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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2년 8월 22일 월요일[(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이수철-조재형 신부 강론

[매묵]2022년 8월 22일 월요일[(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이수철-조재형 신부 강론

 

오늘 전례

1900년 무렵부터 마리아께 ‘여왕’의 영예가 주어져야 한다는 요청이 많았다. 1925년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해지면서 이러한 요청은 더욱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1954년 비오 12세 교황은 마리아께서 여왕이심을 선언하고 해마다 5월 31일에 그 축일을 지내도록 하였다. 그 뒤 로마 전례력의 개정에 따라, 마리아를 천상 영광에 연결시키고자 성모 승천 대축일 뒤로 옮겼으며, 축일 이름도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로 바꾸었다. 이날 교회는 성모 승천의 영광을 거듭 확인하며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를 위한 구원의 도구가 되신 것을 기린다.

입당송

시편 45(44),10 참조
황금으로 단장한 왕비, 당신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

본기도

하느님,
성자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를 저희 어머니요 모후로 모시게 하셨으니
저희가 그분의 전구로 보호를 받아
하늘 나라에서 하느님 자녀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실바누스와 티모테오와 함께, 테살로니카 사람들의 교회에 인사하며,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위선자이며 눈먼 인도자들이라고 하시며 그들이 불행하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의 이름이 여러분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여러분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을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2서 시작입니다.1,1-5.11ㄴ-12
1 바오로와 실바누스와 티모테오가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테살로니카 사람들의 교회에 인사합니다.
2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3 형제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 때문에
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크게 자라나고
저마다 서로에게 베푸는 여러분 모두의 사랑이 더욱더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4 그래서 우리는 여러분이 그 모든 박해와 환난을 겪으면서도 보여 준
인내와 믿음 때문에, 하느님의 여러 교회에서 여러분을 자랑합니다.
5 이는 하느님의 의로운 심판의 징표로,
여러분이 하느님의 나라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사실 여러분은 하느님의 나라를 위하여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11 우리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여러분의 모든 선의와 믿음의 행위를 당신 힘으로 완성해 주시기를 빕니다.
12 그리하여 우리 하느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에 따라,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이 여러분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여러분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6(95),1-2ㄱ.2ㄴ-3.4-5(◎ 3 참조)
◎ 모든 민족들에게 주님의 기적을 전하여라.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주님께 노래하여라, 온 세상아. 주님께 노래하여라, 그 이름 찬미하여라. ◎
○ 나날이 선포하여라, 주님의 구원을. 전하여라, 겨레들에게 그분의 영광을, 모든 민족들에게 그분의 기적을. ◎
○ 주님은 위대하시고 드높이 찬양받으실 분, 모든 신들 위에 경외로우신 분이시네.
민족들의 신들은 모두 헛것이어도, 주님은 하늘을 지으셨네. ◎

복음 환호송

요한 10,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 알렐루야.

복음

<불행하여라,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3,13-22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13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 나라의 문을 잠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들어가게 놓아두지 않는다.
(14)·15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개종자 한 사람을 얻으려고
바다와 뭍을 돌아다니다가 한 사람이 생기면,
너희보다 갑절이나 못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16 불행하여라,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성전의 금을 두고 한 맹세는 지켜야 한다.’고 너희는 말한다.
17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금이냐, 아니면 금을 거룩하게 하는 성전이냐?
18 너희는 또 ‘제단을 두고 한 맹세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제단 위에 놓인 예물을 두고 한 맹세는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19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
예물이냐, 아니면 예물을 거룩하게 하는 제단이냐?
20 사실 제단을 두고 맹세하는 이는
제단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고,
21 성전을 두고 맹세하는 이는 성전과 그 안에 사시는 분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며,
22 하늘을 두고 맹세하는 이는
하느님의 옥좌와 그 위에 앉아 계신 분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이사 9,1-6)와 복음(루카 1,26-38)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기도

주님,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기념하여 이 예물을 드리며 간절히 청하오니
십자가에서 자신을 깨끗한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저희 구원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1 : 어머니이신 마리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하고
복되신 평생 동정 마리아 ( ) 축일에
아버지를 찬송하고 찬양하고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성모님께서는 성령으로 외아들을 잉태하시고
동정의 영광을 간직한 채
영원한 빛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낳으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사들이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고
주품천사들이 흠숭하며 권품천사들이 두려워하고
하늘 위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복된 세라핌이
다 함께 예배하며 환호하오니
저희도 그들과 소리를 모아 삼가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영성체송

루카 1,45 참조
주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복되시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 양식을 받아 모시고 간절히 비오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공경하고 기념하는 저희가
영원한 천상 잔치에 참여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배움의 여정

-회개, 사랑, 겸손, 지혜-

 

“평소의 삶자체가 피정준비이다.”

