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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미사 묵상

[매묵]2025년 5월 14일 수요일[(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신부님 강론 4개

[매묵]2025년 5월 14일 수요일[(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신부님 강론 4개

오늘 전례

마티아 사도는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뒤에 사도로 뽑힌 인물로, 열두 사도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유다의 자리를 채우게 된다. 그는 예수님의 공생활 초기부터 다른 제자들과 함께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가르침을 받고,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 그리고 승천까지 목격한 이로 예수님의 일흔두 제자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마티아 사도의 활동과 죽음에 관하여 확실하게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예루살렘에서 선교 활동을 펼친 데 이어 이방인 지역, 특히 에티오피아에서 선교하였다고 전해 온다.

입당송

요한 15,1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았으니,
가서 열매를 맺어라. 너희 열매는 길이 남으리라. 알렐루야.
<대영광송>

본기도

하느님, 복된 마티아를 사도단에 들게 하셨으니
그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도 하느님 사랑의 한몫을 받고
뽑힌 이들 대열에 들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마티아가 뽑혀, 열한 사도와 함께 사도가 되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1,15-17.20-26
15 그 무렵 베드로가 형제들 한가운데에 서서 말하였다.
그 자리에는 백스무 명가량 되는 무리가 모여 있었다.
16 “형제 여러분, 예수님을 붙잡은 자들의 앞잡이가 된 유다에 관해서는,
성령께서 다윗의 입을 통하여 예언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17 유다는 우리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우리와 함께 이 직무를 받았습니다.
20 사실 시편에 ‘그의 처소가 황폐해지고 그 안에 사는 자 없게 하소서.’
또 ‘그의 직책을 다른 이가 넘겨받게 하소서.’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21 그러므로 주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지내시는 동안
줄곧 우리와 동행한 이들 가운데에서,
22 곧 요한이 세례를 주던 때부터 시작하여
예수님께서 우리를 떠나 승천하신 날까지
그렇게 한 이들 가운데에서 한 사람이 우리와 함께
예수님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23 그래서 그들은 바르사빠스라고도 하고 유스투스라는 별명도 지닌 요셉과
마티아 두 사람을 앞에 세우고, 24 이렇게 기도하였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
이 둘 가운데에서 주님께서 뽑으신 한 사람을 가리키시어,
25 유다가 제 갈 곳으로 가려고 내버린 이 직무,
곧 사도직의 자리를 넘겨받게 해 주십시오.”
26 그러고 나서 그들에게 제비를 뽑게 하니 마티아가 뽑혀,
그가 열한 사도와 함께 사도가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13(112),1ㄴㄷ-2.3-4.5-6.7-8(◎ 8 참조)
◎ 주님은 그를 당신 백성의 귀족들과 한자리에 앉히셨네.
또는
◎ 알렐루야.
○ 찬양하여라, 주님의 종들아. 찬양하여라, 주님의 이름을.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 이제부터 영원까지. ◎
○ 해 뜨는 데서 해 지는 데까지, 주님의 이름은 찬양받으소서. 주님은 모든 민족들 위에 높으시고, 그분의 영광은 하늘 위에 높으시네. ◎
○ 누가 우리 하느님이신 주님 같으랴? 드높은 곳에 좌정하신 분, 하늘과 땅을 굽어보시는 분. ◎
○ 억눌린 이를 흙먼지에서 일으켜 세우시고, 불쌍한 이를 잿더미에서 들어 올리시는 분. 귀족들과, 당신 백성의 귀족들과, 그를 한자리에 앉히시네. ◎

복음 환호송

요한 15,16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아 세웠으니, 가서 열매를 맺어라. 너희 열매는 길이 남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9-1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10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11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12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13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14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15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16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17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복된 마티아 축일에 저희가 정성껏 바치는 이 제물을 받으시고
은총의 힘으로 저희의 믿음을 굳건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사도 감사송 2 <교회의 기초이며 증거자인 사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사도들을 기초로 삼아 그 위에 교회를 세우시어,
지상에서 주님의 거룩하고 영원한 표지가 되게 하시고,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하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이제와 영원히 모든 천사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15,12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거룩한 잔치에서 저희에게 천상 선물을 가득히 내려 주시니
복된 마티아의 전구를 들으시고
저희가 빛나는 성인들의 무리에 들게 하소서.
우리 주 …….
사진설명: 성 마티아 사도

