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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강론

2012년 6월 20일 [(녹)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숨어계신' 아버지

2012년 6월 20일 [(녹)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복음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묵상:  최민순 신부님의 ‘두메꽃’이라는 시

 

말씀의 초대

엘리사는 스승인 엘리야와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한다. 그러나 엘리야는 하늘로 올라가고 엘리사는 그 뒤를 이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가 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신다.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갚아 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남모르게 해야 한다는 말씀이다(복음).

 

제1독서 <갑자기 불 병거가 나타나더니, 엘리야가 하늘로 올라갔다.>
▥ 열왕기 하권의 말씀입니다. 2,1.6-14
복음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6.16-18

오늘의 묵상

저는 해마다 야생화가 피는 계절이 오면 꽃을 보러 산으로 갑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홀로 피어 있는 야생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깊은 산중에 핀 야생화들을 보면서 ‘우리 삶도 저 야생화만큼이나 겸손하고 순박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들으니 문득 최민순 신부님의 ‘두메꽃’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외딸고 높은 산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햇님만 내 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 숨어서 피고 싶어라.


두메꽃은 아무도 보아 주지 않아도 햇님만, 곧 하느님만 보고 계신다면 믿고 살아갑니다. 그것으로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자선과 기도, 단식은 신앙생활을 하는 데 그 자체로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남에게 보이고자 하는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의 칭찬은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옵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돌아갈 몫이 사라지고 맙니다. 나보다도 더 나를 잘 아시는 하느님께서만 보고 계신다고 믿는다면 굳이 사람들에게 인정이나 칭찬을 구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에 대한 현존 의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서울 중림동 약현성당 십자가의 길 제2처 ~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니다...^-^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숨어계신' 아버지
작성자 김혜진(silver0824) 쪽지 번 호 73848
작성일 2012-06-19 오후 10:58:25 조회수 140 추천수 4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2012년 나해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 ‘숨어계신아버지





독일의 어느 마을에 자기 아버지에 대해 자랑스러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진 유대인 소년이 살았습니다. 유대교 신앙을 가진 그의 부모는 안식일마다 열심히 회당에 참석하는 경건한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가르쳤습니다.

소년이 10대가 되는 때에 가족들은 새로운 마을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에는 개신교 교회뿐이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부친은 가족들에게 다음 주부터 우리들은 유대교의 신앙을 포기하고 교회에 출석한다.”라고 했습니다. 

갑작스런 부친의 태도에 놀란 소년은 교회를 옮겨야 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 아버지의 대답은 우리 사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실제로 직장을 계속 다니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교회에 다닐 수밖에 없는 처지였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말에 크게 실망한 소년은 의심이 가득 차 결국 신앙을 부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는 독일을 떠나 영국으로 건너가 대영 박물관에 앉아 헤겔의 철학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875년에는 자기의 사상을 총정리 하여 범철학비판이란 한 권의 책을 저술하였습니다. 그 책의 내용은 하느님의 존재를 부정하고, 인간의 양심도 부정하고, 종교는 아편에 불과한 것이라고 단정 짓고 결국엔 공산주의가 가장 완전한 사회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이 사람이 바로 공산주의 사상을 만들어 낸 칼 막스입니다. 그는 인간 노동의 숭고함을 강조하면서 자본가들에 의해서 그 노동이 착취당하고 있어 결국엔 이런 불공정한 자본주의는 스스로 붕괴되고 공정분배가 실현되는 공산주의 사회가 이룩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종교란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그 가난에 자족하게 만드는 아편과 같은 것이고,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현실에서 접하고 눈에 보이는 물질이지 보이지 않는 이상이나 종교와 같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사람의 이성까지도 물질로 이루어진 환경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는 강한 유물론의 소유자였습니다.

 

이는 그의 부모가 이 세상의 재물 때문에 종교를 바꾸는 것을 보고 깨달은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막스에게 있어서는 부모의 현세에 집착하는 그릇된 신앙이 유물론과 공산주의의 이론을 세우는 기초가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숨어계신아버지께 기도하고 숨어계신아버지만 알도록 자선과 단식을 하라고 가르치십니다. 왜 아버지가 숨어 계시다는 것을 강조하시는 것일까요? 이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에 더 집중해서 살라는 뜻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항상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을 볼 때 육체를 보기보다는 그 안의 영혼을 보려하고, 이 세상의 영화보다는 내세의 삶에 더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현세에서 잘 살기만을 바라던 유태인들이 당신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해있지 않다고 말하셨던 예수님을 죽이게 된 것입니다. 그들은 내세보상사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잘 먹고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었고, 이것이 칼뱅의 예정설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칼뱅은 재물에 많은 것은 이 세상에서 이미 내세의 구원을 약속받은 징표라는 예정설을 설교함으로써 천당과 부자, 그리스도교와 자본주의 사이에 놓인 모든 꺼림칙한 장애를 제거했습니다. 막스의 생각도 아주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좋아도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그것은 그리스도의 가르침 자체와 상반된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범할 때 하느님은 어디 계셨습니까? 하느님은 숨어계셨습니다. 이는 보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보이지는 않지만 항상 옆에서 바라보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죄의 시작은 보이는 것에만 집중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숨어계신 하느님께 집중했다면 결코 죄를 범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육체가 아닌 영혼에, 이 세상이 아닌 내세에 집중합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는 다 사라질 것들입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도록 우리 눈에서 비늘을 제거합시다. 그러면 사람이 나무처럼 보인다고 했던 눈을 뜨게 된 소경처럼 모든 것이 상징적으로 보이게 되고 모든 것 안에서 숨어계신 그 분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