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김종철(1947~ )/광화문 망치든 사람 조형물 사진 6장

 

책을 읽으며 ―못에 관한 명상 35     허리 굽은 세상 하나 건너와 잠 못 이룰 때가 많아졌다 그런 밤에 누군가 돋보기 쓰고 책장을 넘긴다 책장 문턱에 이마를 부딪히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고개를 숙이고 지나간다   플랫폼에 도착했다. 플·랫·폼·에·플·랫·플…………   눈까풀이 활자를 뛰어넘지 못해 잠시 눈 붙이면 나 아닌 것들은 모두 안경 벗고 뒷걸음치고 있었다 오늘 무엇을 보았는가? 오가는 길밖에 보질 못했소 그렇다면 눈을 빼버려라! 깜짝 놀라 눈 뜨고 책 읽으면 주인공은 벌써 기차에서 내려 한때 우리가 살았던 도시의 폐허로 걸·어·가·고·있·었·다……………     ―김종철(1947~ )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시조(2012.6.27)이다. 장석남 교수의 평이다.   책 속으로 기차가 지나간다. 책 속으로 길이 한 갈래 꼬부라져 들어간다. 책 속으로 바람이 불고 책 속에서 나무 한 그루 자란다. 쉽게 잠들 수 없는 나날이 온다. 그러면 우리는 책 속으로 가 본다. 우리는 늙도록 책을 끼고 살 수밖에 없다. 책에 무엇이 있던가. 글자와 단어와 문장과 단락들…. 그렇게 기차의 레일처럼 이어진 말들이 있다. 그러나 진정 책 속 문장들을 넘어서야 비로소 의미에 닿는다. 말이라고 하는 물을 다 퍼내야 잡히는 퍼덕이는 물고기. 그 환희! 의미를 관통하라는, 노경(老境)의 더듬거리는 독서 풍경이 서늘하다.   만 65세 시인의 시이다...허리 굽은 세상 사람이고...뒷걸음질/눈을 빼버려!/살았던 도시의 폐허로 간 주인공...지는 태양 이미지...한물 간 이미지...빠른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는 이미지가 연상된다...ㅠㅠ^-^

김종철 시인 출생: 1947년 2월 18일 (만 65세) | 돼지띠, 물병자리 학력: 서울대학교 대학원 영문과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 '망치 든 사람(?)' 조형물 1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 '망치 든 사람(?)' 조형물 2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 '망치 든 사람(?)' 조형물 3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 '망치 든 사람(?)' 조형물 4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 '망치 든 사람(?)' 조형물 5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 '망치 든 사람(?)' 조형물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