오늘의 묵상

1.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 강론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오늘은 성 마티아 사도 축일입니다. 마티아 사도는 열두 사도 중 유다가 빠진 자리를 대신하여 사도로 뽑힌 인물입니다. 그는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을 체험한 제자이며, 사도로서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2025년 성삼일 전례에서 부주임 신부님께서 성목요일과 파스카 성야 미사를 주례하였고, 저는 성금요일 전례를 맡았습니다. 부주임 신부님은 전례의 핵심을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성 목요일에는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냄새나는 발을 씻겨 주시는 예수님, 노예가 하는 일을 해 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배우자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식사를 마치신 후에 다시금 겟세마니 동산으로 나가십니다. 그런 의미로 주님께서 안 계시니 감실을 비우고, 수난 감실로 옮긴다고 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당부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깨어서 기도하자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파스카 성야에서는 빛의 예식, 부활 찬송, 말씀의 전례, 세례식, 성찬의 전례의 의미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핵심은 어둠이 점차 밝아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빛으로, 부활 찬송으로, 말씀의 전례로, 세례를 통해서 우리에게 다가온다고 하였습니다. 마치 바오로 사도가 지금은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날이 오면 모든 것이 확실하게 보일 것입니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이러한 설명을 들으며 저는 오늘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복음을 다시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았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의 계획 안에 선택된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마티아 사도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제비로 뽑힌 것처럼 보이지만, 그 선택안에는 하느님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철학자 파스칼은 인간을 생각하는 갈대라고 표현했습니다. 연약하지만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 바로 우리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내 삶이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이 만남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묻게 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가 묻기 전에 이미 우리를 부르셨고, 길을 묻기 전에 우리 삶의 길이 되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더 이상 종이라 부르지 않고 친구라 부르셨습니다. 종은 주인의 뜻을 모르지만, 친구는 함께 머물고, 나누고, 걸어가는 존재입니다.

 

예전에 박도식 신부님께서 무엇 하는 사람들인가?’라는 제목으로 교리서를 출판하였습니다. 영적으로 메마른 현대인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책이었습니다. 신앙인들에게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지를 알려 주는 이정표와 같은 책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지금 이곳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 주는 것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하느님을 볼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가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온유한 사람은 하느님의 나라를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복음 때문에 박해를 받으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성목요일 전례에서 발을 씻으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친구로 다가오셨습니다. 그 사랑이야말로 참된 계명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마티아처럼 우리도 선택받았고, 파견되었습니다. “가서 열매를 맺어라. 너희의 열매는 길이 남으리라.” 이 말씀은 우리가 사랑의 열매를 맺는 사도적 삶을 살아가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빅터 프랭클은 말했습니다. “사람은 삶이 자기에게 무엇을 주었는가보다, 자기 삶이 세상에 무엇을 주었는가를 묻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하느님께 받은 선택의 은총을 세상에 열매로 드러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금 확인합니다. 우리는 제비로 선택된 마티아처럼, 눈에 띄지 않아도 분명히 하느님의 뜻 안에 선택된 사람들입니다. 종이 아닌 친구로, 어둠이 아닌 빛으로,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사도의 길을 함께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2.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복음요한 15,9-17

 

주님의 섭리에 온전히 맡긴다는 표시로서의 제비뽑기!

 

오늘 베드로 사도는 120명이나 되는 형제들 앞에 서서 전과는 완전히 다른 담대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일장훈시를 하고 있습니다. 훈시의 요지는 배반자 유다 사도에 대한 내용입니다.

‘그의 처소가 황폐해지고, 그 안에 사는 자가 없게 하소서.’

‘그의 직책을 다른 이가 넘겨받게 하소서.’

 

훈시를 마치며 베드로 사도는 떠나간 유다를 대신할 사도를 선출하자고 제안하는데, 그 과정에서 베드로 사도의

유머 감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저 같았으면 핵심 사도단인 베드로, 요한 야고보만 모여 긴급 회의를 거쳐 검증된 인물 한 명을 천거해서

동의를 얻었겠습니다.

 

그런데 베드로 사도가 제안한 방식은 이른바 ‘제비뽑기’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제비뽑기라니, 날아다니는 제비를 한 마리 잡아, 그 제비를 이용해서 뭔가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제비가 아니었습니다.

이른바 추첨을 통해 새로운 사도를 한 명 뽑는 것이었습니다.

 

제비라는 말이 재미있습니다. 제비뽑기는 ‘종이에 글을 적은 뒤 접어놓고 섞어서 뽑다.’는 말입니다.

