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시집 <우리들의 시간>
끝도 가도 없이, 수도 없이, 층층으로, 파상처럼 밀려오는 모순의 바다,
막대기 하나 거머잡고 자맥질하듯, 창조는 그와 같이 외로운 몸부림이라 하겠는데,
막대기 하나만큼의 확신과 그 막대기의 왜소하고 미세함에서 오는 막막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경우 시는 창조적 작업이기 보다 그냥 태어난다는 느낌이다.
바람을 질러서 풀숲을 헤치고 생명의 입김과 향기와 서러운 사연이 내게로 와서
뭔가가 되어지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늘 미숙하고 넋두리 하소연도 적지않아 발표할때마다 꺼림칙하고 쑥스러웠다.
시를 쓴다는 것은 큰 위안이었다. 자정적(自靜的) 과정이기도 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송두리째 빼앗겼던 저 옛날 일제시대,
학교라는 조직 속에서 몰래 시를 쓴다는 것이 유일한 내 자유의 공간이었고
6.25세월 속에서는 나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어 주기도 했다.
<세상을 만드신 당신께> -박경리-
당신께서는 언제나
바늘구멍 만큼 열어주셨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았겠습니까
이제는 안 되겠다
싶었을 때도
당신이 열어주실
틈새를 믿었습니다
달콤하게
어리광부리는 마음으로
어쩌면 나는
늘 행복했는지
행복했을 것입니다
목마르지 않게
천수(天水)를 주시던 당신
삶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큰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
큰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
큰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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