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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추수

 

추     수

 

길가 보도블럭 사이에 끼어 피는 작은 풀들

눈에 띄지 않아

있는 듯 없는 듯

스쳐 지나가는 풀들

중대가리풀  매듭풀  마디풀  깨풀 등

추수할 계절인 이 가을에

이들의 산출물은 무엇일까.

 

바쁘게 걷는 군중들 사이에 섞여 있는 나

예쁘지도 잘나지도 않아

없는 듯 있는 듯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 나

생 노 병 사 희 노 애 락 등

인생의 오후에 다다른 이 시기에

나의 산출물은 무엇일까.

 

  - 2011. 10. 2 수산나-

 


 

사진 : 니콜라이

글    : 수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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