‘접다’는 말의 옛말이 ‘졥다’인데, ‘졥다’에 접미사 ‘이’를 붙여 ‘졔비’가 되었고,

구개음화 법칙에 따라 제비가 된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선발된 후보는 묘하게도 요즘처럼 두 사람이었습니다.

1. 바르사빠스라고도 하고 유스투스라는 별명을 지닌 요셉. 2. 마티아.

 

사도행전은 두 사도에 대한 세세한 인물 소개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기호 1번인 요셉이 기호 2번 마티아 보다 더 유력한 인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름이 먼저 거명되고 있으며, 동시에 바르사빠스라고도 불렸고, 유스투스라는 별명도 지닌 요셉이

인지도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기호 2번 마티아는 그 어떤 소개 말씀도 없이 딸랑 이름 석 자만 소개되고 있는 걸 봐서

인지도가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당시 사도들이나 함께 모여 기도했던 사람들도 요셉이 당선될 가능성을 크게 봤을 것입니다.

 

이윽고 사도들은 두 사람, 요셉과 마티아를 사람들 앞에 세우고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 이 둘 가운데에서 주님께서 뽑으신 한 사람을 가리키시어,

유다가 제 갈 곳으로 가려고 내버린 이 직무, 곧 사도직의 자리를 넘겨 받게 해주십시오.”(사도행전 1장 24~25절)

 

그러고 나서 두 사람에게 제비를 뽑게 하였는데, 결과는 요셉이 아니라 마티아가 사도로 선택되었습니다.

 

이처럼 중대한 결정을 ‘제비뽑기’로 진행하는 것이 좀 웃기기도 하지만, 당시 유다 전통 안에서 제비뽑기는

주님의 뜻을 찾는 한 방편이었습니다.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한 후 나머지는 주님의 섭리에 맡긴다는 표시가 제비뽑기였습니다.

 

전해 내려오는 교회 전승에 따르면 마티아는 사도로 선출된 즉시 예루살렘을 떠났다고 합니다.

여러 이교도 지방을 두루 다니면서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였으며, 후에 멀고도 먼 땅, 에티오피아까지 가서

선교에 전념하다가 영광스러운 순교의 월계관을 쓰셨다고 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출처 - 살레시오회 내리피정 센터이야기


3. 이영근 신부님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복음요한 15,9-17

<우리가 이토록 더불어 살아야 하는 까닭은 ‘서로 사랑하기 위한 것’>


오늘 제1독서는 가리옷 유다의 빈 자리를 마티아가 채우게 되는 선출 과정을 보여줍니다.
곧 하느님께서 뽑으신 이를 받아들여 ‘사도단’이 채워지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가 부활의 증인으로 직무를 맡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친구’로 삼으십니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 불렀다. 
~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요한 15,15-16)

참으로 놀라운 은총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을 당신의 ‘친구’로 삼으십니다. 


‘친구’란 ‘깊은 친교’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모세가 하느님과 친구처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였듯이, 친교의 ‘깊은 관계’를 나누는 것입니다. 


그것은 ‘영’으로 맺는 친교입니다. 
하느님과의 영으로 맺는 깊은 친교는 우리들 서로의 관계를 ‘깊고 거룩한 관계’로 이끌어 갑니다. 
곧 영의 열매를 ‘우리들 안에서’ 맺어갑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친구’로 삼은 이유를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15,16)

그러면, 우리가 맺어야 하는 ‘열매’는 무엇인가? 

궁극적으로 그것은 ‘사랑’이라는 열매입니다. 


바오로 사도에 따르면, ‘사랑’은 친교의 영이 맺는 열매입니다(갈라 5,22-23,사랑,기쁨,평화,인내,호의,선의,성실,온유,절제). 

그렇습니다. 

바로 이 ‘사랑’이라는 열매만이 언제까지나 남아 있는 열매입니다.
‘사랑’은 영원히 남기 때문입니다(1코린 13,8.13.). 


곧 ‘스스로 접어버리지 않는 한’, 사랑은 영원합니다. 
사랑이 영원한 까닭은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영원하시기 때문입니다. 
당신께서는 이토록 우리가 사랑할 때 신비롭게 당신과의 영원한 사랑 안에 우리를 가두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요한 15,9),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5,17)

그렇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을 실천할 때,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물게 되고, ‘친구’라는 은총이 실현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요한 15,14)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토록 더불어 살아야 하는 까닭은 ‘서로 사랑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타인은 경쟁자이거나 적이거나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이해관계가 아니라 ‘사랑해야 할 대상’입니다. 
헐뜯고 비난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을 내어주어서라도 ‘위해 주어야 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우리는 그 온전한 모습을 바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봅니다. 
그것은 바로 '벗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사랑'입니다(요한 15,13).



