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묵]2023년 5월 21일 주일[(백)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오늘 전례
입당송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주님은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시리라. 알렐루야.<대영광송>
본기도
성자 그리스도의 승천으로 저희를 들어 높이셨으니
저희가 거룩한 기쁨에 가득 차 감사의 제사를 바치며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올라가신 하늘 나라에
그 지체인 저희의 희망을 두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또는>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 구세주이신 외아드님께서
오늘 하늘로 오르셨음을 굳게 믿사오니
저희가 하늘에서 아드님과 함께 길이 살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제1독서
▥ 사도행전의 시작입니다.1,1-11
1 테오필로스 님,
첫 번째 책에서 저는 예수님의 행적과 가르침을 처음부터 다 다루었습니다.
2 예수님께서 당신이 뽑으신 사도들에게 성령을 통하여 분부를 내리시고 나서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다 다루었습니다.
3 그분께서는 수난을 받으신 뒤,
당신이 살아 계신 분이심을 여러 가지 증거로 사도들에게 드러내셨습니다.
그러면서 사십 일 동안 그들에게 여러 번 나타나시어,
하느님 나라에 관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4 예수님께서는 사도들과 함께 계실 때에 그들에게 명령하셨습니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나에게서 들은 대로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분을 기다려라.
5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너희는 며칠 뒤에 성령으로 세례를 받을 것이다.”
6 사도들이 함께 모여 있을 때에 예수님께 물었다.
“주님, 지금이 주님께서 이스라엘에 다시 나라를 일으키실 때입니까?”
7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 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권한으로 정하셨으니 너희가 알 바 아니다.
8 그러나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9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르신 다음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는데,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10 예수님께서 올라가시는 동안 그들이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는데,
갑자기 흰옷을 입은 두 사람이 그들 곁에 서서, 11 이렇게 말하였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너희를 떠나 승천하신 저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환호 소리 가운데 하느님이 오르신다. 나팔 소리 가운데 주님이 오르신다.
또는
◎ 알렐루야.
○ 모든 민족들아, 손뼉을 쳐라. 기뻐 소리치며 하느님께 환호하여라. 주님은 지극히 높으신 분, 경외로우신 분, 온 세상의 위대하신 임금이시다. ◎
○ 환호 소리 가운데 하느님이 오르신다. 나팔 소리 가운데 주님이 오르신다. 노래하여라, 하느님께 노래하여라. 노래하여라, 우리 임금님께 노래하여라. ◎
○ 하느님이 온 누리의 임금이시니, 찬미의 노래 불러 드려라. 하느님이 민족들을 다스리신다. 하느님이 거룩한 어좌에 앉으신다. ◎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1,17-23
형제 여러분, 17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여러분에게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어 여러분이 그분을 알게 되고,
18 여러분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그분의 부르심으로 여러분이 지니게 된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성도들 사이에서 받게 될 그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여러분이 알게 되기를 빕니다.
19 또 우리 믿는 이들을 위한 그분의 힘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를
그분의 강한 능력의 활동으로 알게 되기를 빕니다.
20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 능력을 펼치시어,
그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시고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쪽에 앉히셨습니다.
21 모든 권세와 권력과 권능과 주권 위에,
그리고 현세만이 아니라 내세에서도 불릴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신 것입니다.
22 또한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굴복시키시고,
만물 위에 계신 그분을 교회에 머리로 주셨습니다.
23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의 끝입니다.28,16-20
그때에 16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17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18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19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20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보편 지향 기도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빛이신 주님, 주님 말씀을 날마다 되새기는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주님께서 하늘로 오르시며 온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라고 하신 말씀을 언제나 기억하며 실천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불의와 폭력으로 분열되고 고통받는 세상을 보살펴 주시어, 온 인류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도록 도와주소서.
3. 홍보 주일을 맞아, 교회 홍보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만물의 주인이신 주님, 홍보 매체로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오니, 그들이 올바른 양심과 사명감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스승이신 주님, 그리스도인들의 가정을 돌보아 주시어, 성가정의 모범을 본받아 언제나 기도하고 서로 사랑하게 하시며, 더욱 더 거룩하고 참된 삶으로 이끌어 주소서.
예물기도
오늘 성자의 영광스러운 승천을 기념하여
저희가 봉헌하는 이 제사를 받아들이시고
이 거룩한 교환의 신비로
저희도 성자와 함께 하늘로 오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영광의 임금님이신 주 예수님께서는 죄와 죽음을 이기신 승리자로서
(오늘) 천사들이 우러러보는 가운데
하늘 높은 곳으로 올라가셨으며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 세상의 심판자,
하늘과 땅의 주님이 되셨나이다.
