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이제나
어디를 가나, 어느 동네 어느 골목엘 가보나, 예나 이제나 달라질 데 없는 것은 놀자고 서로 부르고 대답하는 아이들의 소리란다.
― 요옹이야 노올자! ― 그으래 길게 길게 꼬리를 끄는 새콤한 그 소리 맛. 어쩐지, 그 소리만 들으면 눈물 난다는 울 엄마.
―박경용(1940~ )
| |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동시(2012.5.3) 이다. 이준관 아동문학가 동시평을 썼다.
----- 아이들은 참 신기하다. 줄넘기 하나만 갖고도 골목길처럼 한없이 꼬불꼬불 꼬부라져 이어지는 신나고 재미있는 놀이들을 하루 종일 만들어낸다. 줄넘기 놀이를 하면서 "꼬마야 꼬마야 땅을 짚어라" 하고 노래하며 아이들이 땅을 짚으면 땅에서 뾰족이 떡잎이 돋아난다. 뛰어노는 아이들의 팔딱팔딱 살아 튀는 생명력, 땅을 쿵쿵 울리는 역동성과 놀라운 성장, 그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것을 왜 모를까.
요즈음 아이들은 공부 때문에 놀 틈이 없다. 숨 쉴 틈도 없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하는 어린이날 노래가 비둘기 떼처럼 날아가는 오월의 푸른 날, 아이들을 큰 소리로 불러내고 싶다. 얘들아, 노올자!
| |
1940년 3월 7일 (만 72세) | 용띠, 물고기자리
박경용 시인은 1940년 경북 포항시 송라면 지경리에서 출생했다. 출생지 지명을 딴 송라(松羅)는 그의 아호이다.
1958년 포항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라벌여술대학 문예창작과에 입학했다. 이 해에 시조「청자수병(靑瓷水甁)」과「풍경(風磬)」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각각 당선의 영예를 누린 것을 보면, 그는 그 무렵 나이에 비해 무척이나 조숙했던 모양이고, 또 천재적인 기질도 남달랐던 듯하다. 1960년 동국대학교 국문과로 편입하여 1962년에 졸업했다.
1969년 동시집 『어른에겐 어려운 시』(대한기독교서회)를 출간하고 1974년에도 동시집『그날 그 아침』(세종문화사)을 출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