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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3년 6월 17일 토요일[(백)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3년 6월 17일 토요일[(백)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예수 성심을 공경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성모 신심에 대한 공경은 17세기 프랑스 노르망디 출신의 요한 외드 성인의 노력으로 점점 보편화되어, 예수 성심 미사에서 기억하는 형태로 전례 안에서 거행되기 시작하였다. 비오 12세 교황은 1942년 성모님의 파티마 발현 25주년을 맞아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세상을 봉헌하고 이 기념일을 온 교회가 지내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8월 22일에 선택 기념일로 지냈는데, 1996년 경신성사성 교령에 따라 ‘예수 성심 대축일 다음 토요일’에 ‘의무 기념일’로 지내게 되었다.

입당송

시편 13(12),6
제 마음 당신 구원으로 기뻐 뛰리이다.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 노래하리이다.

본기도

하느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마음속에 성령의 거처를 마련하셨으니
동정 마리아의 전구를 자비로이 들으시어
저희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성전이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61,9-11
내 백성의 9 후손은 민족들 사이에,
내 백성의 자손은 겨레들 가운데에 널리 알려져
그들을 보는 자들은 모두 그들이 주님께 복 받은 종족임을 알게 되리라.
10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이다.
11 땅이 새순을 돋아나게 하고 정원이 싹을 솟아나게 하듯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민족들 앞에 의로움과 찬미가 솟아나게 하시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1사무 2,1.4-5.6-7.8ㄱㄴㄷㄹ(◎ 1ㄱ 참조)
◎ 저의 구원자 주님 안에서 제 마음 기뻐 뛰나이다.
○ 주님 안에서 제 마음이 기뻐 뛰고, 주님 안에서 제 얼굴을 높이 드나이다. 당신의 구원을 기뻐하기에, 제 입은 원수들을 비웃나이다. ◎
○ 힘센 용사들의 활은 부러지고, 비틀거리던 이들은 힘차게 일어선다. 배부른 자들은 양식을 얻으려 품을 팔고, 배고픈 이들은 더는 굶주리지 않는다. 아이 못낳던 여자는 일곱을 낳고, 아들 많은 여자는 홀로 시들어 간다. ◎
○ 주님은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시며, 저승으로 내리기도 저승에서 올리기도 하신다. 주님은 가난하게도 가멸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높이기도 하신다. ◎
○ 주님은 비천한 이를 땅바닥에서 일으켜 세우시고, 가난한 이를 잿더미에서 들어 높이시어, 존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히시며,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

복음 환호송

루카 2,19 참조
◎ 알렐루야.
○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당신은 하느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셨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41-51
41 예수님의 부모는 해마다 파스카 축제 때면 예루살렘으로 가곤 하였다.
42 예수님이 열두 살 되던 해에도 이 축제 관습에 따라 그리로 올라갔다.
43 그런데 축제 기간이 끝나고 돌아갈 때에
소년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남았다.
그의 부모는 그것도 모르고,
44 일행 가운데에 있으려니 여기며 하룻길을 갔다.
그런 다음에야 친척들과 친지들 사이에서 찾아보았지만,
45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그를 찾아다녔다.
46 사흘 뒤에야 성전에서 그를 찾아냈는데,
그는 율법 교사들 가운데에 앉아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그들에게 묻기도 하고 있었다.
47 그의 말을 듣는 이들은 모두 그의 슬기로운 답변에 경탄하였다.
48 예수님의 부모는 그를 보고 무척 놀랐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하자,
49 그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50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한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51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하느님의 어머니 복되신 마리아를 기리며 드리는 기도와 제물을 굽어보시고
기꺼이 받아들이시어
저희를 자비로이 도와주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1 : 어머니이신 마리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하고
복되신 평생 동정 마리아 ( ) 축일에
아버지를 찬송하고 찬양하고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성모님께서는 성령으로 외아들을 잉태하시고
동정의 영광을 간직한 채
영원한 빛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낳으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사들이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고
주품천사들이 흠숭하며 권품천사들이 두려워하고
하늘 위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복된 세라핌이
다 함께 예배하며 환호하오니
저희도 그들과 소리를 모아 삼가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또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2 : 마리아의 노래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교회>
거룩하신 아버지,
모든 성인을 훌륭히 이끌어 주신 주님을 찬미하고
특히 저희가 기념하고 공경하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노래로
주님의 인자하심을 찬양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땅끝에 이르기까지 큰일을 하시고
대대로 자비를 너그러이 베푸셨나이다.
비천한 종 마리아를 돌보시어
마리아를 통하여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인류의 구원자로 보내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 앞에서 천사들의 군대가 영원히 기뻐하며
주님의 위엄을 흠숭하오니
저희도 환호하며 그들과 소리를 모아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루카 2,19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영원한 구원의 성찬에 참여하고 비오니
성자의 어머니를 기리는 저희가 주님의 충만한 은총에 감사하며
끊임없이 구원의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오늘의 묵상

