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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안개의 나라-김광규

 

안개의 나라

 

언제나 안개가 짙은
안개의 나라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므로
안개 속에 사노라면
안개에 익숙해져
아무것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안개의 나라에서는 그러므로
보려고 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
듣지 않으면 살 수 없으므로
귀는 자꾸 커진다
하얀 안개의 귀를 가
진토끼 같은 사람들이
안개의 나라에 산다

 

―김광규(1941~ )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시(2012.5.1)이다. 장석남 시인의 시평이다.


----- 나는, 우리는 투명하고 명징한 나라의 백성이고 싶다. 나는, 우리는 멀리 산과 수평선이, 그리고 꿈꾸는 일이 모두 투명하게 내다보이는 나라의 백성이고 싶다. 의심으로 가득한 토끼 귀를 달고는 우스꽝스럽게 살고 싶지 않다. 안개 걷힌 화창한 나라의 화창한 백성으로 살고 싶다. 그곳에 도달해야 한다!

 

 

♥ 어제 BookTV 작가와의 대화에서 김광규 시인의 얼굴을 보았는데 신문에 그의 시가 나왔다.

김광규 [金光圭]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서 엄격한 유교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6·25전쟁 때 피난을 갔다가 서울로 돌아와 서울중학교와 서울고등학교를 다녔다.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작문 교사로 재직중이던 시인 조병화와 소설가 김광식에게 배웠다.

1960년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 진학하여 이청준, 김주연, 염무웅, 박태순, 정규웅, 홍기창, 김현, 김치수, 김승옥 등 문학 분야 인재들과 사귀었다.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독일의 뮌헨대학교로 유학했으며, 1983년 서울대학교에서 〈귄터 아이히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출처]브리태니커

 

 

 

안개나무

 

안개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