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치는 날
비가 갠 이튿날 우물을 치려고 어른들은 머리를 감아 빗고 흰옷을 갈아입었다 신발도 빨아 신었다
손 없다는 날 마을은 개도 안 짖고 하늘이 어디로 다 가서 텅 비었다
늬들 누렁코도 부스럼도 쌍다래끼도 우물 땜시 다 벗었니라던 할매 말씀이 참말이라고 우리들은 턱을 누르고 믿었다
울타리도 절구통도 살구나무도 언제 본 듯한 날 우물가엔 아래서 올라온 것들이 쌓였다
삼대 부러진 것 바가지 실꾸리 신발짝 호미자루 쇳대 뼈다귀 돌쩌귀 이끼 못 흐레 쇠스랑날 연필 눈썹 꿈동 텡
―정인섭(1955~ ) | |
조선일보/가슴으로 읽는 시(2012.7.9)이다. 장석남 교수의 평이다.
'겨레'는 같은 말을 쓴다는 의미일 테고 '식구'는 한솥밥을 먹는다는 말, 그리고 '이웃'은 한 우물을 먹는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우물이 있어서 마을이 생겼을 테니 그것은 한 마을의 심장과 같은 것이다. 마을 사람이 모두 모여 우물을 치는 행사가 있었다. '머리를 감아 빗고 흰옷을 갈아입는' 엄숙한 행사였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치우는 행사가 아니었겠나. '절구통'과 '살구나무'가 새롭게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이 우물에 빠뜨린 눈물과 그리움은 또 얼마였던가. 시퍼런 하늘의 눈동자에 두레박을 떨어뜨리며 회한에 젖던 시절이 있었다.
정말이지 우리 어릴 때는...누렁코 나오는 애들, 부스럼과 쌍다래끼 나는 애들이 참 많았었다...요즘 아이들은 콧물 흘리는 아이도 없을 뿐 더러 침 흘리는 아이도 없다... 한결같이 모두 예쁘다...정말이지 단군 할아버지가 한턱 쏘셔야 한다....ㅇ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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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정인섭을 치니 1905년도 출생하신 한솔 정인섭이 나온다...시를 읽자마자 1955년생이면 나 보다 어린데...손 없다는 날 우물을 치려고 머리를 감아 빗고 흰옷을 갈아입은 풍경을 보았을까?...하는 의문이 생겼다...아마 시골 오지에 살았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내 생각에는 1905년생 한솔 정인섭님이 쓰신 것 아닐까? ...^-^
정인섭 [鄭寅燮]
1905. 3. 31 경남 울주~ 1983.
시인·문학평론가·영문학자
호는 눈솔·설송(雪松)·화장산인(花藏山人).
삼대 부러진것~ 삼대는 삼의 줄기...얽어서 울타리 혹은 지붕얼개를 얽는다고 함...^-^
흐레~ 인터넷 검색해도 안 나온다...일본어로 나오는데...모르겠다...^-^ | |
가마솥과 우물...우물이 돌로 되어야 하는 데...ㅠㅠ...^-^
평상 2개
물레방아가 있는 초가집
초가집 소경
초가집 소경
민속촌 소경...저런 가게 집을 꽤나 들락 거렸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