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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셔?- 오승철

 

셔?

 

솥뚜껑 손잡이 같네

오름 위에 돋은 무덤

노루귀 너도바람꽃 얼음새꽃 까치무릇

 

솥뚜껑

여닫는 사이

쇳물 끓는 봄이 오네

 

그런 봄 그런 오후

바람 안 나면 사람이랴

장다리꽃 담 넘어 수작하는 어느 올레

지나다 바람결에도 슬쩍 한번

묻는 말

"셔?"

 

그러네, 제주에선 소리보다 바람이 빨라

"안에 계셔?" 그 말조차 다 흘리고 지워져

마지막 겨우 당도한

고백같은

그 말

"셔?"

 

 - 오승철(1957~ )

<2010년 중앙일보 시조대상 작>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시조(2012.5.1)이다.

 

오승철 시인

오승철 시인이 작품 ?”로 국내 최고 권위의 중앙시조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중앙일보가 주관하는 중앙시조대상은 등단 15년 이상의 시인을 대상으로 한 해 동안 발표한 시조 중 최고의 한편을 가려 시상하는 상이다.

  

 

오승철 시인은 제주 시인으로는 처음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중앙시조 대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김세진우은숙 시인이 예심을 맡았고, 본심은 시조시인 유재영박기섭씨, 평론가 장경렬씨가 맡았다. 심사에서 작품 ?”음수율을 엄격히 지킨 정격 시조이면서 지역색을 살린 신선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2000년 정드리문학회를 창립, 지역 문학활동에 열의를 쏟고 있다.

 

 


오승철 시인의 작품 세계는 짙은 향토색이다. 제주어와 오름 등 자연을 소재로 하여 제주인의 삶을 문학이란 장르의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것. 이번 중앙시조 대상작 ?”도 그렇다. 아주 가근한 사이의 집을 방문했을 대 집안에 누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예사로이 툭 던지는 함축적인 제주어 ?"를 다루고 있다.

그는 수상 인터뷰에서 변하는 시대상을 시조 안에 담아내기 위해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노루귀

 

너도바람꽃

 

얼음새꽃(복수초)

 

까치무릇(산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