저희 머리요 으뜸으로 앞서가심은
비천한 인간의 신분을 떠나시려 함이 아니라
당신 지체인 저희도 희망을 안고 뒤따르게 하심이옵니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또는>
<주님 승천 감사송 2 : 승천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신 뒤에 모든 제자에게 나타나셨으며
저희도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제자들이 보는 가운데
하늘로 올라가셨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이 성찬으로 세상에서 바로 하느님을 만나게 하셨으니
저희가 하늘 나라를 그리며 거룩하게 살아
마침내 하느님 곁으로 오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가르치실 때 ‘비유’를 들어 가르치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에 대해서도 비유를 많이 드셨습니다. 밭에 묻혀 있는 보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조개에 들어있는 진주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겨자씨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누룩이 든 빵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보물과 같으니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것들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비록 시작은 작을지라도 끝에 가서는 풍성한 결실을 맺는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우리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달란트의 비유가 있었습니다.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가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능력을 이웃을 위해서 기꺼이 나눌 때 우리는 하느님의 나라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하십니다. 이 세상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하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많은 당부를 하셨습니다. 갈망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목표가 확실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막달레나는 주님을 한번만이라도 더 보고 싶은 갈망이 있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믿음이 있어야 참으로 복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의심했던 토마사도는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형제들과 빵을 나누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함께하는 미사의 원형입니다. 양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착한 목자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양들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목자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따르라고 하셨습니다. 보호자이신 성령께서 함께 하실 것이니, 성령께 의탁하라고 하셨습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사명을 주셨습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입니다. 어머니께서 시골에 가실 때가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하셨습니다. 반찬을 미리 만들어 놓으셨고, 빨래도 다 해 놓으셨습니다. 큰 형님에게는 동생들 잘 돌보라는 당부를 하셨고, 동생들에게는 형의 말을 잘 들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가 계시지 않아서 며칠은 신나지만, 집은 엉망이 되곤 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오시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시골에 가시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골에서 무슨 일을 하고 오시는지도 중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머니가 오실 때까지 형제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입니다. 밥을 먹으면 설거지도 깨끗하게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도 가고, 연탄불도 꺼트리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돌아오시면 흐뭇한 모습으로 형제들을 칭찬하실 것입니다. 이것이 등잔에 기름을 준비한 슬기로운 처녀들의 모습입니다. 이것이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여 100배의 결실을 맺었던 농부의 모습입니다.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40일 동안 함께 계시다가 이제 ‘하느님’께로 올라가신 것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내는 우리들의 자세를 전하고 있습니다. 제1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주님은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신 모습 그대로 다시 오시리라.” 그리고 오늘 복음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승천하시는 주님을 넋 놓고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가지 신앙의 신비를 전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복음을 충실하게 전하기 위해서 교회는 오늘을 ‘홍보주일’로 정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우리가 주님을 충실하게 전할 수 있을까요? 꽃이 아름답게 피면 그 향기가 바람에 날아갑니다. 많은 벌과 나비는 꽃이 찾아가지 않았어도 그 향기를 따라서 꽃에게 오기 마련입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향기가 된다면, 우리의 발과 손이 주님을 전하는 발과 손이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런 우리를 보고, 교회를 찾아 올 것입니다. 바다로 세상의 모든 물이 모이는 것은 바다가 높은 곳에 있지 않고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겸손함이 세상의 빛이 될 수 있다면 고독과 외로움 때문에 방황하는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선교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복음 선포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습니다.” 주님 부활 시기를 지내면서 지난 6주 동안 있었던 주님 말씀의 핵심 키워드를 살펴봅니다. “갈망, 믿음, 나눔, 착한목자, 진리, 참된 평화” 이러한 삶을 충실히 사는 사람은 다시 오시는 주님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2.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0521. 주님 승천 대축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오늘은 주님께서 하늘에 올라가신 ‘주님승천대축일’입니다. 우리에게 하늘나라의 문을 열어주신 날입니다. 그 누구도 열지 못했던, 아벨의 의로운 피로도 아브라함의 굳은 믿음으로도, 모세의 열성으로도 예언자들의 충성으로도, 결코 그 누구도 열수 없었던,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닫힌 하늘의 문을 그리스도께서 열어주신 날입니다.
오늘 <말씀의 전례>는 모두 ‘승천’에 대한 말씀입니다.