1. 2023년 06월 17일 토요일

[성모 성심 기념일오늘의 묵상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어제 우리가 예수님의 성심을 기억하였다면오늘은 그분의 어머니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기억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의 성심에 당신의 마음을 동화시키시려고 일생을 노력하신 분이십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전한 잉태 소식이해하기도 믿기도 어려운 소식이었지만성모님께서는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셨습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1,38).

 

오늘 복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열두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성전에 남아 율법 학자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아들을 찾은 어머니는 속상함을 토로합니다. 얘야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성모님께서는 아마도 잘못하였습니다.” 하는 아들의 대답을 기대하셨을 것입니다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변에 어리둥절해하십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이처럼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탄생과 유년 시절의 사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합니다.

이해하지 못하셨던 것은 성모님께서도 마찬가지셨습니다그러나 성모님께서는 이 모든 신비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십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성모님께서 보여 주신 모습은 예수 성심에 동화되고 성화되기를 열망하는 모든 신앙인에게 요구되는 자세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마음 바깥으로 밀쳐 내기보다 성모님처럼 마음속에 간직하고 받아들일 때비로소 우리 마음도 예수님의 성심에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여 봅니다.

성모님의 성심이 받아들임에서 시작되었듯이우리 마음의 성화도 받아들임에서 출발합니다.

어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우리 주변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 안에는 좋고 쉬운 것만 있지 않고싫고 어려운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인간 관계가 그러합니다.

저 사람만큼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이웃이 어쩌면 우리를 성화로 이끄는 신비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을 받아들임으로써 우리 마음이 사랑의 꽃을 피우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퍼뜨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2.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며칠 전 한 어린아이의 기도를 읽었습니다.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서로 싸우지 않게 해 주세요. 착한 누나는 스마트 폰 너무 보지 않고 책을 가까이 하게 해 주세요.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은 떨어지지 않게 용기와 힘을 주세요.” 저는 한 번도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의 엄마가 늘 그랬던 것처럼, 예수님도 당연히 십자가에 매달려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마음은 달랐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아픔을, 예수님의 고통을 생각하였습니다. 어릴 때 불렀던 동요가 있습니다. ‘파란마음 하얀마음입니다. 가사의 내용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여름엔 여름엔/ 파랄 거예요/ 산도 들도 나무도/ 파란 잎으로/ 파랗게 파랗게/ 덮힌 속에서/ 파아란 마음으로/ 자라니까요/ 우리들 마음에/ 빛이 있다면/ 겨울엔 겨울엔/ 하얄 거예요/ 산도 들도 지붕도/ 하얀 눈으로/ 하얗게 하얗게/ 덮힌 속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자라니까요

 

어제는 예수성심 대축일이었습니다. 어제 저는 예수님의 마음은 순종의 마음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이 잔을 제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예수님의 마음은 연민의 마음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들, 아픈 이들, 슬퍼하는 이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겸손과 희생의 마음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늘 겸손을 강조하셨습니다. ‘희생을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왔다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면서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순종, 연민, 겸손, 희생의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들 또한 예수님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예수성심 대축일 다음 날을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로 정하였습니다. 성모님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성모님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성모님의 마음을 어머니의 마음을 통해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배려와 양보, 헌신과 봉사의 마음입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삶입니다. 성모님께서 발현하신 곳을 찾아다니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당신이 발현한 곳을 찾아다니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이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원하셨던 것처럼 우리들 또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겸손하게 사는 것입니다. 기적은 신앙의 본질이 아닙니다. 기적은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보여주시는 표징입니다. 내가 신앙 안에서 기쁘게 산다면 굳이 다른 기적은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신앙의 눈으로 보면 살아 있는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표징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기도하고, 미사참례 열심히 하고, 이웃과 정을 나누면서 사시는 분들에게는 다른 기적이 필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좋은 일이 생기면 감사를 드리고, 나쁜 일이 생기면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청하시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요구하고, 유대인들은 표징을 요구하지만 내가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 겸손의 길, 사랑의 길, 순명의 길이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주는 참된 진리입니다. 이 길이 성모님께서 걸어가신 길입니다.

