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는 말
시골 할머니께 가끔 전화하면 "먼 길에 오긴 뭘."
전화 끊고 가만히 눈감아 보니 보고 싶다는 할머니 맘이 그 말에 들려오지요
시골 할아버지께 가끔 전화하면 "전화면 됐지 오긴 뭘."
전화 끊고 머얼리 바라보니 보고 싶다는 할아버지 맘이 그 말에 담겨 있지요
―김완기(1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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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동시(2012.6.21)이다. 이준관 아동문학가의 평이다.
요즘 시골에 가면 외롭게 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많이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이 많아지는 법이다. 외로운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기다리는 것은 그리운 가족의 목소리일 터이다. 특히 감꽃처럼 귀여운 손자 아이의 전화는 얼마나 반가우랴. 귀가 어두워져 전화기 말이 잘 안 들리지만 손자의 전화에 반색을 하며 기뻐할 것이다.
할머니께 '방학 때 시골 갈게요' 하고 전화하면 '먼 길에 오긴 뭘' 하고 말씀하신다. 할아버지께 전화하면 '전화면 됐지 오긴 뭘' 하고 말씀하신다. '오긴 뭘' 하는 말 속엔 '보고 싶다'는 간절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또한 '먼 길에 오기 힘들 텐데 오긴' 하는 말엔 손자를 생각하는 따스한 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다. 전화를 끊고 눈 감으면 보고 싶어 하는 할머니 맘이 들려온다. 아마 할머니도 감나무 꽃에 눈길을 보내며 손자가 올 날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할아버지도 손자의 눈망울을 닮은 송아지의 등을 쓰다듬으며 먼 산에 눈길을 보낼 것이다.
시인은 현재 75세인 분...자연과 닮은 모습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연상하지만, 요즘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도회적 모습의 멋쟁이로 꽃피면 스마트폰 사진 보내주는 보다 능동적 모습으로 손주들에게 인지되지 않을까 싶다?!...^-^ | |
풀이름 알고부터
오늘은 들판을 쏘다녔다
풀이름 알고 싶어서
질경이, 씀바귀, 비름, 쇠무릎
꽃다지, 패랭이, 원추리, 쥐꼬리풀
풀이름 알고부터 듣게 되었지.
오순도순 모여 앉아 얘기하는 걸
풀이름 알고부터 느낄 수 있었지.
이름 부르면 파란 손 흔들어 주는 걸
엊그제 이름 몰라
'얘'하고 부르던 그때하고
아주 달랐다
―김완기(1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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