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20일(목) 오늘의 글/시
* 행복한 부자 *
수천 년을 살아온 바위가
오늘날 신에게 묻더라 ~
" 신께서 인간들을 보실 떄
가장 신기한 것이 무엇인지요 ? "
신께서 미소(微笑)로 말씀하셨다
첫째는
어린 시절엔 어른 되기를 갈망하고
어른이 되어서는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를 갈망하는 것이더라
둘째는
돈을 벌기 위해서 건강을 잃어버린 다음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돈을 모두 병원, 약방에 바치고
돈을 다 잃어버리는 것이더라.
셋째는
미래를 염려하다가 현재를 놓쳐
버리고는 결국 미래도 현재도
둘 다 누리지 못하는 것이더라
결론적으로 인간은
절대 죽지 않을 것처럼 살지만
조금 살다가 살았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죽는 것이 신기하더라
신이 바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고
바위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
바위는 나지막이 말했다.
" 그러면 인간들이
꼭 알고 살아가야 할 교훈을
신께서 직접 말씀해 주시지요 "
신은 조용히 말씀하셨다.
그 하나는
어떤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은
하지 아니하여도
그를 지극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하나는
어느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는
단지 몇 초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지만
그 사람의 상처가 아물기에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행복한 부자는
아주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가진 것이 적어도
그것으로 만족하며
나보다 더 적은 이웃과 나누며 사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부자인 것을 꼭 기억해 두어야 한다"
ㅡ좋은 글 중에서 ㅡ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당신의 제단에
꽃 한 송이 바친 적이 없으니
절 기억하지 못하실 겁니다.
그러나 하느님
모든 사람이 잠든 깊은 밤에는
당신의 낮은 숨소리를 듣습니다.
그리고 너무 적절할 때
아주 가끔
당신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립니다.
하느님
어떻게 저 많은 별들을 만드셨습니까.
그리고 처음 바다에 물고기를 놓아
헤엄치게 하셨을 때
저 은빛 날개를 만들어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를 때
하느님도 손뼉을 치셨습니까.
아! 정말로 하느님
빛이 있어라 하시니
거기 빛이 있더이까.
사람들은 지금 시를 쓰기 위해서
발톱처럼 무딘 가슴을 찢고
코피처럼 진한 눈물을 흘리고 있나이다.
모래알만 한 별이라도 좋으니
제 손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아닙니다. 하늘의 별이 아니라
깜깜한 가슴속 밤하늘에 떠다닐
반딧불만 한 빛 한 점이면 족합니다.
좀 더 가까이 가도 되겠습니까.
당신의 발끝을 가린
성스러운 옷자락을
때묻은 손으로 조금 만져 봐도 되겠습니까.
아 그리고
그것을
저 무지한 사람들의 가슴속을
풍금처럼 울리게 하는
아름다운 시 한줄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 시인, 이어령 -
<'이어령 시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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