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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강론

2012-03-15 영적 식별 능력/ "연탄길" 책속 글 중에서

 

2012315사순 제3주간 (목)요일 ~ 영적 식별 능력

 

예수님께서는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에서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의 영신수련에 나오는 두개의 깃발 묵상을 떠올립니다. 이는 우리 주 그리스도의 깃발과 인간 본성의 원수인 사탄 루치펠의 깃발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이 당신 깃발 아래에 함께하기를 바라시어 사람들을 부르십니다. 이를 거슬러 루치펠은 자기의 깃발 아래로 사람들을 불러 모읍니다.

루치펠은 사람들을 사로잡아서 자신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합니다. 루치펠은 사람들을 먼저 재물에 대한 탐욕으로 유인하고, 그들을 세상 것에 대한 허영심으로, 그다음에는 한껏 부푼 교만으로 이끌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이 가난의 참된 가치를 깨닫게 하시고, 세상의 명예와 반대되는 수치와 업신여김을 바라게 하시고, 교만에 반대되는 겸손을 선택하게 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사도들과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시어 사람들을 당신의 깃발 아래로 모으십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선한 영들과 악한 영들을 식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악한 영들은 그럴듯한 이유와 교묘한 속임수로 우리를 유혹하기 때문입니다. 시작과 끝이 모두 좋고 모든 일에서 선을 지향하면 이는 선한 영의 표지입니다. 그러나 결과가 악이거나 평화와 안정을 빼앗아 영혼을 혼란스럽고 불안하게 하면 이는 악한 영의 표지입니다. 영적 식별 능력을 키워가는 것은 신앙을 성숙하게 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교만으로 이끄는 악한 영과 겸손으로 이끄는 선한 영을 식별하게 하시어 성숙한 신앙을 가지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 예수성심상 : 최종태(요셉) 작

조각가 최종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님은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 있는 성모마리아를 닮은 관음상으로도 유명하시다.

 

 


정말 좋은 책 ˝연탄길˝ 책속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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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출입문이 열리더니 한 여자 아이가 동생들을 데리고 들어왔다.
영철이 주문을 받기 위해
아이들 쪽으로 갔을 때 큰아이가 말했다.



˝아저씨, 자장면 두 개 주세요.˝


˝근데 언니는 왜 안 먹어?˝


˝응, 점심 먹은 게 체했나 봐.˝

˝언니.....



우리도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저렇게 같이 저녁도 먹구.˝

바로 그때 영선이 주방에서 급히 나왔다.
그녀는 한참동안 아이들 얼굴을 바라보았다.
˝너 혹시 인혜 아니니? 인혜 맞지?˝


˝네 맞는데요. 누구세요?˝


˝엄마 친구야. 나 모르겠니? 영선이 아줌마.
한 동네에 살았었는데,
네가 어릴 때라서 기억이 잘 안 나는 모양이구나.


그나저나 엄마 아빠 없이 어떻게들 사니?˝

그녀는 아이들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인정이도 이제 많이 컸구나.˝

그제야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아줌마가 맛있는 거 해다 줄게.˝

영선은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자장면 세 그릇과
탕수육 한 접시를 내왔다.

아이들이 음식을 먹는 동안 그녀는 내내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잘가라. 차 조심하구..... .
자장면 먹고 싶으면언제든지 와, 알았지?˝

˝네.....˝


어두운 길을 총총히 걸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처마 끝에 매달려
제 키를 키워 가는 고드름처럼 힘겨워 보였다.

아이들이 가고 난 뒤 영철은 영선에게 물었다.

˝누구네 집 애들이지? 나는 기억이 안 나는데.˝
˝사실은,나도 모르는 애들이에요.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음식을 그냥 주면
아이들이 상처받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엄마 친구라고 하면
아이들이 또 올 수도 있고 해서.....˝


˝그런데 아이들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
˝아이들이 말하는 걸 들었어요.

주방 바로 앞이라 안에까지 다 들리던데요.˝
˝이름까지 알고 있어서 나는 진짜로 아는 줄 알았지.˝

˝오늘이 남동생 생일이었나 봐요.
자기는 먹고 싶어도 참으면서 동생들만
시켜주는 모습이 어찌나 안돼 보이던지.....˝


영선의 눈에 맺혀 있는 눈물은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