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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아버지의 밭 1- 박권숙

 

아버지의 밭 1

 

그곳은  언제나 초록빛 숲에 닿아 있다

달팽이의 노란 등짐 혹은 작은 자벌레의

투명한 행로만으로 무성한 눈물자국

 

소리와 빛의 고랑을 고루 헤쳐 보면 안다

흰 두건 쓴 앞산이 쇠호미를 잡으면

텃밭의 깊은 뿌리가 숲쪽으로 기운다

 

비 그친 뒤 얘야 보아라 흙은 자꾸 부풀고

부풀다 부풀다 못해 연한 순을 터뜨린다

그곳은 보이지 않는 초록빛 숲에 닿아 있다

 

 - 박 권숙(1962~  )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시조(2012.4.13) 이다. 정수자 시조시인이 시조평을 했다.

 

 

"날씨도 시속(時俗)을 닮아가는지, 봄이 심상치 않다. 윤삼월이 또 있고, 이래저래 꽃샘 잎샘이 잦을 모양이다. 하지만 이미 물오른 초목(草木)은 제 몸을 풀고 있다. 꽃과 잎 뿐이랴. 흙도 한껏 몸을 부풀리고 있다.........아버지의 밭에도 봄이 피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아버지들이 봄을 불러들여 흙의 연한 순들을 터트리는 거겠다" .........그곳은 보이지 않는 초록빛 숲에 닿아 있다.....^-^ 

 

 

각절의 마지막 장이 기억이 된다... 투명한 행로만으로 무성한 눈물자국 / 텃밭의 깊은 뿌리가 숲쪽으로 기운다/ 그곳은 보이지 않는 초록 빛 숲에 닿아있다......^-^

 

 


박권숙 프로필

1962년 경남 양산 출생

1991년 중앙일보 중앙시조지상백일장
연말장원 <초설>로 등단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한국시조작품상,
최계락문학상, 이영도 시조문학상 수상

시집 <겨울 묵시록><객토><시간의 꽃>
<홀씨들의 먼길><그리운 간이역>과
5인 선집 <다섯 빛깔의 언어풍경>이 있음

 

 

달팽이~ 소촉각 1쌍, 대촉각 1쌍, 대촉각 끝에 눈이 있습니다....^-^

 

달팽이~ 소촉각 1쌍, 대촉각 1쌍, 대촉각 끝에 눈이 있습니다....^-^

 

달팽이~ 소촉각 1쌍, 대촉각 1쌍, 대촉각 끝에 눈이 있습니다....^-^ 

 

달팽이는 딴 동물과 달리 더듬이(촉각·觸角)가 네 개다. 위쪽에 큰 더듬이 두 개, 아래에 작은 더듬이 두 개가 있어 모두 합쳐 네 개의 더듬이를 갖는 특이한 동물이다. 큰 더듬이 끝에는 동그란 눈이 붙어있다. 그 눈을 손으로 만지거나 다른 것으로 살짝 대보면 더듬이를 안으로 쏙 말면서 눈이 쑥 들어간다. 그래서 ‘달팽이 눈이 되었다’는 말은 겸연쩍거나 민망스러운 일을 당했을 때를 비유한다. 다시 말하면 큰 더듬이는 물체를 보는 데 관여하고, 작은 더듬이는 냄새를 맡거나 온도나 습도의 자극을 알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