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해인수녀 (Sister Claudia Lee Hae In 1945- )
올리베따노 베네딕도 수녀회(Olivetan Benedictine Sisters)소속으로서 1968년에 첫 서원을
1976년 첫시집<민들레의 영토>를 펴낸 이래 8권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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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1. 사계절의 기도(1993, 분도출판사)(2001 개정판)
1.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됩니다(1999, 황금가지)
논문집: 김소월과 에밀리 디킨슨의 자연시 비교연구(1975) |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나는 문득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 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 쓸쓸하지만 즐거운 빈집
깔끔하고 단정해도 까다롭지 않아 넉넉하고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 한 채의 빈집
어느 날 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 '음, 마음에 드는데......' 하고 나직이 속삭이며 미소지어 줄 깨끗하고 아름다운 빈집이 되고 싶다
-이해인
코스모스
- 이해인-
남겨 주신 노래는 아직도 맑은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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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시*
이해인수녀의 기도문 [매일우리가하는말은]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역겨운 냄새가 아닌 향기로운 말로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말들이 이웃의 가슴에 꽂히는 기쁨의 꽃이되고 평화의 노래가 되어 세상이 조금씩 더 밝아지게 하소서.
누구에게도 도움 될 리 없는 험담과 헛된 소문을 실어나르지 않는 깨끗한 마음으로 깨끗한 말을 하게하소서.
나보다 먼저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사랑의 마음으로 사랑의 말을 하게하시고 남의 나쁜점 보다는 좋은점을 먼저보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말을 하게하소서.
매일 정성껏 물을 주어 한 포기 난을 가꾸듯 침묵과 기도의 샘에서 길어 올린 지혜의 맑은 물로 우리의 말씨를 가다듬게 하소서.
|
詩 / 이해인 움직이지 않아도 태양이 우리를 못 견디게 만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서로 더욱 뜨겁게 사랑하며 기쁨으로 타오르는 작은 햇덩이가 되자고 했지? 산에 오르지 않아도 신록의 숲이 마음에 들어차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묵묵히 기도하며 이웃에게 그늘을 드리워주는 한 그루 나무가 되자고 했지? 바다에 나가지 않아도 파도소리가 마음을 흔드는 여름이 오면, 친구야 우리도 탁 트인 희망과 용서로 매일을 출렁이는 작은 바다가 되자고 했지? 여름을 좋아해서 여름을 닮아가는 나의 초록빛 친구야 멀리 떠나지 않고서도 삶을 즐기는 법을 너는 알고 있구나 너의 싱싱한 기쁨으로 나를 더욱 살고 싶게 만드는 그윽한 눈빛의 고마운 친구야. |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 이해인
|
살아있는 날은
- 이해인 -
마른 향내 나는 갈색 연필을 깎아 글을 쓰겠습니다.
사각사각 소리 나는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몇 번이고 지우며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이해인의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
♧해바라기 연가♧ 이/해/인
내 생애가 한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어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 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숙이면 속으로 타서 익는 까만 꽃씨 당신께 바치는 나의 언어들
이미 하나인 우리가 더욱 하나가 될 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나의 임금이어 드릴 것은 상처 뿐이어도
어둠에 숨지지 않고 섬겨 살기 원이옵니다
*이해인 수녀 첫시집[민들레의 영토]中 50쪽에 실린 詩입니다. 1975년.*
나를 위로하는 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
말을 위한 기도 이/해/인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 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뿌린 말의 씨라도 그 어디선가 뿌리를 내렸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왠지 두렵습니다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 속에서 좋은 열매를 또는 언짢은 열매를 맺기도 했을 언어의 나무 주여 내가 지닌 언어의 나무에도 멀고 가까운 이웃들이 주고 간 크고 작은 말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둥근 것 모난 것 밝은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어두운 것 향기로운 것 반짝이는 것 그 주인의 얼굴은 잊었어도 말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나와 함께 머뭅니다 살아 있는 동안 내가 할 말은 참 많은 것도 같고 적은 것도 같고 그러나 말이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살이 매일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날마다 내가 말을 하고 살도록 허락하신 주여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우치게 하소서 헤프지 않으면서 풍부하고 경박하지 않으면서 유쾌하고 과장하지 않으면서 품위있는 한 마디의 말을 위해 때로는 진통 겪는 어둠의 순간을 이겨 내게 하소서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기 위해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도를 닦는 마음으로 말을 하게 하소서 언제나 진실하고 언제나 때에 맞고 언제나 책임있는 말을 갈고 닦게 하소서 내가 이웃에게 말을 할 때에는 하찮은 농담이라도 함부로 지껄이지 않게 도와 주시어 좀 더 겸허하고 좀 더 인내롭고 좀 더 분별있는 사랑의 말을 하게 하소서 내가 어려서부터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사랑을 거스른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한 속단과 편견과 위선의 말들을 주여 용서하소서 나날이 새로운 마음, 깨어 있는 마음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내 언어의 집을 짓게 하시어 해처럼 환히 빛나는 삶을 노래처럼 즐거운 삶을 당신의 은총 속에 이어가게 하소서 아멘 |
1%의 행복 - 이해인
때로는 나도 모르게
기도할 때의 평화로움
|
가을편지
1 당신이 내게 주신
가을 노트의 흰 페이지마다
나는 서투른 글씨의 노래들을 채워 넣습니다.