아멘.


<오늘의 말 · 샘 기도>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15,11)

주님!
제 안에는 당신의 숨결이 흐릅니다.
제 안에 새겨진 당신의 사랑입니다.
제 안에 굴을 파고들어 와 빈 무덤으로 모습을 숨긴 그지없이 충만한 사랑입니다.
결코 빼앗길 수도, 빼앗겨지지도 않는 기쁨입니다.
주님!
당신의 기쁨의 숨결이 온 세상에 퍼지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4.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2025.5.13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사도11,19-26 요한10,22-30

 

착한 목자 예수님과

“우정의 여정”

 

“AI 시대 ‘인간다운 노동’ 보장해야...교황은 겸손한 종일뿐”

 

경향신문 어제 신문 2면의 큰 글자의 기사를 읽으면서, ‘아, 새로 뽑힌 레오 14세 교황도 성인이구나!’하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일정을 소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도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훌륭한 후계자구나!’ 하는 느낌도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의 사목 표어는 라틴어 ‘In Illo uno unum’으로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뜻입니다.

이 문구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시편 127편 강해에서 인용된 것으로, "비록 우리는 많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다"라는 교회의 일치와 친교를 강조합니다.

사목 표어는 레오 14세가 주교로 서품될 때부터 사용해온 것으로, 그의 사목적 방향과 일관성을 보여줍니다. 

 

명실공히 명품종교 가톨릭교회에 명품교황이 탄생한 것입니다.

특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있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무덤앞에서 기도하는 레오14세 교황의 사진은

참 아름답고 거룩한 느낌에 길이 보존하고자 스크랩 해두었습니다. 

 

무덤 관위에는 franciscus 란 라틴어 글자의 이름만 새겨져 있고 그 위에는 꽃 한송이 놓여져 있는

단순한 모습도 참 강렬했습니다.

오히려 부재로서 생생히 현존하신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종하셨을 때 “하느님의 집에 돌아가셨다”라는 교황청의 메시지도 생각났습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의 전하는 교황 선출 큰클라베 분위기 묘사도 소개합니다.

 

“미디어와 언론은 콘클라베를 정치와 투쟁의 장처럼 묘사하곤 한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전혀 느낄수 없었다.

콘클라베는 굉장히 형제적이고, 친교적이며 아름다웠다. 외부에선 정치적이고, 야합적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런 건 없었다.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됐을 당시 시스티나 경당은 박수를 치고 야단이 났으니 그대로 잔치와 축제 분위기였다.”

 

이어 어제 신문 사설도 레오14세 교황에 대한 기대와 당부였고 마지막 부분만 인용합니다.

 

“현대의 교황은 14억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82억 인류의 정신적 지도자이다. ‘평화의 사도’로서 사회적 약자를 보듬고

불의를 외면하지 않았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지를 이어받아 새 교황이 지구공동체 회복의 초석을 놓고

인류평화에 기여하길 전 세계인과 함께 기원한다.”

 

제가 프란치스코 전임 교황과 레오14세 교황은 물론 콘클라베에 참석했던 추기경들로부터 받는 느낌은

이분들의 착한목자 예수님과의 우정입니다. 참으로 착한목자 예수님과 우정의 여정을 충실히 살았던 추기경들입니다.

몇 달 몇년에 이런 아름답고 거룩한 인격이나 인품의 형성이 아니라 평생 주님과 우정의 여정에 충실한 결과,

이런 명품인생, 명품신자의 인격과 인품의 추기경들입니다. 

주님과 우정의 여정은 그대로 우리 신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진리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이 바르나바 사도의 인품을 생생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티오키아에 도착한 바르나바는 하느님의 은총이 내린 것을 보고 기뻐하며 모두 굳센 마음으로

주님께 계속 충실하라고 격려하였다.

사실 바르나바는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그리하여 수많은 사람이 주님께 인도되었다.

이 안티오키아에서 제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당시 로마, 알렉산드레아에 이어 세 번째 큰 도시가 안티오키아입니다.

안티오키아교회에 결정적 영향을 준 바르나바 사도가 그대로 ‘주님의 꽃’이자 ‘주님의 향기’같다면,

주님께 인도된 수많은 사람들은 주님의 꽃향기에 날아드는 무수한 벌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의 복음 선포 여정과 함께 필히 함께 가는 주님과 우정의 여정입니다.

