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3년 3월 3일 금요일[(자) 사순 제1주간 금요일] /신부님 강론 4개
입당송
주님, 저를 고난에서 빼내 주소서. 비참한 저의 고통을 돌아보시고, 저의 죄악 낱낱이 없애 주소서.
본기도
신자들이 파스카 축제를 정성껏 준비하며
엄숙히 시작한 육신의 재계로 영혼의 참된 쇄신을 이루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18,21-28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21 “악인도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를 버리고 돌아서서,
나의 모든 규정을 준수하고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22 그가 저지른 모든 죄악은 더 이상 기억되지 않고,
자기가 실천한 정의 때문에 살 것이다.
23 내가 정말 기뻐하는 것이 악인의 죽음이겠느냐? 주 하느님의 말이다.
악인이 자기가 걸어온 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사는 것이 아니겠느냐?
24 그러나 의인이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불의를 저지르고,
악인이 저지르는 온갖 역겨운 짓을 따라 하면, 살 수 있겠느냐?
그가 실천한 모든 정의는 기억되지 않은 채,
자기가 저지른 배신과 자기가 지은 죄 때문에 죽을 것이다.
25 그런데 너희는, ‘주님의 길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스라엘 집안아, 들어 보아라. 내 길이 공평하지 않다는 말이냐?
오히려 너희의 길이 공평하지 않은 것 아니냐?
26 의인이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불의를 저지르면,
그것 때문에 죽을 것이다. 자기가 저지른 불의 때문에 죽는 것이다.
27 그러나 악인이라도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그는 자기 목숨을 살릴 것이다.
28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악을 생각하고 그 죄악에서 돌아서면,
그는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당신이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 깊은 구렁 속에서, 주님,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주님, 제 소리를 들어 주소서. 애원하는 제 소리에, 당신 귀를 기울이소서. ◎
○ 주님, 당신이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당신은 용서하는 분이시니, 사람들이 당신을 경외하리이다. ◎
○ 나 주님께 바라네. 내 영혼이 주님께 바라며, 그분 말씀에 희망을 두네.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네.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기보다, 이스라엘이 주님을 더 기다리네. ◎
○ 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원이 있네. 바로 그분이 이스라엘을, 모든 죄악에서 구원하시리라. ◎
복음 환호송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지은 모든 죄악을 떨쳐 버리고 새 마음과 새 영을 갖추어라.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20ㄴ-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0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1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23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25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26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이 제사를 자비로이 받아들이시어
저희가 주님과 화해하고 영원한 구원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신자들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해마다 깨끗하고 기쁜 마음으로 파스카 축제를 맞이하게 하셨으며
새 생명을 주는 구원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생명을 걸고 말한다. 나는 죄인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 죄인이 돌아서서 살기를 바란다.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가 새롭게 되어
옛 죄를 깨끗이 씻고 구원의 신비에 참여하게 하소서.
우리 주 …….
백성을 위한 기도
주님,
주님의 백성을 인자로이 굽어보시어
겉으로 지키는 재계로 마음속 깊이 회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1. 2023년 03월 03일 금요일
[사순 제1주간 금요일] [오늘의 묵상] (허규 베네딕토 신부)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는 신약 성경에서 자주 언급되는 인물들로 유다교 안에서 율법을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율법 학자는 율법을 공부하고 그것을 해석하며 사람들에게 가르쳤습니다.
바리사이는 율법을 철저하게 지킴으로써 의롭게 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유다인들에게 율법은 성전에서 바치는 제사와 함께 종교 생활에서 중요한 축을 이루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하늘나라에 들어가려면 율법 학자나 바리사이의 의로움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그리고 “살인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에 대하여 설명해 주십니다.
예수님의 새로운 해석은 글자 그대로의 의미보다 더 폭넓습니다.
실제로 생명을 빼앗는 행위만이 아니라 형제에게 성을 내거나, 그들에게 ‘바보, 멍청이’라고 하는 것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하느님께 바치는 제사도 중요하지만,
원망을 품은 사람이 있다면 하느님께 예물을 바치기 전에 먼저 화해해야 합니다.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의 의로움을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들은 계명과 율법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가르침은 외적으로 계명을 지키는 데 머물지 않고 계명이 가리키는 것들도 따르라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외적인 행동만이 아니라 내적으로 가진 원망이나 미움도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에 포함됩니다.