<제1독서>는 예수님께서 하늘에 오르시는 장면인데, 예수님께서 승천하시자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제자들에게 흰옷을 입은 사람 둘이 나타나 말합니다. “왜 하늘만 쳐다보고 서 있느냐?”(사도 1,11)
하늘, 그것은 지붕이 없는 저 위 어디쯤의 어느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계신 곳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아니 계신 곳이 없이 무소부재하시니, 그 모든 곳이 하늘입니다. 특별히 하느님이 내 안에도 계시니, 내 자신이 하늘입니다. 하느님께서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거처이니 말입니다. <제2독서>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하늘에 올리시어 당신 오른 편에 앉히심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복음>은 승천하시어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가지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사명을 전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에는 승천에 대한 이야기가 몇 군데 있습니다. <창세기>에서는 아담의 6대 후손인 에녹이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하느님께서 데려가셨는데(5,24), 이를 두고 <히브리서>에서는 에녹은 죽음을 맛보지 않고 하늘나라로 옮아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11,5). <열왕기 하권>에는 예언자 엘리야를 하느님께서 회오리바람에 태워 하늘로 데려 올라가셨고(2,11), <토비트서>에서는 라파엘이 하늘로 올라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12,20).
그런데 승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곧 사도신경의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심을 믿나이다.”라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하늘”이 물리적인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듯, “승천”도 물리적인 하늘의 어느 공간에 좌정하셨다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승천”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존재로 어느 한 장소로 있던 예수님께서, 이제는 어느 공간에서나 같이 계시는 새로운 모습으로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게 되심을 의미합니다. 곧 승천을 통해서 육신의 모습은 사라지셨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더 가까이 오신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심과 동시에, 우리에게도 그 영광을 주시려 찾아오심을 뜻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이처럼, “승천”은 떠나감이 아니라, 오히려 오시어 함께 계심을 말합니다. 그러니, 그리스도는 새로운 모습으로 지금 여기에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이시오 벗이요 동반자이십니다. 그러니, 영광의 왕이 되신 그리스도께서는 지금 이 식탁의 자리에 와 계십니다. 당신의 말씀을 들려주시고 당신의 몸과 피를 먹이십니다. 이토록, “주님 승천 대축일”인 오늘은 우리에게 복이 내리는 날이요, 우리가 영광을 입은 날입니다.
“승천”은 예수님께서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능을 받았다.”(마태 28,18)라고 말씀하셨듯이, 영광스럽게 하늘나라에 들어가시어 모든 것의 주님이 되신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지상 삶의 완성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분의 삶은 우리가 단지 기억할 수 있는 과거의 에피소드가 아니라, 현양되신 주님께서는 이제 장소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으시며, 항상 우리에게 가까이 현존하심을 의미합니다. 곧 세상 끝까지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며, 권능을 지니신 주님으로 살아계시고, 당신의 일을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 영광을 모든 민족에게 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오늘은 홍보주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의사소통의 참된 힘은 ‘이웃되기’(제48차 홍보주일 담화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이웃이 될 수 있는가?를 답하셨습니다. 곧 어려운 형제를 돌보아주는 것이 이웃이 되는 길임을 밝히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의사소통이 고통을 달래주는 향유가 되고,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맛좋은 포도주가 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러한 ‘이웃되기’가 바로 오늘 우리가 사는 승천의 삶이 될 것입니다. 곧 땅을 딛고 걷되 하늘을 바라보며 걸으며, 동료와 손을 잡고 걷되 다름 아닌 그분과 함께 걷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세상에 살되 세상의 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사는 것이 될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20)
주님!
가르치기에 앞서 먼저 가르침을 배워 익히고 지키는 자 되게 하소서!
당신께 뿌리박고 살아가게 하소서!
무엇을 하더라도 당신과 함께 하게 하시고,
어디에 있더라도 당신께 눈을 떼지 않고 당신께 속한 자 되게 하소서!
당신의 숨결이 되고 당신의 생명을 드러내게 하소서. 아멘.
3.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기쁨의 여정
-주님과 함께 하는 사랑의 기쁨-
삼일간 계속되는 주제가 기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쁘게 살아야 합니다. 우울은 하느님께 대한 모독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기쁨은 주님 파스카의 기쁨입니다. 공자의 논어의 시작이 참 멋집니다. 참 멋진 군자, 공자입니다. 예수님과 만났어도 곧 의기투합했을 것입니다. 공자의 군자삼락(君子三樂)으로 시작되는 논어의 시작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제때에 그것을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벗이 먼 지방에서도 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남이 알아주지 아니해도 화가 나지 아니하니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공자의 군자삼락에 대한 자부심에 공감이 갑니다. 하느님만을 찾는 그리스도교의 군자들인 우리 수도승들에게도 그대로 공감이 가는 군자삼락입니다. 정말 좋은 도반의 방문은 기쁩니다. 빈손으로 와도 그 존재자체가 반가움과 기쁨입니다. 과연 이런 도반이 있습니까?
