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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박 농사 호박 농사- 권태응

 

박 농사 호박 농사

 

지붕엔 성기성기

박덩굴 퍼지고

하양 꽃이 만발

아기 박이 동글

 

울타리엔 엉기엉기

호박덩굴 퍼지고

노랑 꽃이 만발

아기호박 동글

 

우리 집도 옆집도

오곤자근* 똑같이
지붕엔 박 농사

울타리엔 호박 농사

 

- 권태응(1918~1951)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동시(2012.4.14)이다. 지은이가 1918년생이므로 지금 생존해 계신다면 만 94세 이다.

 

*오곤자근~ 권태응 시인의 시에 자주 나오는 말로, '서로 매우 정답게 지내는 모양'이란 뜻인 '오곤조곤'과 비슷한 의미로 보임.

 

지금은 보기 힘든  '박 농사 호박 농사' 풍경이다. '오곤자근 똑같이' 풍경은  시속(時俗)에 맞추어 다른 곳에서 찿아 보아야 되겠지...^-^

 

 

권태응 : (1918~1951). 충주탄금대 생. 경기고보, 와세다대학 정경학부를 다니다 독서회 때문에 치안유지법에 걸려 1년간 형무소 생활 중 무서운병 폐결핵에 걸려서 인천의 적십자 병원에서 3년간 요양. 고향에 돌아와 34세의 나이로 떠났다.

 

1995년 창작과비평사에서 70여편의 유작을 모아 감자꽃증보판을 내었다.

권태응은 일제하에서 헐벗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준 동요작가였다.

 

 

자연을 바탕으로 동심을 노래하는 권태응의 시는 간결하고 순수하다.

 


 

 

 

 

 

감 자 꽃

(초등교과서에도 실림)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 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 보나 마나 하얀 감자.


오 리

 

둥둥 엄마 오리.

못 물 위에 둥둥.

동동 아기 오리.

엄마 따라 동동.

풍덩 엄마 오리.

못 물 속에 풍덩.

퐁당 아기오리.

엄마 따라 퐁당.

고 추 잠 자 리

 

혼자서 떠 헤메는

고추 잠자리.

어디서 서리 찬 밤

잠을 잤느냐?

빨갛게 익어버린

구기자 열매.

한 개만 따먹고서

동무 찾아라.


 

흰뺨검둥오리 2마리와 쇠오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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