 

 

피정 지도에 앞서 문득 떠오른 생각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일주간 수도회 피정 지도차 수도원을 떠납니다. 저부터 최대한 침묵과 절제와 노력으로 참된 회개와 재정비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오늘 역시 이런저런 묵상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어제는 주일이었지만 성 비오 10세 교황 기념일이기도 했습니다. 20세기 전통주의자로 일컬어지는 성 비오 10세는 20세기 근대주의자라는 평을 받던 성 요한 23세 교황과 대척점에 있었던 성인 교황이었습니다. 

 

마치 교황 베네딕도 16세 전임 교황과 프란치스코 현임 교황의 관계와 흡사한 느낌입니다. 색깔만 다를뿐 참으로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교회를 사랑했다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마치 좌우左右의 날개로 하늘을 나는 새처럼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성인 교황들입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보물들 같은 교회의 성인들을 통해 참 많이 배웁니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입니다. 매일미사책 소개가 간명하고 좋아 공부하는 마음으로 인용합니다. 1900년 무렵부터 마리아께 여왕의 영예가 주어져아 한다는 요청이 많았고, 1925년 연중시기의 마지막 주일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해지면서 이런 요청은 더욱 증가합니다.

 

그리하여 1954년 비오 12세 교황은 마리아께서 여왕이심을 선언하고 해마다 5월31일에 그 축일을 지내도록 하였으며, 그후 로마 전례력의 개정에 따라, 마리아를 천상 영광에 연결시키고자 성모승천 대축일 1주일 뒤로 옮겨 오늘 8월 22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미사를 봉헌합니다. 입당송 시편도 이에 걸맞게 적절합니다.

 

“황금으로 단장한 왕비, 당신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

 

참으로 겸손으로 한없이 낮아지고 비워졌기에 이런 천상 영광의 왕비, 임금의 어머니 모후(母后)입니다. 성모님으로부터 평생 배우는 바 겸손입니다. 어제의 “겸손은 아름답다, 교만은 추하다!”라는 순간적 깨달음을 잊지 못합니다. “첫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라는 속담도 생각났습니다. 작금의 정치 현실을 보면서 깨닫는 평범한 진리입니다. 

 

이제는 쟈크가 단추를 대신하기에 앞으로는 단추란 말도 사어死語가 될 것 같습니다. 첫단추를 잘 끼우지 못하면 아무리 그 다음 잘 끼워도 여전히 우스운 모습일 뿐입니다. 아무리 늦었어도 처음부터 새로 단추를 끼워야 할 것입니다. 바로 첫단추를 새로 끼우는 일이 회개입니다.

 

참 어렵고 중요한 일이 참사람이 되는 일입니다. 그리스도는 살아 계시고, 우리 믿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지금’입니다. 옛 사막수도자들은 그리스도처럼 ‘참으로 살고 싶은 마음’에 사막을 찾았습니다. 평생 “침묵-경청-순종-겸손”의 배움의 여정에 충실할 때 참 사람입니다. 배움의 여정과 더불어 함께 가는 “회개-사랑-겸손-지혜”요 참사람의 실현입니다.

 

얼마전 입대한 잊지 못할 젊은이 요아킴을 생각하면 늘 애틋한 마음입니다. 태중에 있을 때부터 안 젊은이요 군입대 전까지 지켜본 삶이요 입대시에 주고 받은 카톡입니다.

 

“사랑하는 김 아리 요아킴에게

오늘 8월1일은 요아킴 입대날이군요. 아리위해 8월 한달 미사봉헌합니다. 아무쪼록 착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충실하면 하느님과 동료병사들도 아리를 사랑하고 신뢰하여 잘 도와 줄 것입니다.”

 

문자 메시지에 이어 이사야서 41장 10절 말씀을 써주었고, 곧 답신을 받았습니다.

