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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조·성가·기도문

장국밥 ―민병도(1953~ )/콩나물국밥 외 1장

 

장국밥

 

울 오매 뼈가 다 녹은 청도 장날 난전에서
목이 타는 나무처럼 흙비 흠뻑 맞다가
설움을 붉게 우려낸 장국밥을 먹는다.

 

5원짜리 부추 몇 단 3원에도 팔지 못하고
윤사월 뙤약볕에 부추보다 늘처져도
하굣길 기다렸다가 둘이서 함께 먹던……

 

내 미처 그때는 셈하지 못하였지만
한 그릇에 부추가 열 단, 당신은 차마 못 먹고
때늦은 점심을 핑계로 울며 먹던 그 장국밥.

 

―민병도(1953~ )

 

민병도 시인

출생; 1953년 11월 11일 (만 58세), 경북 청도군 | 뱀띠, 전갈자리

학력; 영남대학교 대학원 미술학석사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시조(2012.6.12)이다. 정수자 시조시인의 평이다.

 

윤사월이면 이맘때일까. 푸성귀들이 푸르게 솟는 철이니 부추도 싱싱 올라오겠다. 그 부추를 잘라 머리 빗기듯 가지런히 묶으면 그대로 좋은 상품이 되었다. 그렇게 가다듬은 부추를 난전(亂廛)에 펼쳐놓고 앉아 기다리던 어머니들의 손, 손님 역시 찬거리 사러 나오는 또 다른 어머니들의 손이다.

그런데 부추가 '5원짜리'면 어느 시절 얘기인가. 그즈음 어린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장국밥을 먹는 장날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 그것도 차마 못 먹던 어머니의 마음은 이렇게 뒤늦게 더듬어볼밖에…. 뙤약볕에 뼈가 녹아내리는 먼 길과 노동 끝에 펴던 난전들, 그 앞에서는 뭔가 사야만 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저세상에서는 어머니들이 또 무슨 난전을 펴놓고 기다리실까.


시인의 생년월일이 나와 같다...ㅠㅠ...^-^

 

옛날 소고기 100원 혹은 200원 어치 주세요...하며 심부름 다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 한덩어리(대충 100g 혹은200g) 고기를 신문지에 싸서 팔았다...그 때는 냉장고가 없었던 시절이므로 돼지고기 먹으면 탈 난다고 돼지고기는 잘 안 먹었던 것으로 기억된다....ㅠㅠ...^-^


 

 

< 산이 날 에워싸고- 박목월 > 시

 

< 콩나물 국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