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러리 >
어느 특정단체의 **주년 기념행사에 들러리로 참석했다. 그 단체의 보여주기식 행사에 머리수 채워주기 위하여 참석한 것이다. 사람 일이란 마음 먹기 따른 것이므로 그 속에서도 내가 배울 것은 반드시 있을 거라고 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모든 행사가 그렇듯 머리수 채운 40~50명의 우리는 도매급으로 넘어가고, 그 많은 내빈 소개는 일일이 이름 부르면서 짜증나게 이어진다. 지각한 내빈은 무슨 영웅이나 된 듯 안내인의 호송 아래 거들먹거리며 들어와 앞에 앉는다. 그리고 나중에 참석한 그들도 또 다시 이름 불리며 소개를 받는다. 의례적인 있을 수 있는 항시 보아왔던 일이므로...예나 이제나 변한 것은 별로 없구나 하며 마음을 돌린다...ㅠㅠ...^-^
그러나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 것은 주최측의 작은 마음 씀씀이다. 약속시간에 적어도 20~30분 먼저 도착하는 습성을 가진 나는 오늘도 30분 먼저 대회장에 갔다.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사회자가 마이크로 15분 후 행사가 시작되는데, 밖에 다과가 준비되어 있으니 시식하시란다. 같이 간 친구가 커피가 먹고 싶다고 하여 나가보니 쥬스가 있다. 매실주 2잔을 따라 가지고 대회장으로 들어가니 음식반입은 안된다고 손사래를 흔들며 못 들어가게 한다...요샛말로 "쪽(?) 팔린 것이다." 손에 쥔 2잔을 어찌할 줄 몰라 쩔절매다가 결국 한잔은 엉거주춤 마시고(대회장 입구는 솔직히 편안하게 차 마실 분위기는 아니었다), 친구에게 밖에 나가 마시고...그 잔에 커피 타서 마시고 들어오라고 했다. 속으로 사회자가 시식하시라는 말을 하지 말든지...아니면 입구에 "음식물 반입은 안됩니다" 라는 안내문을 달든지 하지...사람 당황하게 만드네 했다...ㅠㅠ...^-^
그런데 주최측에서 행사 중반에 대회장 안으로 음료수를 종이컵에 담아서 아예 돌리고 있는 것이다. 아니 그러면 이 강당이 음식반입이 금지된 강당이 아니었단 말인가?! 그러면 아까 나에게는 왜 그런 잣대를 들이대어 쪽(?)팔리는 모멸감을 순간적으로 주었단 말인가?! 그래서 엉거주춤 불편한 장소에서 도둑처럼 쥬스를 마시게 했다고 생각하니 슬그머니 화가 올라왔다...ㅠㅠ...^-^
아무튼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척...진행되는 행사에 박수치는 박수부대 역활도 충실히 하며, 조용히 경청하며 들러리 역활을 나름대로 충실히 했다. 행사의 식순을 보면 식후행사로 "다과, 기념품 증정"이 안내장에 분명히 써 있었다...그래서 쪽(?)팔리게 "기념품을 달라"고 했다...그랬더니 기념품은 "이사급 이상만 드리는 것 입니다" 라는 답이 들려온다...ㅠㅠ...^-^
끊임없이 이어지던 그 내빈소개에 비하면 도매급으로 넘어가던 들러리 주제에...작은 욕심에 눈이 어두워 "기념품을 달라."고 한 내 주둥이가 정말이지 저주스럽다...ㅠㅠ...^-^
순간적인 모멸감(?)을 2번이나 느꼈던...머피의 법칙이 2번이나 적용된...우울한 들러리의 넋두리이다...ㅠㅠ...^-^
- 2012년 7월4일 수요일 수산나 -
비석도 없는 이름 없는 묘지...작은 풀들이 무성하게 자랐네요...^-^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가슴이 탁~ 트인다...^-^
생명있는 것들과 인간의 기원이 쌓인 돌탑...^-^
생명있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해충은 그래도...좀(?) ...좋아할 수는 없겠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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