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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강론

2012년 5월 13일 주일 [(백) 부활 제6주일] /신비- 이제민

2012년 5월 13일 주일 [(백) 부활 제6주일] 파티마의 동정 마리아 기념 없음

 

오늘 전례
오늘은 부활 제6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랑의 계명을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보여 주신 사랑이 우리 안에 싹틀 수 있도록 기도드리며 미사를 봉헌합시다.

 

말씀의 초대

모두 유다인이었던 사도들은 교회에 들어오려고 하는 이방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이에 베드로는,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자신들도 이방인들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제1독서). 인간의 마음 안에 있는 사랑의 능력은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신자는 사랑이신 하느님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사랑의 생활을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포도나무의 비유에 비추어 형제적 사랑에 대하여 말씀하신다.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간다. 주님과 하나 되어 있으면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사랑의 능력을 갖추게 된다(복음).

 

제1독서 <다른 민족들에게도 성령의 선물이 쏟아져 내렸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0,25-26.34-35.44-48
제2독서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 4,7-10

복음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9-17

 

영성체송 요한 14,15-1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켜라.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는 다른 보호자를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머물게 하시리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사랑이 없으면 우리의 믿음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사랑은 구체적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가 다른 이에게 친구가 되어 가진 것을 내어 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 믿음은 사랑으로 조금씩 완성됩니다. 이웃과 아름다운 친구가 될 때에 우리도 주님의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의 부활로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되찾아 주시니, 구원을 이루는 이 양식의 힘으로, 파스카 신비의 은혜를 저희 안에 가득히 채워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오늘의 묵상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아우슈비츠의 성인인 막시밀리아노 콜베 신부를 떠올리게 합니다. 폴란드를 침공한 나치는 당시 국민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던 콜베 신부를 체포하여 죽음의 수용소에 가둡니다. 수용소의 규칙에, 수감자 한 명이 도망쳤을 경우 그 사람이 속한 방의 열 명을 무작위로 뽑아 끔찍한 지하 감방에서 굶겨 죽이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콜베 신부가 구금된 수용소에서 수감자 한 명이 탈출했습니다. 수용소의 소장은 수감자들을 광장에 열지어 세워 놓고 아사(餓死) 감방으로 갈 열 명을 골라내었습니다. 뽑힌 열 명 가운데 한 사람이 자기에게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다고 울부짖었습니다. 이 장면을 본 콜베 신부는 동료들을 헤치고 앞으로 걸어 나와 “저 사람 대신 내가 죽겠소.” 하고 말합니다. 그리하여 그는 무시무시하고 참혹한 감방에 갇힙니다. 절규와 비탄의 소리가 가득했던 감방은 콜베 신부로 말미암아 기도와 사랑으로 채워졌습니다. 인간이 만든 가장 잔혹한 지하 감방이 교회로 변한 것입니다. 콜베 신부는 물과 음식물 없이 2주간을 견디다가 결국 독극물 주사를 맞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콜베 신부는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마태 5,44) 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모욕을 용서로, 저주를 기도로 바꾼 사랑의 순교자입니다. 그는 사랑만이 미움을 이기는 비결임을 일깨워 주었고, 타인을 지옥처럼 경계하는 세태에 함께 사는 것의 소중함을 알려 주었습니다.

 

 

인천 답동 성바오로 성당 예수상

 

인천 답동 성바오로 성당 성모상

 

 


찬미예수님!

만남 속으로


이제민 지음

하느님을 만나게 해준 땅

신비
신비는 삶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다. 죽은 듯이 보이던 나뭇 가지가 봄이면 일제히 소생하고 여름이면 녹음으로 우거지고 가 을이면 단풍 들어 떨어지고 겨울이면 앙상 가지 위로 눈이 쌓이 는 것, 그 자체가 신비이다. 신비는 풀면 사라지는 수수께끼와 같은 것이 아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 만물에서 하느님 의 거룩함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신비이다. 모든 사람, 모든 존재, 모든 속된 현실 안에 거룩하신 하느님이 영원 히 현존하신다는 것, 이것이 신비이다. 모든 인간은 존재 그 자 체로 하나의 신비이며 살아 있는 신비체이다. 인생이 신비이다. 신비는 무아지경에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경탄할 때 체험된다. 신비의 체험은 특정인에게 주어지는 체험 이 아니라 자기 내면 깊은 곳으로 침잠할 수 있는 현실의 인간이 라면 누구에게나 허용되는 보편적인 체험이다. 보이는 사물에서 그 이상의 것을 보고, 다른 이의 풍성한 자질에 감탄하고, 우주 의 웅대함과 조화에 탄복하며 광야로 나가는 사람은 누구나 신 비가일 수 있다. 신비의 체험은 하느님과의 만남이며 사랑의 체험이다. 세상 만물을 있는 그대로 체험할 때 그릇된 신심이나 조작된 영성에 서 벗어나 하느님의 신비를 체험하게 된다. 하느님에게로 마음 을 열게 하는 신비는 우리 자신을 현실 안으로 이끌어 이웃을 향 하여 살게 한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