 

“신부님, 귀한 시간 저에게 내어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신부님도 건강하시고, 저도 멋진 사람이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요아킴의 입대후 동료 병사들과 찍은 사진을 보니 잘 생긴 젊은이들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정말 전쟁은 없어야 겠다는 마음이 절실했습니다. 이런 한 둘뿐인 젊은 자식들이 전사한다면 부모는 물론 나라에도 얼마나 큰 슬픔이요 불행이요 손실이겠는지요! 죽을려면 늙은이가 죽어야지 무죄한 젊은이가 죽는다면 이런 부조리도, 이보다 더 큰 죄악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아리가 분대장이 되었다기에 즉시 그 고모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아리에게 전하라 보냈습니다.

 

“분대장이면 동료 병사들에게 섬김의 리더십이 인정된 것이니 가문의 영광이고 지극히 자랑스러운 일이라 크게 기뻐할 경사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진실이 담긴 덕담입니다. 섬김과 겸손을 배우는 공동생활입니다. 공동체의 리더가 지녀야 할 덕목이 섬김과 겸손이요, 이래야 비로소 사람이 됩니다.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은 평생 과정입니다. 그리하여 오늘 강론 제목은 저절로 “배움의 여정-회개, 사랑, 겸손, 지혜-”로 정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불행 선언의 대상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무지의 절정입니다.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참으로 회개가 절실한 무지의 사람들입니다. 무지의 악, 무지의 병, 무지의 죄입니다. 바로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우리에게도 회개의 반면교사가 됩니다. “행복하여라”가 아닌 “불행하여라”라는 말마디에서 주님의 탄식과 슬픔, 분노를 느낍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불행하여라,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지에 눈먼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주객전도, 본말전도, 분별력 상실의 현실을 개탄하는 예수님입니다. 새삼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또는 “원판 불변의 법칙”, “변질이 아니라 본질이 드러난 것”이란 부정적 견해가 떠오릅니다. 이래서 회개의 은총이 절실한 것입니다. 자기를 모르는 무지의 악이, 죄가, 병이 너무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유일한 희망은 회개 은총뿐입니다. 참으로 회개하여 자기를 알 때 겸손, 사랑, 지혜요 이런 평생 회개를 통한 배움의 여정을 통해 비로소 참사람이 되어 가는 우리들입니다. 복음의 예수님과 율법학자들, 바리사이들 관계와 제1독서의 바오로 사도와 테살로니카 교회의 신도들과의 관계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바오로 사도에게 칭찬을 듣는 테살로니카 신도들의 겸손하고 순수하고 충실한 모습은 복음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과는 정반대입니다. 우리에게 큰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되는 바오로 사도의 격려 말씀이 너무 품격있고 아름다워 그대로 많은 부분을 인용합니다. 

 

“우리는 여러분 때문에 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크게 자라나고 저마다 서로에게 베푸는 여러분 모두의 사랑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모든 박해와 환난을 겪으면서도 보여 준 인내와 믿음 때문에, 하느님의 여러 교회에서 여러분을 자랑합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나라를 위하여 고난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여러분의 모든 선의와 믿음의 행위를 당신 힘으로 완성해 주시기를 빕니다.”

 

그대로 오늘의 우리 모두를 향한 격려 말씀처럼 들립니다. 참으로 시공을 초월하여 바오로 사도와 테살로니카 교회 신자들을 통해 크게 깨닫고 많이 배웁니다. 마지막 말씀대로 우리의 삶도 그랬으면 소원이겠습니다.

 

“그리스도의 은총에 따라,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이 우리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우리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을 것입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오늘도 주 예수님의 이름이 우리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우리도 그분 안에서 영광을 받는 하루의 삶이 될 수 있도록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의 자비를 청합시다. 오늘 아름다운 본기도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느님, 성자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를 저희 어머니요 모후로 모시게 하셨으니, 저희가 그분의 전구로 보호를 받고, 하늘 나라에서 하느님 자녀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아멘.


2.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산보하면서 강의 듣는 것은 하루를 지내는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역사 이야기를 듣기도하고, 문학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현재 일어나는 사건의 심층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는 현대인들에게 가치와 의미를 잃어가는 종교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종교가 사회를 걱정하고 이끌어갔는데 요즘은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종교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천국과 지옥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이야기하는 기존의 종교 패러다임은 현대인들을 종교로 끌어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교의 가르침과 제도 역시 현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종교를 떠나는 탈종교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아예 종교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주류를 이루던 종교인 그리스도교는 성소자의 감소와 냉담자의 증가로 규모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이는 미주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스 큉은 하나의 종교만 아는 것은 진정으로 종교를 아는 것이 아니다. 이웃의 종교를 이해하고 대화해야 한다. 이웃의 종교와 대화하지 않으면 평화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종교의 순기능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용기를 줍니다. 지금 겪고 있는 시련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줍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잘못한 이를 용서하면서 평화를 얻습니다. 하늘나라와 영원한 생명에 대한 믿음은 허무할 수 있는 인생을 가치 있게 해주고, 삶의 목적을 갖게 해 줍니다. 그러나 종교의 역기능도 있어왔습니다. 특히 종교와 권력이 하나가 될 때는 권위와 폭력이 생겼습니다. 이방인과 다른 종교를 신의 이름으로 탄압하고 죽이기도 했습니다. 성인이 되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도 교회가 역사와 이웃에게 잘못했던 일을 겸허하게 사과했고, 용서를 청했습니다. 캐나다를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교회가 원주민들에게 잘못했던 것을 사과하고 용서를 청했습니다.