어제도 기쁨으로 가득한 하루의 시작이었습니다. 회의가 있어 서울에 들렸던 제주에서 은거(隱居)의 삶을 살고 있는 도반이 잠시 수도원에서 하루 묵어가면서 저에게 고백성사를 보았습니다. 참 오랜만에 웃으며 유쾌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 집무실 앞 주님의 힐링의 꽃길, 환대의 꽃길에서 혼자의 독사진도 찍어 드렸고, 함께도 찍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온 도반만이 아니라 고백성사차 집무실을 찾았던 여러분의 형제자매들에게도 집무실옆 힐링의 꽃길, 환대의 꽃길, 사랑의 꽃길, 기쁨의 꽃길, 평화의 꽃길에서 사진을 찍어 드렸습니다. 참 좋은 주님의 선물인 힐링의 선물, 기쁨의 선물을 드린 것입니다. 힐링과 기쁨, 주님을 만나는 사랑의 고백성사의 근본 목표이기도 합니다. 새삼 서로를 즐겁게 하고 풍요롭게 하는 기쁨의 선물, 기쁨의 나눔임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오늘 강론 제목은 이미 어제 정했습니다. “기쁨의 여정-주님과 함께 하는 사랑의 기쁨-”으로 말입니다. 어제는 삼시경후 공동체 형제들이 모인 가운데 귀엽고 예쁜 새 승용예초기 축복식이 있었고 또 이것이 우리를 기쁘게 했습니다. 마치 귀여운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새삼 가톨릭 축복 예식의 아름다움에 감탄합니다.
사랑의 기쁨이듯 역시 아름다움의 기쁨입니다.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되며 하느님의 아름다움은 전례의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기 마련이며 또 이런 아름다움이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주님의 파스카의 아름다움을 반영하는 5월 신록과 파스카의 꽃들을 상징하는 무수한 꽃들의 아름다움이 또 우리를 감동케하고 기쁘게 합니다.
축복기도시 아름다웠던 독서와 축복기도를 나눕니다. 요즘 복음의 주인공은 물론 예수님이요 계속되는 제1독서 사도행전의 주인공은 기쁨의 사도, 바오로입니다. 역시 바오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지시한대로,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자기 손으로 제 일을 하십시오. 그러면 바깥 사람들에게 품위 있게 처신할 수 있고 아무에게도 신세를 지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1테살4,11-12)
백장선사의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一日不食)”, ‘하루일하지 않으면 하루먹지 않는다’라는 말씀도 있듯이, 자급자족을 추구하는 수도승의 노동 윤리의 기초가 되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입니다. 이런 노동의 기쁨, 역시 마음을 치유하고 정화합니다. 축복기도문도 참 아름답습니다.
“저희의 기도를 들으시고 풍성한 복을 내리시는 하느님,
믿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이 도구들을 봉헌하는
자녀들을 굽어보시어,
이들이 열심히 일하여
창조사업에 협력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인류발전에 공헌하며
언제나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도구들을 축복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를 사용할 사람을 축복하는 것이요 도구를 사용하는 이들이 꼭 기억해야 할 기도문이요 안전에 각별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축복기도문의 아름다움이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마지막 대목인 우리 주 그리스도가 바로 우리 삶의 모두가 됩니다.
아무리 영성을 강조해도 토마스 머튼이, 산티아고가, 렉시오 디비나가 우리 주 그리스도를 가려선 안됩니다. 우리에게 영성이 있다면 단 하나 파스카 예수님의 영성이 있을 뿐입니다. 정말 하나의 소원을 청한다면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께 대한 사랑뿐이겠습니다. 성 베네딕도 역시 그 무엇도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보다 앞세우지 말라 했습니다. 그리스도와 날로 깊어지는 우정의 사랑과 더불어 기쁨도 날로 깊어지고 더해져 갈 것이니 그대로 기쁨의 여정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참으로 날로 주님을 사랑하여 주님의 뜻에 일치할수록 주님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받을 것이니, 바로 충만한 기쁨의 선물입니다. 말그대로 사랑의 기쁨입니다. 이어지는 예수님 말씀도 우리의 주님 사랑의 의욕을 붇돋습니다.
“바로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
참으로 우리 주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이들의 복된 운명을 보여줍니다. 이들 역시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와서 주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에 혜성같이 등장하여 성경을 바탕으로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논증하면서, 공공연히, 담대히, 확고히 열정을 가지고 유다인들을 논박하는 아폴로! 기쁨과 활력으로 넘치는 모습입니다. 새삼 그가 얼마나 내적으로 주 예수님과 깊은 우정관계에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과 우정의 사랑을 날로 깊게 하시며 더불어 날로 기쁨 충만한 기쁨의 여정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께 대한 사랑 고백으로 강론을 끝맺습니다.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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