑(중지), 존재하지도 않는 것에 대한 그리움(약지), 내 손목을 지긋이 잡아주길 기다리는 부질없는 소망(엄지) 등 꼭~ 내 마음의 표현이다. 공감이 간다...★☆★☆ 별4개, 빼어난 글 솜씨다...

 

염치없는 욕심이라도 주님께 청원하면 들어 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노고단 돌탑  

 

■ 내가 산에 가는 이유


달큰한 흙내음
산그늘에 타오르는 명암과 채도
바람에 공명하는 수풀 속삭임
발밑에 아스러지는 바스락거림


가뿐 숨
가슴골로 흐르는 땀방울
내내 함께 걸어온 네 생각
산아래 계곡, 찬 세수로 떨궈버렸는데


어느새
탁배기 한 잔에 담겨있는 너
나도 모르게 저 산을 되돌아 갔나보다
너를 주우러

 

 

노고단

 

■ 내려 놓기


☆짐 (한글자, 정철)

짐의 무게는

지고 가야 할 거리에 비례하고
내려놓을 때 얻는 기쁨에 반비례한다.

짐이 무거울수록
지고 가야 할 거리가 아니라
내려놓는 기쁨을 지고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