예수님의 새로운 해석은 하느님 말씀의 속뜻도 깨달아야 한다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이 외적인 것에 치중하였다면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의로움은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까지 따르는 자세입니다.
2.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나뭇잎이 가을에 노랗게, 빨갛게 물이 들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단풍’이라고 합니다. 뉴욕의 가을도 ‘단풍’이 물들면 참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르면 나무는 이제 나뭇잎을 떨어뜨리며 긴 겨울을 준비합니다. 파란 감도 가을이 되면 빨갛게 익어갑니다. 빨간 홍시는 맛이 별미입니다. 빨간 감이 떨어지면 감나무도 긴 겨울을 준비합니다. 나무는 단풍이 든다고 하고, 감은 익어간다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나이가 들면 늙어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늙음’을 아쉬워하고, 멈추고 싶어 합니다. 저 역시도 이제 ‘환갑’이 되었으니 예전의 기준으로는 늙어가고 있습니다. 신체의 기능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되었고,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늙음을 익어감으로 받아들이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면 이제 주님께 의탁하며 익어감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진시황제가 ‘불로초’를 원하였듯이 사람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더 오래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최근에 과학자들은 진시황제가 원하였던 ‘불로초’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노화를 방지하는 방법에는 3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혈액’을 젊은 사람의 것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합니다. 동물 실험의 결과 젊은 ‘피’를 수혈했던 동물이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았다고 합니다. 운동 경기에서 ‘젊은 피’를 공급한다는 의미는 신인 선수를 투입한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몸도 ‘젊은 피’를 공급하면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마치 드라큘라의 전설과 같습니다. 두 번째는 건강한 사람의 대장에 있는 미생물을 나이든 사람에게 주입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미생물은 소화흡수가 잘 되도록 돕고, 원활한 배설이 되도록 돕기에 ‘신진대사’가 잘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세 번째는 유전자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세포는 재생되지만 그 재생의 숫자는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유전자의 변환으로 재생의 숫자를 늘리면 건강한 몸으로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늘어났습니다. 노화를 방지하고, 젊음을 유지하면서 더 오래 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유한 사람은 오래 살고, 가난한 사람은 일찍 죽은 ‘부익부, 빈익빈’의 세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품격보다 자본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는 우리가 신앙의 차원에서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악인이라 할지라도 저지른 모든 죄를 버리고 돌아서서, 주님의 규정을 준수하고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의인이라 할지라도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불의를 저지르면 그것 때문에 죽을 것이라고 합니다. 젊은 피를 수혈한다고 해도, 좋은 미생물을 주입한다고 해도, 유전자를 변환시킨다고 해도 하느님의 규정과 하느님의 뜻을 거스른다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습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서 생로병사의 과정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하느님의 규정과 하느님의 뜻을 따른다면 우리는 모두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삶의 길이도 분명 중요합니다. 남들이 사는 만큼의 수명을 누리는 것도 감사할 일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삶의 의미와 가치입니다. 내가 남들에게 원하는 만큼 남들에게 베푸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강은 바다에 이르듯이, 우리의 삶은 하느님의 품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것이 참된 행복이며, 영원한 생명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루를 보내면 좋겠습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0302. 사순 제1주간 목요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지 않겠느냐?”(마태 7,11)
이틀 전에,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를 통해, “하늘에 계신 아빠, 아버지께”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오늘은 “하늘의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깨우쳐주십니다.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지 않겠느냐?”(마태 7,11)
이는 “우리 아버지께서” ‘좋은 것을 많이 주시는 분’이심을 밝혀주십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먼저 우리가 “우리 아버지께” 해야 할 바를 이렇게 알려주십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태 7,7)
주님께서는 먼저, 기도로 ‘청하라’고 하십니다. ‘청하라’는 것은 자신이 스스로 해결사가 되지 말고, 구원자이신 주님께 희망을 두라는 말씀이요, 나아가 희망하고 열망한 바를 신뢰하고 의탁하라는 말씀입니다. 겸손하게 자비를 구하라는 말씀입니다. 귀먹은 이가 들을 수 있기를 청하듯, 눈먼 이가 볼 수 있기를 청하듯, 자신의 처지를 알고 주님을 바라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먼저’ 우리가 청하기를 바라십니다. 당신께서는 우리의 필요를 청하기도 전에 다 아시지만, 우리가 그 필요를 깨달아 알고 절실하기를 바라시며, 또한 그것을 당신께 바라고 당신께 의탁하기를 바라십니다.