글씨는 어느새 들꽃으로 피어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 말은 없어지고 눈빛만 노을로 타는
우리들의 가을,
가는 곳마다에서
나는 당신의 눈빛과 마주칩니다.
가을마다 당신은 저녁노을로 오십니다.
3 말은 없어지고 목소리만 살아남는
우리들의 가을,
가는 곳마다에서 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 목소리에 목숨을 걸고 사는
나의 푸른 목소리로
나는 오늘도 당신을 부릅니다
4 가을의 그윽한 이마 위에
입맞춤하는 햇살,
햇살을 받아 익은 연한 햇과일처럼
당신의 나무에서
내가 열리는 날을 잠시 헤아려보는
가을 아침입니다.
가을처럼 서늘한 당신의 모습이
가을 산천에 어립니다.
나도 당신을 닮아
서늘한 눈빛으로 살고 싶습니다.
5 싱싱한 마음으로
사과를 사러 갔었습니다.
사과씨만한
일상의 기쁨들이
가슴 속에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무심히 지나치는
나의 이웃들과도
정다운 인사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6 기쁠 때엔 너무 드러나지 않게
감탄사를 아껴 둡니다.
슬플 때엔 너무 드러나지 않게
눈물을 아껴 둡니다.
이 가을엔 나의 마음 길들이며
모든 걸 참아 냅니다.
나에 도취하여
당신을 잃는 일이 없기 위하여
7 길을 가다 노랗게 물든 나뭇잎을 주웠습니다.
크나큰 축복의 가을을 조그만 크기로 접어
당신께 보내고 싶습니다.
당신 앞엔 늘 작은 모습으로 머무는 나를
그래도 어여삐 여기시는 당신.
8 빛바랜 시집, 책갈피에 숨어 있던
20년 전의 단풍잎에도
내가 살아온 가을이 빛나고 있습니다.
친구의 글씨가 추억으로 찍혀 있는
한 장의 단풍잎에서
붉은 피 흐르는 당신의 손을 봅니다.
파열된 심장처럼 아프디아픈
그 사랑을 내가 읽습니다.
9 당신을 기억할 때마다
내 마음은 불붙는 단풍숲,
누구도 끌 수 없는 불의 숲입니다.
당신이 그리울 때마다
내 마음은 열리는 가을하늘,
그 누구도 닫지 못하는
푸른 하늘입니다.
10 하찮은 일에도 왠지 가슴이 뛰는 가을.
나는 당신 앞에 늘 소심증 환자입니다.
내 모든 잘못을 고백하고 나서도
죄는 여전히 크게 남아 있고,
내 모든 사랑을 고백하고 나서도
사랑은 여전히 너무 많이 남아 있는 것
이것이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초조합니다.
11 뜰에는 한 잎 두 잎 낙엽이 쌓이고
내 마음엔 한 잎 두 잎 시가 쌓입니다.
가을이 내민 단풍빛 편지지에 타서 익은
말들을 적지 않아도
당신이 나를 읽으시는 고요한 저녁,
내 영혼의 촉수 높여 빈방을 밝힙니다. |
12 나무가 미련없이 잎을 버리듯
더 자유스럽게, 더 홀가분하게
그리고 더 자연스럽게 살고 싶습니다.
하나의 높은 산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낮은 언덕도 넘어야 하고,
하나의 큰 바다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작은 강도 건너야 함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삶의 깊이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하찮고 짜증스럽기조차 한 일상의 일들을
최선의 노력으로 견디어내야 한다는 것을.
13 바람이 붑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내 고뇌의 분량만큼
보이지 않게 보이지 않게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14 숲속에 앉아 해를 받고 떨어지는
나뭇잎들의 기도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
한 나무에서 떨어지는 나뭇잎들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
이승에 뿌리내린 삶의 나무에서 지는 잎처럼
하나씩 사람들이 떨어져 나갈 때
아무도 그의 혼이 태우는
마지막 기도를 들을 수 없어
안타까워해 본 적이 있습니까.
지는 잎처럼 그의 삶이 또한 잊혀져 갈 것을
`당연한 슬픔'으로 받아들이지 못해
괴로워해 본 적이 있습니까.
15 은행잎이 지고 있어요.
노란 꽃비처럼, 나비처럼 춤을 추는 무도회.
이 순간을 마지막인 듯이
당신을 사랑한 나의 언어처럼 쏟아지는 빗소리
마지막으로 아껴두었던 이별의 인사처럼
지금은 잎이 지고 있어요.
그토록 눈부시던 당신과 나의
황금빛 추억들이 울면서 웃으면서
떨어지고 있어요.
아프도록 찬란했던 당신과 나의
시간들이 또다시 사랑으로 지고 있어요.
16 당신은 늘 나를 용서하는 어진 바다입니다.
