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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문인

신달자 감동에세이 <미안해...고마워...사랑해...>

신달자 감동에세이 <미안해...고마워...사랑해...>

 

신달자 감동에세이 <미안해...고마워...사랑해...>를 읽었다.

숙명여대 다닐때 별명을 잘 지어주는 왕초친구가 있었는데 '숙명 재클린'이라고 별명을 붙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로마의 휴일을 보고 오드리헵번이 너무 예뻐 왕초를 불러 오드리헵번으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한학기 동안 돈을 쓰고 공을 들

였으므로 왕초는 결국 결정을 내려 '오드리될뻔'으로 불렀습니다. 이래서 친구들은 '될뻔' '될뻔' 하고 불렀습니다. 이 글을 읽고 지하

철 안에서 꽤나 웃었다.

 

 

결혼하고 몇년간 불행과 싸우고, 결혼우울증에 걸려 늘 뭔가를 찿아 헤맸습니다. 밤늦게 서랍을 열며 뭔가를 찿는 그런 병에 걸렸습

니다. 어느 날 입은 옷 그대로 종로거리를 걷다가 박목월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YMCA로 들어가 차를 마시는데 선생님이 말씀하셨습

니다.

"내가 일요일에 집에 있으니까 글을 다시 시작해라. 시를 써 가지고 오면 봐 주겠다." 용기백배하여 그때가 둘째아이 임신중이었는데,

밤새 글을 써서 가져가니 '냉담~ 본체도 안하심~무릎꿇고 20분 기다리니 "신군 왜 왔노?" ~~~글을 보자고 하시더니 종이 휙 던지시

며 "글씨가 너무 크다!" "글씨가 너무 작다!" 이런 식으로 8번 왔다갔다하니 첫 추천을 해주셨다.

"신군. 그동안 고생했다. 내가 자네를 종로에서 처음 봤을때 너무 위험했어. 그냥그냥 좋게 대우해서는 시를 쓸 수 없었을거야." 그러

시면서 이렇게 박대를 해도 오는가를 봤다고 하시더군요.

그때 저는 내 영혼을 살려야만 했기 때문에 그 서러운 박대를 당하면서 그 집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시가 있다는 것이 저를 가장 겸허하게 만들고, 제대로 인생을 공부하게 하고, 남의 인생에 대해 깊이 느끼고, 따뜻한 물줄기를 찿으

려고 노력하게 하고, 그리고 내 산야, 내 한국을 사랑하게 만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불행> -신달자-

 

던지지 마라

박살난다

그것도 잘 주므르면

옥이 되리니.

 

가물치와의 화해가 나이가 들면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제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거든요.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 한테는 좋은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낳고 사는게 별거냐

그늘좋고 풍경 좋은데

의자 몇개 내놓은거여

 

 

유홍준의 <의자>

 

"너무 높은 곳에서 와서 얼마나 다리가 아플까.

저 눈이 의자에 앉아서 쉬고 있나 보다."

"어디에 갈 데가 있다고 사라진다."

"나는 붙잡을수 없었다."

 

 

<벗어놓은 스타킹> -나희덕-

 

지치도록 달려온 갈색 암말이

여기 쓰러져 있다.

 

더 이상 흘러가지 않을 것처럼

 

생의 얼굴은 촘촘한 그물 같아서

조그만 까그러기에도 올이 주르르 풀려나가고

무릎과 엉덩이 부분은 이미 늘어져 있다

 

몸이 끌고 다니다가 벗어놓은 욕망의

껍데기는 아직 몸의 굴곡을 기억하고 있다

의상을 벗은 광대처럼 맨발이 낯설다

 

얼른 집어들고 일어나 물속에 던져 넣으면

달려온 하루가 현상되어 나오고

물을 머금은 암말은

갈색빛이 짙어지면서 다시 일어난다

 

또 다른 의상이 되기 위하여

밤색 갈기는 잠자리 날개처럼 잘 마를것이다

 

 

'미안해'란 말을 두려움 없이 말한다

'고마워'란 말을 주저없이 말한다

'사랑해'란 말을 부끄럼 없이 말한다^^^^^^^<일본 전국남편협회>

 

 

 

 

파리매

 

 

파리매

 

 

파리매의 사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