 

주님은 비천한 이를 땅바닥에서 일으켜 세우시고, 가난한 이를 잿더미에서 들어 높이시어, 존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히시며,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3. 이영근 신부 복음 묵상

 

230616.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다.”(마태 11,26)

 
오늘은 ‘예수성심 대축일’이요, ‘사제성화의 날’이기도 합니다. 곧 예수님을 닮고자 하는 사제들이 예수성심을 따라 살아갈 수 있도록 성화를 촉구하는 날입니다.
 
오늘 <복음>은 짧지만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루가복음>의 병령구문에 따르면,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루카 10,21) 노래하는 예수님의 ‘마니피캇’(mangificat)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 장면은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바치는 감사와 찬양의 노래요, 뒷 장면은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이들에게 주는 ‘쉼’(안식)으로 초대입니다.
 
오늘은 이 <복음>을 예수성심과 관련하여 알아들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마태 11,25)를 우주의 주권자시라는 고백하면서, ‘아드님의 마음’을 지니셨음을 드러내십니다. 그러니 예수성심은 무엇보다도 우선 ‘아들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는 나타내 보이시는”(마태 11,25) 아버지의 주권적인 배려에 “찬양과 감사”의 감격적인 고백을 드립니다. 곧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다.”(마태 11,26)라고 아버지의 뜻에 완전히 동의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성원합니다. 그리고 아들로서, 아버지와 본질적인 동질성 안에서 인격적인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아버지밖에는 아들을 아는 이가 없고, 아들과 또 그가 아버지를 계시하려고 택한 사람들밖에는 아버지를 아는 이가 없습니다.”(마태 11,27)
 
그래서 아버지께서 철부지 어린 아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셨듯이, 당신께서도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에게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마태 11,28)하시며 구원과 안식으로의 초대합니다. 이는 예수성심이 ‘아버지를 닮은 마음’임을 말해줍니다. 그것은 바로 “온유하고 겸손하신 마음”입니다. “온유하고 겸손하신 마음”이란 그저 화를 내지 않고 온순하다는 뜻이라기보다 아버지를 섬기는 마음, 순종하는 마음이요, 아버지의 ‘종’으로서 아버지의 자녀들을 위해 고난을 당하며 그들의 아픔을 아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나에게 배워라”(마태 11,29)라 하시면서 ‘멍에’를 함께 메시는 ‘스승의 마음’을 보여주십니다. “멍에를 멘다.”는 것은 당시의 유대인 사회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를 말해줄 뿐만 아니라 당시의 팔레스타인의 ‘멍에’가 혼자가 아니라 항상 짝을 이루어 두 노역자가 함께 메게 되어 있듯이,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멍에’를 함께 메어주십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과 함께 지는 ‘멍에’에 올려 진 짐은 가볍습니다(마태 11,27). 그렇습니다. 이 시대의 사제들은 바로 그렇게 신자들의 ‘멍에’를 함께 지고 가는 이들일 것입니다. 바로 착한 목자의 마음입니다.
 
나아가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평화를 주십니다.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마태 11,28).
“너희의 영혼이 안식을 얻을 것이다.”(마태 11,29)
 
예수님께서는 이를 위해, 마침내는 당신의 심장을 내어주셨습니다. 고생하고 무거운 짐을 진자들의 짐을 짊어지시고,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주셨고,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의 병을 고쳐주셨습니다.”(이사 53,5)
 
바로 이 지고한 사랑의 마음이 ‘예수성심’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당신 심장에 거부와 배신의 창을 꽂았건만 당신은 오히려 생명의 심장을 열어 주셨고, 우리는 당신에게 고통과 죄를 쏟아 부었건만 당신은 우리에게 은총의 피와 생명의 물을 쏟으셨습니다. 그 지극한 사랑으로 당신 심장을 내어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우리의 불신과 불순명으로 피 흘리셨고, 저희는 당신 사랑의 심장으로 새 살이 돋았습니다. 저희 안에 당신의 피가 흐르게 하고, 은혜로운 구원을 주셨습니다.

