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나물-‘물금잔화’로 개명했으면, 열매송이 웃는 해님 보는듯
동의나물, 이름만 들어서는 이 식물의 모습이나 특성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동의나물이라는 이름이 좀 어색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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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나물은 독이 있는 나물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살짝 데쳐서 찬물에 몇 번 우려내면 먹을 수 있으며 예전에는 일반 민가에서 치질 약으로 복용했다는 것을 보면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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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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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서양인은 어떻게 부를까? 서양에서는 Marsh marigold( 습지의 금잔화) 또는 Yellow marsh marigold라고 부른다. 식물의 생태적 특성을 잘 살린 이름이다. 학명인 Caltha palustris L. var. membranacea 와도 이치적으로 가깝다. 속명 Caltha는 ‘잔, Cup'을 뜻하는 라틴어의 Calathos에서 유래되었고, 종(소)명인 palustris는 ’늪지나 그 주변에서 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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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송이 |
왜냐면 외국에서 들어온 제비꽃에 이미 종지나물이라는 이름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식물이름을 바꿀 기회가 되면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물금잔화’로 바꾸는 것을 한번만이라도 검토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만 간절할 뿐이다.
바람직하고 좋은 식물이름은 이름만 들어도 그 식물의 형태나 특징, 전해오는 이야기를 연상할 수 있으며 부르기 쉬운 아름다운 우리말로 지어진 이름이다. 예를 들어 동자꽃은 그 꽃에 얽힌 슬픈 전설을 들으면서 꽃이 아래를 향해 누군가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아 그렇구나! 정말 그러네.’라고 다들 수긍한다.
꽃은 노란색이다. 꽃잎이 없고 5~7개(5~6개라고 많은 자료에 되어 있으나 실제로 7개를 직접 확인함)의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인다. 수술은 많다. 암술 역시 여러 개이며 옅은 연두색이지만 암술머리는 노란빛이 도는 흰색이다. 꽃말은 산속의 보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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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진 열매와 그 안의 씨 |
우리가 하나의 열매로 보는 것은 사실은 열매송이다. 열매송이에는 4~20개(자료에는 4~16개로 되어 있으며 20개는 직접 확인함)의 열매(蓇葖)가 원을 이루어 달려있다.
열매껍질이 벌어지기 전의 열매송이는 여러 개의 열매가 어깨를 맞대고 1~2열로 빙 돌아가며 누워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두운 곳에서 보면 발이 여러 개인 불가사리를 뒤집어놓은 것 같기도 하고, 햇살이 비치는 아침에 보면 해님이 웃는 냥 보인다.
열매송이의 크기는 껍질이 벌어지기 전에는 높이 8~15㎜, 전체 지름6~15㎜이고, 껍질이 벌어지면 높이가 줄어 7~10㎜, 전체지름은 커져 13~22㎜이다. 열매껍질이 벌어지면 열매송이는 마른 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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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
열매는 익으면 안쪽 이음선이 벌어져 씨를 내보낸다. 열매에는 수십 개의 씨가 들어 있다. 그러니까 꽃 한 송이가 만든 전체 열매에는 수십 ~수백 개의 씨가 들어 있는 셈이다.
씨는 아래 끝이 좁은 둥근꼴 타원형이나 거꾸로 된 달걀형이다. 색은 초기에는 흰색이나 녹색이고 익으면 적갈색, 흑갈색, 갈색이 된다. 크기는 길이 1.8~2.2㎜, 지름 1.0~1.5㎜다. 광택은 싱싱할 때는 있으나 마르면 없어지고 겉은 매끄럽다. 물에 뜬다.
이름에 나물이 들어 있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Protoanemonin이라는 독성물질이 있어 먹으면 복통,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나니 먹지 않는 게 좋다.
굳이 먹어보려면 봄철에 어린 순을 더운 물에 살짝 데쳐서 맑은 물에 독성을 여러 번 우려낸 후 먹을 수는 있다. 이유는 건조나 삶거나 하는 제조과정에서 Protoanemonin 성분이 빠져나와 공기나 물에 접촉하면 dimerization(이합체화)과정을 거쳐 Anemonin으로 변하고, 다시 이것은 hydrolyzation(가수분해)과정을 거쳐 독성이 없는 카복실산(carboxylic acid)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성잔류 량이 많을 수 있으므로 많이 먹는 것은 나쁘다.
물금잔화! 동의나물 보다는 아름답고 풀꽃의 특성을 잘 살린 이름이다. 아무리 불러도 질리지 않고 실제로 꽃을 보는 느낌이 든다. 언제쯤 이 물금잔화란 이름이 공식적으로 인정될까?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단 몇 사람이라도 앞으로 동의나물 대신에 물금잔화라고 불러주면 너는 그런 사람에게 물금잔화가 되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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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열 박사 프로필]
농학박사, 대학강사 국립수목원 및 숲연구소 해설가 GLG자문관 한국국제협력단 전문가 시인 겸 데일리전북(http://www.dailyjeonbuk.com)씨알여행 연재작가 손전화 010-3682-2593 블로그 http://blog.daum.net/yukiyull
동의나물이라고 이름 지어진 데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독성이 있어 ‘독의나물’이라고 한 것이 변했다는 설...잎을 오므리면 깔때기나 작은 물동이처럼 생겨 물을 떠서 입술을 축일 수 있어 그랬다는 설...산골아낙들이 물동이를 이고 물을 길러오는 산골짜기의 맑은 냇가에서 흔히 볼수 있어 동이나물이라고 한 것이 변했다는 설...그러나 필자는 습지나 그 주변에서 잘 자라고, 작은 잔을 닮은 노란 꽃이 피고, 잎을 접거나 오므리면 종지 비슷한 특성을 살려서 나는 동의나물을 ‘물금잔화’ 라고 부르고 싶다고 한다...ㅎㅎ...^-^
- 2013년 1월26일 토요일...다시 읽으며 사진 올리기...수산나 -
동의나물
잎을 오므리면 깔때기나 작은 물동이처럼 생겨 동이나물이 변해 동의나물이 되었다는데 한표 던지고 싶다...ㅎㅎ...^-^
동이나물 꽃 클로즈업...^-^
동의나물
동의나물
동의나물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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