다음에는, ‘찾아라.’고 하십니다. ‘찾는다.’는 것은 수고로움을 바치는 것이요, 믿음으로 찾는 것을 말합니다. 왜냐하면, 믿지 않는 바를 찾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온 몸을 바쳐 수고로움을 다하여 믿고, 믿는 분을 찾아야 할 일입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먼저 우리를 찾아오신 분이십니다. “아담아, 너 어디 있느냐?” 하고 말입니다. 이사야서의 말씀대로, “내가 나를 찾아 부르기 전에 내가 너희에게 ‘나 여기 있노라’ 하고 말씀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다음에는, “두드려라”고 하십니다. “두드린다.”는 것은 가슴에 타오르는 한결같은 사랑을 말하는 것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두드리라는 말씀입니다. 당신께서 마음을 열고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먼저 우리의 마음의 문을 두드리십니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이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묵시 3,20) 라고 하십니다.
이토록, 주님께서는 우리가 입(말)과 몸(행동)과 가슴(마음)으로 희망과 믿음과 사랑으로 “아버지를 향하여” 있고 “아버지께 매달려” 있기를 바라십니다. 곧 말로 희망하는 바를 청하고, 행동으로 믿는 바를 찾으며, 마음으로 사랑하는 바를 두드리라 하십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좋은 것을 많이 주시듯이 우리도 아버지께서 하신 것처럼 행하라고 하십니다. 곧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고 하십니다.
하오니, 주님! 제 희망이 아니라, 아버지의 희망이 이루어지도록 제가 응답하게 하소서!
말로만 청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진리이신 당신을 찾게 하시고,
한결같은 사랑으로 두드리시는 당신의 음성을 들으며, 행동으로 진리 안에서 사랑하게 하소서!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청하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마태 7,7)
주님!
희망할 줄을 알게 하소서! 그 희망을 당신께 두게 하소서!
제 희망이 아니라 당신이 희망하는 바를 청하게 하시고,
당신의 희망이 이루어지도록 제가 응답하게 하소서!
말로만 청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이신 당신을 몸으로 찾게 하시고,
진리 안에서 행동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진리의 문을 한결같은 사랑으로 두드리게 하소서!
우리를 가로막은 장막을 찢으시고, 우리 서로가 열리게 하소서!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와 믿음, 그리고 삶
-기도의 훈련과 습관화-
“주님, 제가 부르짖던 날, 당신은 응답하시고,
저를 당당히 세우시니, 제 영혼에 힘이 솟았나이다.”(시편138,3)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는데 공감이 갑니다. 개인이나 공동체의 내외적 일치에 부패와 분열이 얼마나 해악을 끼치는 요소인지 깨닫습니다. 부패도 문제이고 분열도 문제입니다. 부패와 분열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기도는 필수입니다.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늘 새롭게 하나되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좌우명 기도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중 셋째 연도 이를 상징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하느님 바다를 향해 흐르는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는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하게 또 격류로 흐르기도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맑게 흐르는 ‘하느님 사랑의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받으소서.”
끊임없이 흘러야 맑은 물이듯 끊임없이 기도해야 맑고 깨끗한 삶입니다. 이래서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 기도의 훈련과 습관화가 중요하며, 이는 우리 수도자들이 절절히 깨닫는 진리입니다.
지난 사순 제1주일 강론 주제는 악마의 유혹이었습니다. 유혹자가 악마였습니다. 교황님의 강론에서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악마(Devil)는 분열자(divider)를 뜻한다 합니다. 악마는 언제나 분열을 꾀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언제든 악마가 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보십시오. 광야에서 악마는 끊임없이 하느님과 분리시키도록 예수님을 유혹합니다. 참으로 내외적으로 끊임없이 분열을 획책하는 악마의 유혹인 것입니다. 이래서 주님과의 일치를 위해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에 말씀 공부와 실천, 회개가 필수입니다.
어제의 강론 주제는 ‘회개’였고, 오늘은 또 ‘기도’입니다. 죽을 때까지 끊임없는 회개와 끊임없는 기도가 늘 맑게 흐르는 강같은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참으로 영적탄력좋은 삶을 위해 한결같은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오늘 복음은 깨우쳐 줍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항구한 기도와 믿음, 삶의 자세를 가르쳐줍니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집요하게 노력하는 백절불굴의 자세, 칠전팔기의 자세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는 탄력좋은 기도와 믿음, 삶의 자세입니다.