하오니, 오 사랑하올 예수 성심이여! 당신의 피를 흘리는 능력 외에는, 아무 능력도 없게 하소서. 당신 사랑의 피를 흘리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줄을 모르게 하소서. 오로지 사랑만을 할 줄 알게 하시고, 임의 사랑, 임의 성심만을 알게 하소서. 아멘.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서 배워라.”(마태 11,29)
 
주님!
당신의 멍에를 메게 하소서.
묶지만 옭아 메지 않는, 위에 있지만 짓누르지 않는,
오히려 편하게 하는 사랑의 멍에를 메게 하소서.
함께 지며 나누는, 함께 가며 끌어주는 그 손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동행해 주고 길이 되어 주는 온유하고 겸손하신 그 마음을 따라 살게 하소서. 아멘.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강론

 

사랑의 여정, 사랑의 학교

-“예수 성심의 사랑이 답이다”-

사랑도 선택이자 훈련이요 습관이다

  

오늘은 예수성심성월의 절정인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이자 사제성화의 날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 이어 맞이하는 오늘 대축일에 하느님의 사랑이 결정적으로 드러났으니 바로 예수성심의 사랑입니다.

 

비오 12세 교황은 회칙 “물을 길으리라”를 통해 “예수성심 신심이야말로 매우 효과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게 하는 탁월한 방편이며, 현대사회에 적합한 신심으로 하느님 사랑을 배우는 가장 효험있는 학교”라 불렀습니다. 교부들은 예수성심의 사랑을 “천상보화의 창고에서 무수한 은혜가 쏟어져 나오는 것’ 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오늘 본기도가 예수성심의 사랑을 아름답게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성심을 통하여, 저희에게 베푸신 놀라운 사랑을 기리며 기뻐하오니, 이 사랑의 샘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소서.”

 

바로 이 하느님의 사랑으로, 예수 성심의 사랑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사랑없이는 살 수 없는 우리들입니다. 만병통치약이 사랑이요 만병의 근원이 사랑결핍입니다. 사랑은 삶의 의미이며 우리의 존재이유입니다. 사람의 본질이 사랑입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도 사랑뿐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복된 운명입니다. 참으로 깨달아야할, 또 평생공부가 하느님 사랑 공부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의 여정, 사랑의 학교입니다. 믿는 이들의 신원은 평생 주님 사랑의 전사, 사랑의 학인, 사랑의 형제들입니다. 사랑이 모두입니다. 새삼 사랑 역시 선택이요 훈련이요 습관임을 깨닫습니다.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사랑을 선택하여 훈련하며 살아감으로 사랑을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이래야 비로소 평생 졸업이 없는 사랑의 학교에서 사랑의 학인으로 살 수 있고, 죽어야 끝나는 영적전쟁에서 영원한 현역의 주님의 전사, 사랑의 전사로서 살 수 있고 주님의 가정인 교회에서 사랑의 형제로 살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성심 대축일을 통하여 또 사랑을 깊이 공부하며 배우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신명기의 모세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입니다. 당대의 이스라엘 백성은 물론 오늘 하느님을 믿는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며,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선택하시어 땅위에 있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당신 소유의 백성으로 삼으셨다...그러므로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께서 참하느님이시며,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이들에게는, 천대에 이르기까지 계약과 자애를 지키시는 진실하신 하느님이심을 알아야 한다.”

 

바로 이런 하느님의 사랑이 예수성심을 통해 완전히 실현되었습니다. 예수성심이야 말로 하느님 사랑의 샘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그분의 아드님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서로 형제인 이웃을 사랑합니다. 사랑의 요한 사도가 바로 이런 사랑에 항구할 것을 간곡히 권합니다. 새롭게 배우는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모두 하느님에게서 태어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곧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살게 해주셨습니다. 그 사랑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 주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안에 머무르는 사람을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분 안에 머무르십니다.”

 

사도 요한의 사랑의 강론은 늘 읽어도 새로운 감동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사랑체험이 바로 하느님 체험, 예수님 체험입니다. 텅빈허무를 텅빈충만으로 바꾸는 사랑입니다. 무지의 어둠을 밝히는 사랑의 빛입니다. 사랑은 삶의 의미이며 존재이유입니다. 사랑해서 사람입니다. 사랑없이 살기에 삶이 너무 고달프고 아프고 병도 많고 죄도 많습니다.

