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굿뉴스 강론

2012년 6월 19일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 성당-강헌모

2012년 6월 19일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복음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엘리야 예언자가 개인적인 욕심으로 폭군이 된 아합 임금에게 그 책임을 물어 재앙을 내리겠다고 말하자 아합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제1독서). 이스라엘은 동족이 아닌 이방인들을 원수라고 여겼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범위를 이웃이나 동족에 국한시키지 않으시고 만인에게 확대시키신다(복음).

 

1독서 <너는 이스라엘을 죄짓게 하였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21,17-29
복음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43-48

 

오늘의 묵상

2003년 서울에서는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범인은 사회에 대한 불만을 아무런 죄도 없는 사람들에게 폭발시켰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고정원 씨는 노모와 부인, 그리고 4대 독자 등 가족 셋을 한꺼번에 잃게 됩니다. 그는 4년 동안 고통의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한 그가 참으로 놀랍게도 자신의 가족을 죽인 그 살인범을 용서합니다.
고정원 씨는 더 나아가 사형수에 대한 사형 폐지 탄원서를 내며 그를 양자로까지 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아버지를 감옥에 두고 힘들게 살아가는 범인의 자녀들을 친손자처럼 돌보며 살겠다고 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 이 일은 자신의 억울함을 사랑으로 승화시킨 실화입니다.
누구나 살다 보면 억울한 일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고, 원한을 사랑으로 갚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우리는 잘 압니다. 이러한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자비로운 마음을 배우다 보면 상처를 준 사람도 차츰 용서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완전한 사람’이란 아무런 잘못도 없는 완전무결한 사람이 아닙니다. 완전한 사람은 하느님의 자비로운 마음을 닮아 가려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사랑을 재촉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서울 중림동 약현성당 성전 십자가의 길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합니다...^-^


 


 

성당
작성자 강헌모(kanghmo7) 쪽지 번 호 73822
작성일 2012-06-18 오전 7:16:53 조회수 455 추천수 6

찬미예수님!

만남 속으로


이제민 지음

하느님을 만나게 해준 땅

성당
몇 년 전의 일이다. 30여 년 전 신학생 시절에 가 본 적이 있 는 스위스의 알프스 산자락의 어느 작은 성당에 들렀다. 이른 아 침 성당에 들어섰을 때 깊은 산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조용하고 신비스런 분위기가 나를 압도했다. 30년 전 성당 문을 살며시 열고 안을 들여다보는 내 모습이 그려지면서 수백 년을 거슬러 올라가 성당이 지어질 당시 사람 들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는 듯했다. 어느덧 내 앞에 수백 년 성전의 역사가 말없이 펼쳐졌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주님, 성당에 들어서며 제일 먼저 느낀 것은 당신보다는 그 옛날 성당을 짓고 나서 줄곧 당신을 찬미하기 위해 모였던 사람 들의 모습입니다. 성당 구석구석에 머물러 있는 그들의 마음이 제 마음을 채웁니다. 투박한 솜씨가 묻어나는 조각들 하나하나 를 여기저기 세울 때마다, 또 여기저기 벽화를 그려 넣을 때마다 당신을 생각했을 저 순박한 사람들의 마음이 지금 제 마음을 울 립니다. 그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성당의 분위기가 알프스 산골 과 차분하게 조화를 이루며 더욱 신비스럽습니다. 조각과 그림들이 일류 예술가들의 작품이었더라도 당신을 이 처럼 가깝게 느낄 수 있을까요? 그랬더라도 신앙인들의 순박하 고 꾸밈없는 마음이, 그들의 삶이 그대로 내게 전해졌을까요? 이처럼 신비스런 평화로 이끌지는 못했겠지요. 고향의 평온함을 느끼게 하는 그들의 마음이 어찌 그 옛날, 그 시절, 그곳에만 머 물러 있겠습니까? 그들이 여기서 드렸던 미사들이 어찌 지나간 과거의 한 사건일 수만 있겠습니까? 그들을 통해 시간을 초월하여 계시는 당신을 느낍니다. 그리 스도인이 세상에서 다 사라진다 해도, 장차 이 성당이 텅 빈다 해도 이 신비스런 고요는 세세 영원히 이어지며 이곳을 들르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신비스런 거룩함을, 당신의 영원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겠지요. 주님, 오늘 이 성전에서 당신을 위하여 성전을 지은 사람들의 마음을 느낍니다. 당신을 생각하며 성전을 꾸미고 당신을 찬미 했던 그들의 마음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그들보다 먼 저 이 성전에 와 계신, 이 산골에까지 숨어 들어와 계시는 당신 의 조용한 숨결을 느낍니다. 삶의 하느님, 역사의 하느님.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