이래서 기도와 말씀공부가 우선입니다.

 

오늘 옛 현자의 말씀도 귀한 가르침이 됩니다.

오늘날 교육이 놓치고 있는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지혜입니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보다 더 큰 가르침은 ‘멀리 바다를 꿈꾸게 하는 것’이다.”<다산>

“백성이 많은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들을 부유하게 해야 한다.”

“부유하게 한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가르쳐야 한다.”<논어>

 

정치도 결국은 민생입니다.

민생과 더불어 ‘꿈꾸는 것’과 ‘공부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꿈꾸게 하고 진리 말씀을 배우고 공부하여 주님과 ‘우정의 여정’을 살게 하는

청소년 종교교육이 실천되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착한 목자 예수님과의 우정입니다.

오늘 복음이 주님과 우정의 관계를 명쾌하게 밝힙니다.

예수님이 착한목자라면 우리는 양들입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주님과 우정의 열매가 영원한 생명의 선물이요, 이보다 더 좋고 확실한 영적 안전장치는 없습니다.

이런 예수님과의 우정은 예수님과 하느님 아버지와의 사랑의 일치에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봅니다. 

 

“그들을 나에게 주신 내 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도 위대하시어, 아무도 그들을 내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아버지께서 예수님께 주신 ‘하느님의 귀한 선물들’이요, 우리에게 맡겨진 필생과제는

예수님과 우정의 심화임을 깨닫습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착한목자 예수님과 우정의 여정을 착실히 살아낼 수 있도록

참 좋은 도움을 주십니다.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출처 - 요셉수도원


5/24(수)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되새김 구절
 
 
1. 빅터 프랭클은 말했습니다. “사람은 삶이 자기에게 무엇을 주었는가보다, 자기 삶이 세상에 무엇을 주었는가를 묻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하느님께 받은 선택의 은총을 세상에 열매로 드러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다시금 확인합니다. 우리는 제비로 선택된 마티아처럼, 눈에 띄지 않아도 분명히 하느님의 뜻 안에 선택된 사람들입니다. 종이 아닌 친구로, 어둠이 아닌 빛으로,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사도의 길을 함께 걸어가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조재형 신부)
 
 
2.  당시 유다 전통 안에서 제비뽑기는

주님의 뜻을 찾는 한 방편이었습니다.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한 후 나머지는 주님의 섭리에 맡긴다는 표시가 제비뽑기였습니다.

 

전해 내려오는 교회 전승에 따르면 마티아는 사도로 선출된 즉시 예루살렘을 떠났다고 합니다.

여러 이교도 지방을 두루 다니면서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였으며, 후에 멀고도 먼 땅, 에티오피아까지 가서

선교에 전념하다가 영광스러운 순교의 월계관을 쓰셨다고 합니다.(양승국 신부)

 

3. <오늘의 말 · 샘 기도>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15,11)

주님!
제 안에는 당신의 숨결이 흐릅니다.
제 안에 새겨진 당신의 사랑입니다.
제 안에 굴을 파고들어 와 빈 무덤으로 모습을 숨긴 그지없이 충만한 사랑입니다.
결코 빼앗길 수도, 빼앗겨지지도 않는 기쁨입니다.
주님!
당신의 기쁨의 숨결이 온 세상에 퍼지게 하소서!
아멘.(이영근 신부)

 

4. 예수님이 착한목자라면 우리는 양들입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주님과 우정의 열매가 영원한 생명의 선물이요, 이보다 더 좋고 확실한 영적 안전장치는 없습니다.

이런 예수님과의 우정은 예수님과 하느님 아버지와의 사랑의 일치에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봅니다. 

 

“그들을 나에게 주신 내 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도 위대하시어, 아무도 그들을 내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이수철 신부)

 
 
5/24(수)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오늘의 기도
 
복음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오늘의 말 · 샘 기도>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15,11)

주님!
제 안에는 당신의 숨결이 흐릅니다.
제 안에 새겨진 당신의 사랑입니다.
제 안에 굴을 파고들어 와 빈 무덤으로 모습을 숨긴 그지없이 충만한 사랑입니다.
결코 빼앗길 수도, 빼앗겨지지도 않는 기쁨입니다.
주님!
당신의 기쁨의 숨결이 온 세상에 퍼지게 하소서!
아멘.
 
- 2025년 5월14일(수) 7시2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