 

하느님은 당신 외아드님, 예수님을 보내시어 우리 모두 그분의 사랑을 통해서  살게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사랑을 통해 살기위해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사랑을, 예수성심의 사랑을 끊임없이 체험하고 배우고 공부하고 사는 것이 우리 인생의 모두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사랑을 하기에도 턱없이 짧은 인생인데 우리는 너무 인생을 헛되이 지내고 있습니다. 참으로 사는 것은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많이 많이 사랑하며 사는 것입니다. 살 줄 몰라 불행한 이들은 바로 이런 사랑을 몰라서입니다.

 

“사랑합니다!”

 

아끼지 말고 고백하십시오. 사랑의 지향만 있으면 일단 고백해 놓고 보십시오. 사랑이 뒤따라 옵니다. 마침내 진정 사랑하게 됩니다. 어제 나눴던 고백시를 다시 나눕니다. 형제자매들 고백성사후 사죄경후 강복을 드릴 때 용기를 내어  다음 사랑의 마음으로 안아드립니다.

 

“사랑합니다! 

감동에 벅차 당신을 

안을 때 마다

주님을 안 듯

주님의 

살아 있는 보물을 

살아 있는 성인을

살아 있는 성경을

살아 있는 소우주를 

안듯 당신을 안는다

가슴 벅차 오는 기쁨이요 행복이다”

 

요즘 며칠간 참 많이 선물로 나눈 시화詩畫입니다. 예수성심성월에, 예수성심대축일에 참 좋은 선물인 사랑법입니다. 사랑으로 안으라 있는 가슴입니다. 자녀든 부부든 친구든 이런 마음으로 안아드리기 바랍니다. 제 좋아하는 시편도 생각납니다.

 

-‘주님께 아뢰옵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시편16,2)-

-‘저의 힘이신 하느님! 당신을 사랑합니다.”(시편18,1)-

 

성녀 소화 데레사,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마지막 임종어도 이와 일치합니다.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평생 삶의 요약과 같은 주님 사랑의 고백입니다. 어느 형제님이 아내에게 마지막 했다던 임종어는 늘 들어도 감동입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주님께 바칠 우리의 마지막 임종어도 이 셋뿐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성심의 사랑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당신 사랑에로 우리를 초대하는 예수님이십니다. 예수성심의 사랑이야 말로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와 정주처가 되고, 영원한 쉼터이자 배움터이자 샘터가 됩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짐은 가볍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마음 안에 부어지는 예수성심의 사랑입니다. 새삼 우리 인생은 평생 예수성심의 사랑을, 온유와 겸손의 사랑을 배워가는 사랑의 여정이요 사랑의 학교임을 깨닫습니다. 저절로 나오는 주님께 대한 사랑과 감사의 고백입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참회합니다

믿습니다

찬미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모두이옵니다

늘 당신의 모두가 되고 싶사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동이요 감탄이요 감동이옵니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아멘.


[6/17(토)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되새김 구절]

 

1.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성모님께서 보여 주신 모습은 예수 성심에 동화되고 성화되기를 열망하는 모든 신앙인에게 요구되는 자세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마음 바깥으로 밀쳐 내기보다 성모님처럼 마음속에 간직하고 받아들일 때비로소 우리 마음도 예수님의 성심에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여 봅니다.

 

저 사람만큼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이웃이 어쩌면 우리를 성화로 이끄는 신비일 수 있습니다.(정천 신부)

 

2.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요구하고, 유대인들은 표징을 요구하지만 내가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 겸손의 길, 사랑의 길, 순명의 길이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주는 참된 진리입니다. 이 길이 성모님께서 걸어가신 길입니다.(조재형 신부)

 

3.   오늘의 말·샘기도(기도나눔터)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서 배워라.”(마태 11,29)
 
주님!
당신의 멍에를 메게 하소서.
묶지만 옭아 메지 않는, 위에 있지만 짓누르지 않는,
오히려 편하게 하는 사랑의 멍에를 메게 하소서.
함께 지며 나누는, 함께 가며 끌어주는 그 손을 놓치지 않게 하소서.
동행해 주고 길이 되어 주는 온유하고 겸손하신 그 마음을 따라 살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하느님의 사랑을, 예수성심의 사랑을 끊임없이 체험하고 배우고 공부하고 사는 것이 우리 인생의 모두임을 깨닫습니다. (이수철 신부)

 

[6/17(토)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제 175일 기도]

 

하느님! 임마누엘 하느님!

성모성심기념일에...성모님의 곰곰이 생각하는 마음을 닮게 하소서.아멘.

 

- 2023년 6월17일(토) 8시10분...수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