 

인간을 다른 생명과 구별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성이 있고, 도구를 사용하고, 언어와 글을 사용합니다. 인간을 다른 생명과 구별하는 또 다른 특징은 종교입니다. 인간은 종교를 갖고, 종교생활을 하는 생명입니다. 다른 생명은 신화와 종교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종교란 궁극의 실재를 믿고, 그것을 위해서 헌신하는 것입니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믿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 헌신한다면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이 종교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위해서 살고 있습니다. 이념, 사상, 신념을 위해서 헌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위해서 살아왔습니다. 자본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민족주의를 위해서 헌신한다면 그것이 종교가 될 수 있습니다. 종교는 그것을 통해서 변화(Transformation)' 되는 것입니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나오면 엄청난 세상을 보게 됩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날게 된다면 또 다른 세상을 보게 됩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문제의 해결을 종교에서 찾지 않습니다. 검색의 시대라고 할 만큼 문제의 해결은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찾습니다. 아픈 사람은 종교에 의탁하지 않고 병원으로 갑니다. 가난한 사람, 외로운 사람은 종교에 의탁하지 않고 정부의 시스템에 의존합니다. 정부는 다양한 사회보장 제도를 통해서 사회복지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물질만능주의와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목말라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물질로 채울 수 없는 영적인 갈망입니다.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는 구호는 영적으로 메마른 현대인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가 될 수 없습니다. 천국은 눈에 보이지 않고, 지옥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금, 순간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천국과 지옥보다는 변화되는 삶의 의미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위선과 가식 속에 거짓된 나를 보기 보다는 진리를 탐구하는 참된 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종교가 현대인들의 영적인 갈망과 갈증에 위로를 주고, 용기를 줄 수 있다면 사람들은 종교를 찾을 것입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합니다. 종교가 기존의 틀을 벗어버리고 심층종교로 변화된다면 세상은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어릴 때는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산타클로스는 나를 사랑하는 부모님이었고, 부모님께서 선물을 주셨다는 것을 압니다. 산타클로스가 없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는 것이 산타클로스 이야기의 가르침입니다. 이제 더 시간이 흐르면 부모님의 사랑은 나에게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임을 아는 것입니다. 산타클로스의 의미는 가난한 이들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교회는 성모님을 공경합니다. 승천하셨음을 믿고, 원죄 없이 잉태되셨음을 믿고, 평생 동정이셨음을 믿고, 하늘의 어머니임을 믿습니다. 그러한 믿음은 성모님께서 참된 신앙인이었음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는 신앙인이었음을 보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 앞에서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참고 인내하는 신앙인의 모습을 보는 것입니다. 권세 있는 자를 자리에서 내치시고 가난한 이를 위로해 주시는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렸던 성모님의 신앙을 보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변화되지 못하고, 남들도 변화되지 못하도록 하는 종교인을 이야기하십니다.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나라의 문을 잠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들어가게 놓아두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가 변화되지 못하고, 변화된 삶을 살지 못한다면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도 같은 말씀을 하실 것입니다. 변화와 쇄신되지 못하는 종교는 참된 깨달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의 기쁨은 7일 후 여왕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에서 계속된다. "이 기념일에는 영원하신 왕 곁에 좌정하신 엄위로운 여왕 마리아께서 어머니로서의 전구도 계속하심을 기념한다." (「마리아 공경」 6항)   이날 주로 기념하는 세례명은 다음과 같다. 첼리나Celina,첼레스티나Coelestina 라틴어 Caelus(하늘,천상)이 어원인 첼리나는 하늘의 여왕인 성모님을 뜻한다. 남성형 : 첼레스티노(Coelestinus) 레지나Regina: '여왕, 모후'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