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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봄날 - 도배일기 18- 강병길

 


봄날    - 도배일기 18

 

양지쪽엔 쑥이 제법 새순을 틔웠다

봄이라고 부르기엔 아직 이른 봄날

모양낼 것 없고 생긴 대로 깨끗하게만 해 놓으면 되는 월세방 일은

쉽게 끝났다

연장을 챙겨 나오다 보니 주인이 대문에 종이를 붙인다

언뜻보면 반야심경 한 구절 같은

'삭을새놈 보증오십 월십오만 지름보이라'

 

보증금 다 까먹고도 안 나가는 통에

내보내는데 애먹었다며 투덜거려도

유리테이프로 꼭꼭 눌러 붙이는 솜씨 능숙하다

 

누군가 인생의 한겨울 삭히고 떠나며 남긴 게송치곤 남루하다

 

- 강병길(1967~  )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시(2012.4.9)이다. 장석남 시인(한양여대 교수)이 시평을 했다.

 

'도배일기 18' 이다. 18번째 쓰는 일기이겠지... 이 시를 쓴 강병길 시인은 문막 어딘가에서 도배를 즐기며 시를 짓는다고 한다. '관념놀이 없이 생활로 싱싱한 시'라고 소개하였다.

 

 

'삭을새놈 보증오십 월십오만 지름보이라'

이 구절이 '반야심경 같은 구절'이라고 강병길 시인은 말했는데.....^-^

장석남 시인도 '남은 자가 대신 읊은 반야심경 닮은 게송'이라고 말했는데.....^-^

 

인터넷에 '게송'의 뜻을 알아보니 '부처의 공덕을 찬미하는 노래'라고 나온다....*-*

'삭을새놈 보증오십 월십오만 지름보이라'

이 구절이 부처님을 찬미하는 노래...?!?..*-*


 

 

사철쑥 어릴 때...^-^

 

사철쑥 어릴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