이렇게 기도하다보면 마침내 내외적으로 정화되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 그리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 식으로 응답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식으로 응답되어, 꼭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받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의 청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말씀이 이를 입증합니다.
“너희 가운데 아들이 빵을 청하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생선을 청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줄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좋으신 하느님은 참으로 기도하는 우리를 최선, 최상의 방법으로 인도하고 계심을 믿어야 합니다. 좌우간 한결같이, 좌절함이 없이, 간절하고 항구하게 기도하다 보면 정화되고 성화되어 하느님과 일치에 이를 것이고 꼭 필요한 것을 청하게 되고 또 응답될 것입니다. 이어지는 복음 말씀은 황금처럼 귀하다 하여 그 유명한 황금률이요 어느 문화권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이 황금률은 사랑의 이중 계명과 함께 가장 포괄적인 계율로, 이 두가지 지상 계율에 따라 세부 지침들을 풀이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바로 간절하고 항구히 기도하는 사람들은, 기도가 잘 훈련되고 습관화되어 하느님을 닮아가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황금률을 잘 이해하고 준수할 것입니다.
바로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의 모범이 제1독서의 주인공 에스테르입니다. 하만에 의해 절멸 위기에 처한 유다인들이 왕비인 에스테르의 간절한 항구한 기도에 의해 유다인들이 구원받는 내용입니다. 오늘 에스테르의 기도 앞에는 그의 삼촌이자 양부인 모드도카이의 간절한 기도가 나옵니다.
구구절절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는 참 절박하고 간절한 기도입니다. 기도뿐 아니라 삶도 이처럼 간절하고 절박해야 합니다. 평소 기도가 잘 훈련되고 습관화 되어 있기에 이런 간절하고 절박한 삶에 기도와 믿음이었을 것입니다.
“저의 주님, 저희의 임금님,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주소서. 당신 말고는 도와줄 이가 없는데, 이몸은 위험에 닥쳐 있습니다. 기억하소서. 주님, 저희 고난의 때에 당신 자신을 알리소서.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 당신 손으로 저희를 구하시고, 주님, 당신밖에 없는, 외로운 저를 도우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하느님의 뜻은 아닐 수 있어도, 하느님의 허락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다 합니다. 하느님은 어쨌든 우리 방식이 아닌 당신 방식대로 우리를 최선, 최상의 방법으로 인도해 주셨고, 인도해 주시고 있고,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저의 경우는 다시 산다해도 이렇게 살 수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입니다. 그러니 항구하고 간절한 기도와 믿음과 삶이, 기도의 훈련과 습관화가 필수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이에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소서.”(시편51,12.14)아멘,
[3/3(금) 사순 제1주간 금요일, 되새김 구절]
1.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이 외적인 것에 치중하였다면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의로움은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까지 따르는 자세입니다.(허규 신부)
2. 중요한 것은 삶의 의미와 가치입니다. 내가 남들에게 원하는 만큼 남들에게 베푸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강은 바다에 이르듯이, 우리의 삶은 하느님의 품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것이 참된 행복이며, 영원한 생명입니다. (조재형 신부)
3. 말로 희망하는 바를 청하고, 행동으로 믿는 바를 찾으며, 마음으로 사랑하는 바를 두드리라 하십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좋은 것을 많이 주시듯이 우리도 아버지께서 하신 것처럼 행하라고 하십니다. 곧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마태 7,12)고 하십니다.(이영근 신부)
4. 일어나는 모든 일이 하느님의 뜻은 아닐 수 있어도, 하느님의 허락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다 합니다. 하느님은 어쨌든 우리 방식이 아닌 당신 방식대로 우리를 최선, 최상의 방법으로 인도해 주셨고, 인도해 주시고 있고,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이수철 신부)
[3/3(금) 사순 제1주간 금요일, 제 69일 기도]
하느님!
모든 일이 하느님의 뜻은 아닐 수 있어도,
하느님의 허락없이 일어나는 일은 하나도 없다 합니다.
저를 최선, 최상의 방법으로 인도해 주셨고,
인도해 주시고 있고, 인도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자비와 사랑의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 2023년 3월3일(금) 9시30분...수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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