내 모든 죄를 파도로 밀어내며
온몸으로 나를 부르는 바다.
나도 당신처럼 넓혀 주십시오.
나의 모든 삶이
당신에게 업혀가게 하십시오.
17 당신은 늘 나를 무릎에 앉히는 너그러운 산,
내 모든 잘못을 사랑으로 덮으며
오늘도 나를 위해 낮게 내려앉는 산.
나를 당신께 드립니다.
나도 당신처럼 높여 주십시오.
18 당신은 내 생에 그러진
가장 정직한 하나의 선(線).
그리고 내 생에 찍혀진
가장 완벽한 한 개의 점(點).
오직 당신을 위하여
살게 하십시오.
19 당신이 안 보이는 날.
울지 않으려고 올려다 본 하늘 위에
착한 새 한 마리 날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향한 내 무언의
높고 재빠른 그 나래짓처럼.
20 당신은 내 안에 깊은 우물 하나 파놓으시고
물은 거저 주시지 않습니다.
찾아야 주십니다.
당신이 아니고는 채울 수 없는 갈증.
당신은 마셔도 마셔도 끝이 없는 샘,
돌아서면 즉시 목이 마른 샘
당신 앞엔 목마르지 않은 날
하루도 없습니다.
21 이 가을엔 안팎으로 많은 것을 떠나보냈습니다.
원해서 가진 가난한 마음 후회롭지 않도록
나는 산새처럼 기도합니다.
시도 못 쓰고 나뭇잎만 주워도
풍요로운 가을날,
초승달에서 차오르던
내 사랑의 보름달도
어느새 다시
그믐달이 되었습니다. |
22
바다 위에 우뚝 솟은 섬은 변함이 없고
내 마음 위에 우뚝 솟은 사랑도 변함이 없습니다.
사랑은 밝은 귀,
귀가 밝아서
내가 하는 모든 말 죄다 엿듣고 있습니다.
사랑은 밝은 눈,
눈이 밝아서
내 속마음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조리 읽어냅니다.
사람은 늙어 가도 늙지 않는 사랑.
세월은 떠나가도 갈 줄 모르는 사랑.
나는 그를 절대로 숨길 수가 없습니다.
23 잊혀진 언어들이
어둠 속에 깨어나 손 흔들며 옵니다.
국화빛 새 옷 입고, 석류알 웃음 물고
가까이 옵니다,
그들과 함께 나는
밤새 화려한 시를 쓰고 싶습니다.
찔레열매를 닮은 기쁨들이
가슴 속에 매달립니다.
풀벌레가 쏟아버린 가을 울음도
오늘은 쓸쓸할 틈이 없습니다.
24 당신이 축복해 주신 목숨이
왜 이다지 배고픕니까.
내게 모든 걸 주셨지만
받을수록 목마릅니다.
당신에게 모든 걸 드렸지만
드릴수록 허전합니다.
언제 어디에서 끝이 나겠습니까.
25 당신과의 거리를 다시 확인하는
아침 미사에서 나팔꽃으로 피워 올리는 나의 기도.
<나의 사랑이 티없이 단순하게 하십시오.
풀숲에 앉은 민들레 한 송이처럼
숨어 피게 하십시오.>
26 오늘은 모짜르트 곡을 들으며
잠들고 싶습니다.
몰래 숨어들어온 감기 기운 같은
영원에의 그리움을 휘감고
쓸쓸함조차 실컷 맛들이고 싶습니다.
당신 아닌 그 누군가에게 기대를 걸었던
나의 어리석음도 뉘우치면서
당신 안에
평온히 쉬고 싶습니다.
27 엄마를 만났다 헤어질 때처럼
눈물이 핑 돌아도 서운하지 않은 가을날.
살아 있음이 더욱 고맙고
슬픈 일이 생겨도 그저 은헤로운 가을날.
홀로 떠나기 위해 홀로 사는 목숨 또한
아름다운 것임을 기억하게 하소서.
28 가을이 저물까 두렵습니다.
가을에 온 당신이 나를 떠날까 두렵습니다.
가을엔 아픔도 아름다운 것.
근심으로 얼굴이 핼쑥해져도
당신 앞엔 늘 행복합니다.
걸을 수 있는데도 업혀가길 원했던 나.
아이처럼 철없는 나의 행동을
오히려 어여삐 여기시던 당신
한 켤레의 고독을 신고
정갈한 마음으로
들길을 걷게 하여 주십시오.
29 잃은 단어 하나를 찾아 헤매다
병이 나 버리는 나의 마음을
창 밖의 귀뚜라미는 알아줍니다.
사람들이 싫어서는 아닌데도
조그만 벌레 한 마리에서
더 큰 위로를 받을 때도 있음을
당신은 아십니다.
30 여기 제가 왔습니다.
언제나 사랑의 원정(園丁)인 당신.
당신이 익히신 저 눈부신 열매들을
어서 먹게 해 주십시오.
가을 하늘처럼 높고 깊은 사랑의 비법을
들려주십시오.
당신을 부르는 내 마음이 이 가을엔
좀더 겸허하게 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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