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16일 사순 제3주간 (금)요일 ~ 율법의 멍에를 풀어주신 주님
신학생 때에 은사 신부님과 산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신부님이 물었습니다.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이 저수지에 빠져서 곧 숨이 넘어갈 지경이 되었네. 그가 세례를 받아야 천당에 갈 수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저수지 물이 생수이고 이미 머리에 물이 묻었습니다. 그러니 물가에 앉아 손을 펼쳐 얹고 세례를 주면 유효한 세례가 됩니다.”하고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 신부님은 “아닐세. 얼른 물속에 뛰어 들어가 그 사람을 구하는 것이 우선 아닌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머리로만 신앙을 배우려고 하면 마음이 메말라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모세의 율법은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세분화되어, 지킬 계명 248개와 금기 사항 361개를 합쳐서 623개 조항으로 불어났습니다. 율법 학자들은 밥만 먹으면 율법을 연구했으니, 그들 머릿속에는 율법이 훤할 것입니다. 그러니 일반 사람들에게 613개 조항은 기억조차 하기 어려운 숫자입니다. 이 계명들을 제대로 지키려면 하루 온종일 신경을 곤두세워도 모자랄 지경입니다. 그러다 보니 인간을 위해 생겨난 율법이 오히려 인간을 속박하는 멍에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율법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으로 요약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인간을 속박하는 율법의 멍에 를 풀어 주셨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사랑은 하나이되 그 대상은 둘, 곧 하느님과 이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하느님을 섬기면서 이웃을 소홀히 하지 않고, 이웃을 섬기면서 하느님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균형 잡힌 신앙입니다.
╋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으로 율법의 멍에를 풀어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인천 답동 성 바오로 성당 예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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